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 역시 과거 티맥의 열렬한 지지자였음을 밝힙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중반을 지나면서 저는 티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고 오히려 헤이터에 가깝게 변했습니다.
아델만은 제프 밴 건디와는 다른 감독입니다. 제프 밴 건디는 지금 휴스턴의 디펜스를 만들어 놓은 공로자이지만 아쉽게도 공격에 있어서는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특히 데이비드 웨슬리 이후 변변찮은 포인트가드진을 구성해 놓고도 마땅한 공격 플랜을 팀에 심어놓지 못했고 이에 대한 해결책은 오로지 트레이시 맥그레이디였습니다. 그에게 전권을 맡겼고 나름 성공적이었습니다. 물론 정규시즌에서만 그랬습니다.
그래서 릭 아델만이 부임했습니다. 아델만 역시 처음부터 휴스턴을 세크라멘토로 변화시키지는 못했죠. 이런저런 시도를 해봤지만 결과적으로 실패...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됐고 사실 아델만도 공격은 닥치고 티맥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아델만이 부임한 이후로 야오는 온전하게 시즌을 끝내지를 못하고 계속 시즌 말에 떡실신해버렸죠. 어쩌면 아델만은 내년 야오가 돌아왔을 때 올해의 티맥처럼 내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봐요. 이런저런 상황을 감안했을 때 말이죠.
티맥이 인저리 프론 때문에 아델만이 티맥을 내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사실 지난 시즌부터 티맥은 아델만에게 눈에 가싯같은 존재였습니다.
몸상태가 만신창이 상태에서 시즌을 합류했고 결국 개막전 불참하기에 이릅니다. 팀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했죠. 어깨 수술을 받았지만 문제는 어깨보다는 무릎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어이없게도 시합 한 두시간 전에 컨디션을 봐가면서 플레이를 결정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합니다. 그 대상이 2times 스코어 리더, 7times올스타, 수차례의 올nba 팀 수상자였고 그게 다름 아닌 티맥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 일반 평범한 선수가 이 따위로 팀에 플레이 유무를 통보한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죠. 전 이 때부터 티맥이 맘에 안 들었습니다. 이건 철저히 팀 케미스트리를 깨는 일이고 릭 아델만은 이 때문에 로테이션을 만들고 게임 플랜을 짜는 게 너무나 힘들다고 계속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더 어이가 없는 건 그가 결국 밀워키와의 시합을 끝으로 시즌아웃을 선언했는데 이 사실을 구단측과는 일언반구 대화도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언론에 공개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결국 무릎 수술을 받았고 올 시즌 돌아오게 되는데 여기서 또 아델만의 심기를 건드립니다. 자신의 컴백일을 구단과 상의하지 않은채 언론에 공표했죠. 아델만과 데릴 모리는 절대 그 날 티맥은 경기에 뛸 수 없을 거라는 강경대응을 합니다.
티맥은 12월 중순 결국 시즌 데뷔를 하게 되고 1쿼터 중반 출장해 7~8분의 플레잉타임을 부여받았고 그게 끝입니다. 그게 아델만이 티맥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호의였던 것이죠.
티맥은 현재 시카고에서 지난 여름 자신의 재활을 도왔던 팀 글로버와 그의 팀원들과 함께 재활과 개인 훈련에 힘쓸 것입니다.
한편으로 처량해 보이지만 또 그의 나머지 커리어를 봤을 때 이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이크로 프로펙쳐에서 돌아온 선수들이 최근 많다고 하지만 팔팔한 나이의 드웨인 웨이드도 기량을 되찾는데까지 1년이 걸렸습니다. 수술에서 돌아온 첫해의 웨이드는 경기마다 기복이 꽤 심했고 운동능력의 일부를 잃어버렸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불안불안했던 것이 사실이죠. 그러나 지난 시즌부터 웨이드는 아주 건강하게 잘 뛰고 있습니다. 이건 아마레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제일 걱정 되는 것이 페니 하더웨이의 경우입니다. 건강할 때 페니는 정말 역사상 가장 BQ가 뛰어났다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바스켓 센스가 넘치는 선수였습니다. 그래서 페니의 부상이 심각했음에도 세인들은 그가 운동능력을 잃었다 하더라도 바스켓 센스만으로도 그는 여전히 올스타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코트로 돌아온 그는 코트 위에서 자신이 할 역할이 뭔지 전혀 알지 못하는 루키같이 겉돌았고 그것으로 그의 커리어는 끝났습니다. 혹자는 페니가 자신의 천부적 재능을 믿고 재활을 게을리했다고도 하지만 그건 누구도 알 수 없는 이야기죠.
티맥의 경우 비록 7~8분의 시간이었지만 적어도 페니 같을 거 같지는 않았습니다. 퀵네스야 전성기랑 비교하기 민망할 정도로 줄었지만 여전히 사이즈가 훌륭하고 돌파나 패스 같은 스킬은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20득점을 넘기기 위해서는 점퍼를 좀 더 갈고 닦아야 할 겁니다.
제이슨 키드의 경우 젊었을 때의 어마어마한 운동능력은 남아있지 않지만 그 넘치는 바스켓 센스로 아직도 팀의 중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점퍼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서 Ason Kidd라는 오명을 떨쳤습니다.
빠른 트레이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휴스턴이 티맥을 위해 바이아웃을 해줄리도 만무합니다. 뭐 말로는 트레이드 데드 전까지 어떻게든 트레이드를 해주겠다고 이야기했다지만 아니면 말고죠...
티맥은 나머지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보내고 싶다면 복귀에 대한 초조함을 떨치고 재활이나 충실히 하고 개인훈련을 최선을 다해 일단 허접한 자유투 성공율부터 올리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그리고 올해 컴백할 수 있다면 다행이고 아니면 다음 해 FA자격을 얻어 챔피언을 노리는 팀의 마지막 퍼즐로 합류해 마지막 불꽃을 태워 보는 게 어떨런지요.
다행히도 신은 그를 어여삐 여겨 훌륭한 사이즈를 주셨고 스타급 스윙맨치고는 이타적인 마인드에 천부적 리딩스킬을 갖고 있으니 터무니 없이 높은 몸값만 요구하지 않는다면 찬밥신세로 남아있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본인의 백넘버를 3번으로 교체한 이유인 다르푸의 난민 어린이들을 생각해서라도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이기를 바랍니다.
안타깝게도 티맥은 토론토와 올랜도를 방문할 때마다 받아야 했던 야유를 앞으로 휴스턴에서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혹시 모르죠. 휴스턴의 역사적 22연승을 기록했을 때 그는 커리어 처음으로 지역팬들에게 어느 정도 존경심을 얻는 것에 성공했으니 말이죠.
한 때 팬으로서 진심으로 그의 앞날을 축복합니다. 다시 그를 응원할지는 불투명하지만 말이죠.
첫댓글 그저 먹먹합니다. 그야말로 올시즌은 정말 뉴 로켓단의 출발점이 되어버렸네요. 프론트가 이상적인 리빌딩 움직임에 주도권을 가지고 팀을 잘 이끌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을뿐.. 그 과정에 티매기의 자리는 역시나 없다는 것이 참 아쉽습니다
언제나 느끼지만 비제이님은 참 글을 잘쓰시네요..ㅠㅠ 에휴.. 어디를 가든 잘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