[듀어든] 2군팀을 내셔널리그와 K3로 보내자
몇 년 전과 비교하면 한국 축구의 전반적인 모습은 엄청나게 바뀌었다. 같은 식당에 두 번 찾아가기가 어려운 (다음에 가보면 다른 가게가 있더라고요?) 강남역 주변의 모습보다도 더욱 빨리 변했다는 느낌이다.
프로페셔널 리그인 K리그에는 14개 팀이 있으며 내셔널리그와 K3에도 각각 14, 15개의 팀이 존재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참으로 근사해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연계성을 갖고 있지 못한 각각의 리그들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건실한 구조가 아닌 것이다. 결국에는 내셔널리그를 우승하고도 K리그에 올라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사태마저 발생하지 않았나?
물론 아주 커다란 문제는 아니다. 한국의 하위리그 역사는 아직 짧다. 좀 더 시간을 갖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한 작은 행동들부터 실천에 옮기면 밝은 미래가 올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현존하는 3개의 리그 사이에 긴밀한 연관성이 생길 때, 한국 축구 전체가 발전할 수 있음은 누구나가 알고 있다.
K리그 대부분의 구단들은 방대한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다. 38~39명 정도가 평균인 것으로 보이고, 어떤 팀들은 44명의 대규모 선수단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너무 숫자가 많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시즌 내내 1군 무대 근처에도 갈 수 없다. FC서울의 경우 5명의 골키퍼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뛸 수 있는 것은 단 1명, 벤치에 앉을 수 있는 것도 1명뿐이다.
나는 예전부터 이러한 생각을 해왔다. ‘2군 리그 대신 2군 팀을 내셔널리그와 K3로 보내면 어떨까?’
유럽에서는 이에 관한 선례가 있는데, 특히 스페인의 경우가 유명하다.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는 바르셀로나 B는 ‘세군다 디비전 B’에서 뛴다. 이들이 하위리그에 속해있기는 하지만 승격할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모 구단과 같은 리그 경기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과거 카스티야를 지휘했던 라파엘 베니테즈와 아스날의 아르센 웽거는 이와 같은 시스템을 잉글랜드에 들여놓고 싶어했다. 개인적으로는 잉글랜드에는 그런 시스템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의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겠다는 판단을 한다.
1. 2군들이 더 많은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젊은 유망주들이 실제적인 리그의 풀 시즌을 경험하는 것은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18~19세의 선수들이 매주마다 터프하고 경험 많은 선수들을 상대하는 것은 엄청난 학습의 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위리그에는 K리그 출신들도 다수 포진하고 있다.
2. 하위리그에 흥미를 더하며 언론 노출의 기회도 만들 수 있다. 기존의 내셔널리그 선수들은 K리그 B팀을 꺾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들 것이다. 무미 건조한 게임들에 지루했던 하위리그의 팬들도 이와 같은 치열한 접전에 많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3. 흥미로운 더비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울산 미포조선은 울산 현대 B와 상대하고, 수원 시청은 수원 삼성 B와 지역 더비를 만들 수 있다. 서울 유나이티드와 FC서울 B의 대결도 팬을 끌어 모으는 카드가 될 수 있다.
4. 스타플레이어가 부상에서 회복할 때도 기존의 2군보다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안정환은 부산 아이파크B 내려가서 플레이하며 몸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안정환이 내셔널리그에서 골을 터뜨리고 어시스트를 기록한다면, 부산 구단도 안정환의 컨디션이 K리그에 올라올 정도가 되었음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선수들의 존재는 빅스타를 보지 못했던 하위리그 팬들에게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언론도 당연히 관심을 가질 것이다.
5. 내셔널리그 팀들이 K리그보다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내셔널리그에서 K리그로의 승격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어왔다. 하지만 우선적인 문제 중 하나는, 그 누구도 내셔널리그 팀들이 K리그 수준에 부합한다고 확신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울산 미포조선이 2007년의 더비카운티가 될 것인지, 2008년의 헐시티가 될 것인지 알 수 없었다는 말이다. 리그를 막론하고 승격되는 팀이 너무 약한 경우는 1부 리그의 흥행과 성장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에 관한 룰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2팀 이상의 K리그 B팀보다 떨어지는 성적을 거둔 팀은 승격할 수 없도록 만들 수 있다. (B팀들은 아무리 좋은 성적을 거둬도 승격될 수 없다)
6. 내셔널리그가 미래의 K리그 강등 팀을 위한 충분한 무대가 될 수 있음을 말해줄 수 있다. 강등제도가 도입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는 내셔널리그의 수준이 너무 떨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그럴 경우 강등된 팀도 덩달아 약해질 것이며, 대한민국의 축구리그 전체가 약해질 것이다. K리그 B팀이 내셔널리그로 내려가서 경기를 뛰면 내셔널리그 전체의 실력이 향상될 것이고, K리그 팀의 강등을 위한 적절한 대비도 이루어질 것이다.
7. 새로운 선수의 발굴이 가능하다. 주전 스트라이커를 모두 부상으로 잃은 차 감독이 내셔널리그 수원B-김해의 경기를 관전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그 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던 김해의 스트라이커가 차 감독의 눈에 들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차 감독이 마음에 들어 하기만 하면, 수원이 김해의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케이스를 통해 더 많은 흙 속의 진주들을 발견할 수 있다.
8. 매주 리그에서 수원, 부산, 울산 등의 유명 팀과 맞붙는 내셔널리그와 K3선수들은 ‘우리도 프로 축구와 경쟁한다’는 자부심과 용기를 얻을 것이다.
9. 대한민국 축구의 전체적인 수준이 높아질 것이다. K리그의 팀 운영과 훈련 방법 등이 하위리그로 전해짐에 따라, 내셔널리그와 K3 의 전반적인 경기력, 행정 등이 향상될 수 있다.
10. 한국 축구를 더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러한 제도가 실행되면 다른 나라의 리그들도 한국의 시스템이 어떤 성과를 거두는지 알고 싶어할 것이다.
=존 듀어든은 런던 정경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 을 졸업했으며 풀타임 축구 저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가디언, AP 통신, 축구잡지 포포투(영국, 한국), 골닷컴에 아시아 축구에 대한 심도 있는 기사를 송고한다. 현재 서울에 거주 중인 그는 호주 ABC 라디오와 CNN에서도 활약하는 국제적인 언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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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아웃
재밌냐
진짜 괜찮은 생각인것 같아요!
엿맹으로 스카웃하고 싶다..ㅠ
좋은 생각인것 같은데 ... 왜 축협을 까...ㅡㅡ;; 그럼 다들 이게 k리그 현실에 맞고 가능 하다고 보는거에여? 갠적으로 역사도 짧고 승강제도 없는 우리 현실에 n리그와의 격차는 실로 크다고 봅니다. 구단에서 원할까요? 거기다 k리그에서 또하나의 리그를 운영할수 있는 팀이 몇개나 될까요? 힘들지 않을까요? 듀어든씨 말처럼 서로 상호작용해서 한국축구발전에 기여가 되면 좋겠지만 k리그만을 위해서 n리그가 존재 해선 안되죠.. 그냥 다들 덥석 물길래.. 위험한 생각같고 무자비로 축협까길래(하긴 그럴만하지..ㅋ) 브레이크좀 걸어봤네요..ㅡㅡ 빨랑 승강제가 도입이 되야 될텐데..
몽준이 나가면.. 일단 축협을 변할듯.. 근대.. 몽준이 회장직 또 재임하려 하네... ㅠㅠ
햐.. 좋은생각이네요 활성화 시킬수도있고..
어차피 2군리그운영하는거나 내셔널나가는거나 별반 다를게 없는데 무척이나 좋은생각. 네덜란드 페에노르트처럼 엑셀시오르라는 위성구단을 운영하는거랑 비슷한 효과로 새로 영입한선수를 테스트하고 적응시키는게 2군리그보다 더 낳을거 같네요~!!
좋은생각인것같긴하지만. 내셔널리그팀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것 같은데요. 프로2군참여자체가 그들에게는 프로2군리그로 비추어질가능성이 있지않을까요.
괜찮다
진짜 좋은생각이다...차라리 듀어든 회장시키자....
듀어든을 회장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