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연중 제13주일
성경에 나와 있는 오늘 복음의 제목은 “야이로의 딸을 살리시고 하혈하는 부인을
고치시다”입니다. 곧 주님의 치유기적을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혈하는 부인은
자신의 병이 낫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봅니다. 여러 방면의 의사는
물론 용하다는 점쟁이까지 찾아갔을 것입니다. 이 사람이 이것으로 나았다고 하면
그걸 사용했고 저걸로 나았다고 하면 있는 것을 다 팔아 그 약을 구입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과는 언제나 고통과 좌절뿐이었겠지요. 병은 병대로 몸은 몸대로 지치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자렛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이제 어떤 재산도 남지 않은
그녀는 혼자 생각합니다. ‘가난하고 병까지 있는 날 주님은 만나 주실까? 아니야 난
그분을 만날 자격도 없어.’그러나 그녀에게 마지막 희망은 예수님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주님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런데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말을 걸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낫고 싶었고 주님은 꼭 낫게 해줄 수 있으리란 믿음이 들었습니다.
결국 많은 군중 속에 자신을 숨긴 채 주님의 옷자락만이라도 잡으면 낫겠다는 생각에
뒤에서 옷을 잡았습니다. 단지 주님의 옷에 손을 댄 것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출혈이
멈추고 병이 나은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두려움에 떨고있는 그녀를 주님께서 찾으셨고
부인은 엎드려 모든 걸 말씀드렸습니다. 주님께서는“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라고 하십니다.
반면 야이로라는 회당장은 아픈 딸을 위해 먼저 예수님께 와 도움을 요청합니다.
“제 어린 딸이 죽게 되었습니다… 다시 살게 해 주십시오.”주님께서는 그와 함께 가십니다.
가는 도중에 집에서 사람들이 와 회당장의 딸이 죽었음을 알려 줍니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물론 죽은 회당장의 딸도
살아납니다.
오늘 복음에선 세상의 모든 방법을 통해 병이 낫기를 바란 여인이 모든 것을 잃고
마지막에 와서야 예수님께 대한 믿음으로 육신의 건강뿐 아니라 주님의 축복까지
받게 된 사건과 회당장의 믿음을 통해 죽은 딸을 살려 주신 예수님의 기적을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습니다.
그럼 복음을 통해 우리에게 들려주는 주님의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저는 사랑이신
주님께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라도 주님은 언제나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며 우리의 간절한 염원을 꼭 들어주신다는 것. 그것을 우리에게
각인시키시고자 하혈하는 여인과 야이로를 보여주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믿음은 재산이나 능력으로 평가되지 않습니다. 나약한 모습 그대로, 부끄러운 모습,
도망치고 싶은 모습, 죽고 싶은 모습 그대로 주님께 다가가는 것입니다. “주님 제가
죽게 되었습니다. 절 살려 주십시오”하며 부르짖는 것입니다. 그러면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시기에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하실 것입니다. 이런
체험이 있는 인내의 한 주간이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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