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어린왕자는
바오밥나무를 가꾸는 일과를 마치고
슬픈 노을빛을 따라가면서
하루에 마흔네 번 석양을 바라보며 슬퍼했습니다.
어린왕자의 슬픔과 한숨...
그것은 외로움 때문이었습니다.
인간의 유대는
삶에서 참으로 중차대하여,
그것이 곧 삶의 실체적 의미라는
매우 강력한 작가의 메세지가 담겨있다 하겠습니다.
분주한 하루를 보내다가도
개와 늑대의 시간이 도래하면 누구나
어린왕자가 느꼈던
그 슬픔과 허무가 일깨워지고 따뜻함을 그리워합니다.
문득 문득 그러한 감정이 느껴질 때
가끔씩 카페 게시판을 이러 저리 둘러봅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게시판은
어린왕자가 한없이 슬퍼하며 바라봤던
그 석양을 닮은 듯하고,
나는 그 노을을 끝없이 따라가면서 보는 듯합니다.
-에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