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스스로 생활을 책임지며 살아가는 자립 청소년 무한. 늘 혼자였던 무한의 집에 어느 날 외계인 휴 빌이 찾아온다. 우주를 떠돌다 신호를 받고 이곳에 왔다는데……. 자신의 생활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버겁고, 그저 어제와 같은 오늘을 바라는 무한은 외계인의 존재가 달갑지만은 않다. 그런데 함께 지내며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던 생활을 들여다봐 주는 휴 빌이 어쩐지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 같기도 하다. 언젠가는 사라질 행운이 두려우면서도 점점 어제와 다른 오늘을 기대하게 되는 무한. 과연 휴 빌과 함께하는 무한의 내일은 어떻게 펼쳐질까?
사계절출판사가 펴내는 청소년을 위한 짧은 소설 [독고독락] 시리즈는 문자보다 이미지에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읽는 재미’란 과연 무엇일까? 하는 거듭된 질문 끝에 탄생했다. 「우리를 만나다」로 큰 사랑을 받은 이경주 작가가 독고독락 시리즈에 꼭 맞춤한 일곱 번째 권을 펴낸다. 도입과 동시에 펼쳐지는 빠른 전개로 독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은 뒤, 화원 작가의 따스한 수채화가 더해져 마음을 울리는 결말까지. #외계인과지구인 #자립청소년이라는 새로운 주제어로 더 다양해진 독고독락은 청소년에게 책 읽기의 즐거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할 것이다.
저자 소개
글: 이경주
사람과 음식, 그리고 이야기를 좋아한다. 지은 책으로 청소년소설 『우리를 만나다』, 그림책 『밤똥』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고양이에게 불러 주던 자장가가
외계인에게 보내는 신호였다면?
학교 수업, 아르바이트, 집에 돌아와서는 고양이 코트 재우기까지 마치고 난 후에야 무한 자신만의 하루가 시작된다. 동요 「반달」을 들어야만 잠이 드는 코트에게 밤마다 할아버지가 노래를 불러 주었지만,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노래는 무한의 몫이 되었다. 여느 때와 같이 코트를 재우고 이제 막 책상에 앉는 순간, 집이 흔들리며 엄청난 빛이 들어온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밖으로 나가 본 무한은 온몸이 반짝이는 수상한 사람 아니, 외계인과 마주한다. 자쉬드 행성에서 온 휴 빌이라는 남자는 무한의 신호를 받고 이곳에 왔다는데……. 휴 빌의 말에 무한은 담담히 한마디를 건넨다. “조심히 가세요.”
사계절출판사의 짧은 소설 시리즈 독고독락에 맞춤한 『갤럭시 바이크』는 빠른 전개로 시작부터 독자를 사로잡은 후 예상과 다른 전개로 당혹감을 안겨 준다. 외계인이 눈앞에 있는데 놀라기는커녕 지금 너무 피곤하다며 보내 버리는 주인공이라니. 황당한 이 한마디는 무한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되레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무한의 하루에는 어떤 이야기가 들어 있고, 그 하루 속에서 무한은 외계인에게 어떤 신호를 보냈던 걸까.
어제가 가장 소중한 무한 앞에 펼쳐진
어제와 다른 오늘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무한은,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혼자가 된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필요 없는 물건을 중고로 팔아 번 돈으로 ‘짠테크’를 하며 자신의 삶을 꾸려 나가는 무한. 마감 할인 물건을 사기 위해 저녁 늦게 마트로 향하는 무한은 먼 미래를 꿈꾸기는커녕 당장 오늘도 버겁기만 하다. 무한에게는 오늘보다 어제가 더 소중하다.
일상을 흔드는 새로운 상황은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어제와 다른 오늘이 아니라, 어제와 같은 오늘이 더 좋은 거라고 생각했다. (28쪽)
무한은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 마땅한 자립 청소년이지만, 할아버지가 남긴 집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스스로 삶을 책임질 수밖에 없다. 무한을 통해 ‘소외된’ 자립 청소년의 삶을 조명한 이경주 작가는 그들의 삶을 비관하지 않고 그 자체로 바라보며 온전히 인정한다. 무한 역시 내일은 꿈꾸지 못해도, 오늘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간다.
그런 무한의 곁에 휴 빌이 나타나며 무한의 삶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왜 공부할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하는지, 어떻게 일을 하는지 궁금해하고, 영양 섭취가 중요한 나이라며 밥을 챙기는 휴 빌의 관심이 잔소리로 느껴져 짜증이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글픈 마음이 올라오기도 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 더 이상 자신을 궁금해할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휴 빌이 아르바이트를 대신해 줄 수는, 무한의 삶을 책임질 수는 없어 무한은 오늘도 배달 오토바이에 앉는다. 하지만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무한은 어쩐지 오늘과 다른 내일을 조금씩 기대하게 된다.
혼자라고 생각하는 이들을 비추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
고향 자쉬드 행성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비행선을 살펴보는 휴 빌의 뒷모습을 볼 때마다 무한은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떠올린다. 과학자였던 할아버지는 외계인을 만나기 위해 연구를 계속했고, 무한의 목소리를 녹음해 우주로 보낼 신호를 만들었다. 무한은 밤마다 고양이를 재우기 위해 노래를 불렀을 뿐이지만, 무한의 노랫소리는 신호가 되어 우주에서 떠돌던 휴 빌이 지구에 오게 만들었던 것.
“할아버지는 우주로 간다. 우리는 우주에서 다시 만날 거야.”
그때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할아버지에게 말했지만, 어쩌면 나는 그 말을 진짜 믿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47쪽)
그리고 마침내 우주에 닿은 할아버지의 마음은 무한과 휴 빌의 만남을 만들었다. 작품 내내 무한을 돕는 단단한 ‘어른’으로만 보였던 휴 빌은, 고향 자쉬드 행성이 생명체가 살 수 없는 곳이 되어 홀로 우주를 떠도는 중이었다. 세상에 혼자인 사람은 자신뿐이라 생각했던 무한은 휴 빌의 눈에서 언뜻 쓸쓸함을 발견하고, 그가 자신에게 주었던 마음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자신의 마음을 나누려 한다. 휴 빌이 다시 자쉬드 행성으로 돌아가더라도, 그래서 다시 혼자 집을 지키게 된다 해도 함께할 수 있도록. 우주는 항상 먼 곳에서 우리를 비추며 지켜보고 있고, 그곳에서는 모든 마음이 만날 수 있을 테니까.
혼자 되기는 쉽고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지금, 외계인과 지구인의 이상하게 따뜻한 만남에 화원 작가의 맑은 수채화 그림이 더해진 『갤럭시 바이크』는 지구에 나 혼자인 것만 같은 모두에게 위로와 응원이 되어 줄 것이다.
보고, 읽고, 들으며 경험하는 ‘깊이 읽기’
청소년을 위한 짧은 소설 시리즈, 독고독락
독고독락은 청소년의 언어와 독서 환경 변화, 문해력 등을 고려해 중학생 눈높이의 독자라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80쪽 안팎의 짧은 소설로 꾸렸다. 지구 종말 SF에서 로맨스까지, 다채로운 주제어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단숨에 읽을 수 있지만, 이야기의 여운은 만만치 않다. 여기에 더해진 일러스트는 소설의 감동을 더 깊게 느끼게 하며, 책장을 덮은 뒤에도 자꾸 떠올라 다시 책을 펼치게 된다. 글과 그림을 다 읽은 뒤에는 뒤표지의 큐알코드를 통해 작가의 낭독과 일러스트가 담긴 짧은 영상을 만날 수 있다.
독고독락은 이처럼 책을 읽는 다양한 방법, 읽기의 다양한 즐거움을 알려 주는 길잡이다. 단순히 문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행간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그림 읽는 과정에서 독자가 자연스레 자기만의 해석과 상상을 펼칠 여지를 열어 둔다. 단숨에 읽고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책, 청소년이 읽고 싶어 하는 책을 향한 독고독락의 새로운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9641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