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불빛 공원에서 / 천용순
장대들고 망태들고 뒷동산에서
달을 따 본 사람들이 만들었다나
이만큼은 내가
저만금은 네가
너와 네가 모인 불빛들
어둠을 밀어내는 안간힘이 반짝여요
별빛과
소녀의 눈빛과
첫사랑의 마음도 읽고 싶은
가상 세계로의 초대는 그래도 분위기가 살잖아요
드문드문 헐렁한 술래잡기 속으로
저기
다 늙은 부부가 걸어가네요
괴강물 속을 드려다 본 고요가
무겁게 앉아 있어요
할 일 없는 바람이
찰칵찰칵 구석을 기록하는
불빛들이
잠잠한 어둠 속에 안겨
그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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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불빛 공원에서 / 천용순
장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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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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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괴산 불빛 공원에서 / 천용순
장대 들고 망태 들고 뒷동산에서
달을 따 본 사람들이 공원을 만들었데요
그윽한 어둠 속
별빛과
소녀의 눈빛과
첫사랑의 마음이
당신 안에서 알사탕처럼 녹아들기를
이만큼은 내가
저만큼은 네가
어둠을 밀어내는 안간힘이 반짝이네요
묵직한 고요가
불빛 그늘 비집고
늘쩡하게 드러누우면
그윽한 바람이 혼자
찰칵찰칵
구석까지 기록합니다
드문드문 헐렁한 술래잡기 속으로
다 늙은 부부가
감감
흔적을 지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