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하반기 공채에 메이저 은행에 합격하여 현재 근무중입니다.
솔직히 저도 금융권만을 위해 준비했고 금융에 대한 환상이 있었지만, 확실히 말하자면 은행 지점은 금융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증권지점은 그래도 자기 주관으로 매매하고 추천도 가능하지만 은행은 그러기 쉽지 않아요.
저는 청약을 파는 은행에 다닙니다. 대충 몇개 은행으로 좁혀지겠죠 ?
저에게 떨어지는 할당(지점 단위로 대게 목표가 떨어지고 그걸 근거로 직원들이 1/n을 해서 할당을 채우는 식입니다. 지점마다 다릅니다. 할당을 구체적으로 안주고 말로만 압박하는 경우도 많고, 제가 일하는 지점처럼 종이로 뽑아서 책상에 붙여놓고 할당채우라는 지점도 있습니다. 복불복이죠)이 하루 청약 2개, 카드1개, 방카1개, 펀드1개, 완전신규회원가입1명, 신용카드 결제계좌변경 1개, 모바일뱅킹 신규가입 + 신입사원으로서의 열정과 패기를 보이는 지인영업 ㅡㅡ;
은행에서 신입사원의 열정과 패기는 지인영업으로 보여줍니다.
하루에 저렇게 영업하는게 쉬워보이시나요 ? 물론 1개씩 정도면 해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하는게 아니냐라고 생각하신다면, 큰 착각입니다.
신입사원의 경우 방카와 펀드를 팔 능력이 안되므로 다른곳에서 실적을 더 보여줘야 합니다. 즉 청약을 더 하거나 신용카드신규 혹은 적어도 결제계좌 변경이라도 몇개 해야합니다.
물론 이와 같은 영업압박은 은행마다 다르고 지점마다 다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은행들 사이에 과다경쟁으로 모든 은행 모든 지점이 극심한 영업압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청약이나 신용카드와 같은 경우는 신입사원은 열정과 패기를 보여야 합니다. 즉 지인영업으로 지점발령후 1달안에 청약 50개, 신용카드 30개정도 해와야지 나름 욕안먹고 다닐 정도 됩니다.
솔직히 해보시면 알겠지만 친척 친구 다 끌어드려도 청약이랑 신용카드 신규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번에 한번 하면 끝나느냐 ?
은행은 1년 단위 평가, 상반기 하반기 평가, 분기평가, 월별평가, 주간평가 이렇게 기간으로 세분화 되어 평가를 하고(즉 날마다 평가가 있다는 말이죠), 지역별 평가, 같은 비슷한 성격의 점포들과의 평가가 있습니다. 즉 역세권이면 전국적으로 있는 다른 역세권 지점과 평가를 받고, 그 지역안에서도 평가를 받는거죠. 즉, 날마다 순위가 매겨지며 이 순위는 은행 모니터에 실시간 공개됩니다.
물론 이걸 볼 시간이 있는 사람은 그나마 한가한 과장급 이상입니다.(신입사원은 평가지표 볼 시간도 없고 봐도 잘 모릅니다)
솔직히 은행마다 영업압박은 조금 차이 납니다. 하지만 지점간 차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같은 은행이라고 같은 영업압박을 받는게 아닙니다.
재수없으면 영업 압박 심한지점에 걸립니다. 주로 영업압박 심한 지점은 젊은 지점장(뭔가 실적을 보여주려고), 지역장 지점장(그 지역구 지점장들 중에 우두머리이므로 직원들이 체면을 세워줘야 하므로), 출세가도를 달리고 싶은 지점장이 있는 지점이라면 영업압박은 강해집니다.
반면 정말 무능해보이는 지점장(출세에서 밀린..) 혹은 명퇴가 얼마 안남은 지점장(뭐 어짜피 회사 퇴직할건데 뭐), 선천적으로 성격이 워낙 좋으신 지점장(거의 없음) 이런곳에 걸리면 편해집니다. 출퇴근 시간과 영업강도는 위치에 따라 다릅니다. 아무래도 역세권, 기업금융 등이 늦게 퇴근하죠.
참고로 저는 6시에 일어나서 집을 나서고 집에 돌아오면 평균 10시가 넘습니다.
일에 대한 보람은 느껴본적 없고 (할당을 정상적으로 채우는 직원은 거의 없습니다. 선배들도 마찬가지.. 그냥 팔아재끼죠. 불완전 판매가 많습니다.) 일하다 가장 기쁠때는 제 또래 젊은 손님을 만났을때 입니다 ㅡㅡ; 맨날 아줌마 아저씨 들만 보다가 젊고 이쁜! 고객 보면 힘도 나고 cs절로 되고, 환전 및 예금금리 팍팍 우대해드립니다 . 제가 해드릴수 있는 유일한..
정말로 은행 지점영업에서 보람을 느끼는건 쉽지 않습니다. 할당을 채우려면 고객들이 필요없는 상품이라도 어떻게든 팔아 제껴야하기때문에 회의감도 많이 듭니다. 그렇다고 영업압박을 무시하고 그냥 완전판매만 하면 어떻게 되느냐 ? 바로 관리자급한테 갈굼 당합니다. 할당 너가 못채우면 누가 채우냐 ? 옆에 직원들이 채워야 하잖아. 이런게 은행이 말하는 팀웍입니다.
내가 할당을 못채우면 옆의 직원이 할당을 대신 채워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민폐안끼치려고 적당히 개기며 생활하려고 해도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에 왜들 그렇게 힘들게 취업해놓고 은행 그만둘까 라고 많이 생각했는데 일하고 요새는 이해가 너무 많이 되네요. 영업압박은 계속됩니다. 쭈욱~
그리고 가장 짜증나는 동기는 부모님이 기업체 사장이신 사람. 그런애들은 아빠가 회사직원들에게 신청서 쫙 돌리거든요.
그런 동기 한명있으면 다른 동기들 다 갈굼당하고 비교당합니다. 은행은 겉으로는 정도영업을 말하지만 지점에서는 지인영업을 강요합니다. 참고하세요. 그리고 제 주변 동기들 보면 100이면 90명은 너무 힘들어하고 그만두고 싶어합니다.
취업준비생들의 경우 다른데는 뭐 그렇다고 쉽냐 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정말 들어와보면 엄살부리는거 아니라는거 실감합니다.
은행의 장점은.. 돈을 많이번다 였으나 신입사원은 해당이 안되구요. 정말로 20%삭감 맞습니다. 왜 금융위기는 자기네들이 하고 삭감은 신입사원만 하는지 ㅡㅡ; 어디가 팀웍이고 가족적인 분위기인지는 모르겠네요. 또 단점을 적었군요 ㅡㅡ;
이미지가 좋다? 아줌마 아저씨들은 나름 은행원 이미지 좋아하십니다. 하지만 지인영업을 하면 있었던 친구들 마저 다 떠나가는 ㅠㅠ
ps 제가 일하는 지점은 좀 빡센지점입니다. 물론 나름 한가하고, 나름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일하는 동기들도 극소수이지만 있기는 합니다. 정말 부럽습니다만 ㅡㅡ; 암튼 은행 들어오시더라도 다 알고 들어오세요.
그리고 일부 은행 인사과직원들이 친절해서 은행 분위기도 그럴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인사과만 친절하고 가족적인거지 지점이랑은 아무 상관없어요 ㅡㅡ; 그리고 각 은행에 퍼져있는 은행친구들과 이야기 해봐도 은행 분위기는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지점 차이지.
|
첫댓글 동감~!
완전 ㄱ ㅐ공감하네요. 청약 파는 곳이면 정말 좁혀 지는데 ㅎㅎ 근데, 신입한테 요구하는 할당이 많네요. 청약에, 펀드, 카드, 방카, 모바일 --;; 이렇게 빡세게 요구하는데 일이 되세요? ㅡㅡ;; 저는 카드하라는 것만으로도 정말 벅찬데 ㅎㅎ
와, 어딘지 알 것 같아, ㅠㅠㅠ 힘내세요, ㅠㅠㅠ!
진짜대공감합니다.그래서저는이번에그만두려고요~영업압박없고-최소한의인간다운생활하고싶습니다.
우리 아니면 농협이구만......글을 보아하니 농협은 아닌듯........ㅋㅋㅋ
아......................가슴아프다
근데 우리 ,농협외에도..신한,외환,국민다 있는거아닌가요?
암튼 압박이 엄청나네요..ㅠ
어떤 업태의 어느 회사를 가건 그정도의 고충은 있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모대기업 영업관리 부서에 근무했고, 금융권에 재취업후 퇴사했습니다. 여친은 은행원이고요, 어떤 말씀인지 누구보다 잘알고 있고 얼마나 스트레스가 되는지도 잘압니다. 그러나 세상에 어떤 회사를 가도 만만하고 편한일은 없습니다. 상대적이라고요? 아닙니다. 인간은 상대적일 수 없습니다. 내가 느끼는 절대치가 곧 전부입니다. 군대 다녀오셨죠? 해병대가 빡세니 공수가 빡세니 이기자가 빡세니 해군 승조원이 빡세니.. 하물며 공익근무도 빡세답니다. 그럼 누가 덜 힘든걸까요? 결론은 모두 힘든 것이 정답입니다. 어딜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귀찮고 자존심상하고 짜증나는 마음이 힘들고 싫고 지리멸렬한 업무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정말 이상적인 회사에 이상적인 업무가 있다하더라도 님의 마음이 짜증나면 그 좋고 편한 업무도 지랄맞은 업무가 되버릴 겁니다. 다른 곳에 답이 있을 것 같나요? 세상에 님을 위해 준비된 황홀한 업무가 있을 것 같나요? 아닙니다. 만들어 가는 것이지요. 짜증나고 답답한 상황에서 웃음을 찾을 수 있는 마음 그마음이 업무를 보다 편하게 만들고 조금더 나은 근무환경을 만들게 되는 겁니다. 누가 대신만들어 줄거란 생각은 버리세요. 너무 도사같은 말인가요? 아닙니다. 그게 세상의 이치입니다.
위의 도로님 글에 완전 공감.. 글쓴분은 보니깐 저랑 같은 곳에 다니는 것같은데요. 전 이제 2년되가네요~ 뭐 글쓴것이 하나도 틀린것은 없는듯 보이는데요~ 글쓴 부분에서 이미 많은 회의감을 느끼고 계신것 같네요~ 은행다니시는 분들 위에 같은 이유로 다들 힘들어 하시는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저도 도로님하고 같은 말씀드리고 싶네요~ 상대적인 겁니다. 물론 다른곳은 영업압박이 은행보다 덜 할지 모르나~ 다른곳은 다른곳 나름대로 힘든부분이 있습니다. 적어도 은행원은 일반 사무직중 최상의 복지와 임금을 받고 있음에는 부정하지 못하지 않습니까
저도 처음엔 친구들한테 부탁한번 해보지 않은 인생살이로 인해 영업에 매우힘들어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영업 그것도 나중엔 스킬이 다늘게 되어있습니다. 책임자분들은 제외하고 당장 경륜있는 창구여직원만 보셔도 잘알겁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업력도 자연스레 늘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니에 다른 사람들도 다 다니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은 당장 지인영업이 끝나면 막막하지만 지인 영업은 말그래도 신입행원때 패기를 보여주기 위해 하는것이고 그 후는 다 창구영업입니다.
지금과 같은 생각을 계속 가지시고 다니시면 언제나 같은 생각을 가지게 되실겁니다. 저역시도 막막했던적이 있었지만 전 그때 부정적인 생각을 억제하고 내가 파는 상품의 장점을 하나라도 더 연구해보고 판매스크립트를 짜서 자신있게 권유해보자고 생각을 하고 실천했습니다. 그러니 평생부탁한번 하지 못한 저의 어눌한 말투도 점점 설득력이 강해지더라고요~ 글쓴분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전 입행부터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고 쭉 지내왔습니다. 제가 평생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해보니 제 결론은 쉽게 나오더라구요~ 글쓴님도 글쓴님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가지시길 바랄께요~
은행 어렵죠^^* ㅎㅎ 같은 처지로서 힘내시란 말 밖엔 .. ㅎㅎ 저도 힘들어요-
완전공감ㅜㅜ
이분 신한은행이시네ㅋㅋㅋ 메이저 은행? 재밌네요 ㅋㅋ
1/n 이면 ㅋㅋㅋㅋㅋㅋㅋ 신한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작년에 면접때 인사과 직원한테 들었음..ㅋㅋㅋ
아아아 남의 말 같지 않다는 .....이렇게 실적가지고 ㅈㄹ 할지 알았음 첨 부터 은행 안 들어오는데 싶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은행원1년차의 캐공감
200% 공감합니다 ㅠㅜ 업무도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적압박이란....
은행 5년차..캐공감됩니다... 신입좋아합니다. 왜냐구요? 친구지인들식구까지 신선한 자원을 가지고들어오니...거기다 압박주면 쫄아서 말도잘듣고...ㅋㅋ
5년차가 신입 압박줄 짬이 되시낭...ㅎㅎ 말참 희한하시게 하시네...
은행 나오는 사람들이 느끼는 가장큰 고민은 실적은 채운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퇴직하면 할게 없다는게 가장 큰것같습니다.1-3년차까지는 실적고민이지만 그 이후는 계속 이렇게 살수 있을까? 그리고 퇴직하면 뭐하지? 입니다.
난..다 필요없고 업무좀 알려 줬으면 ㅠㅠ 알려주고 갈궈야지 ㅠㅜ..오늘도 11시까지 연장만 돌리고 왔넹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