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 다중이
누구를 닮았을까
이것인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고 하고
저것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니 이거 왜 이래
오리온 오징어 땅콩이 아니잖아
오리온 초코파이도 아니네
명동 거리를 걸어가는 구찌는 중국산이고
섹시한 얼굴들은 수실실에서 태어났다
금은방에 진열된 짝퉁은 어디서 모두 어디서 태어났지
침도 안 바르고 떠버리는 정치인의 입술은
시를 농락하는 시인의 손은
어쩌면 그게 너와의 그림자일지도
물결없는 호수에서도
검은 백조의 체온은 36도가 아닌고 360도다
백조는 자기의 검은 곳을 한탄하며 울고 있는데
사이비 사이비
그리고 한 번 더 사이비라고
그냥 지나가세요
오징어 땅콩님 초코파이님
이 거리에는 먹을 것도 볼 것도 없어요
그냥 지나가세요
검은 백조는 사부님 가슴 속으로 잠수한다
엘레지 꼴레리 엘레리 꼴레리
물속에 처박혀 나오지 않는다
첫댓글 침도 바르지 않고 떠버리는 정치인의 입술을 읽는데
언젠가 제주도 본태박물관에서 본 <불타는 입술? >인가 하는 그림이 떠올랐습니다.
빨간 선으로 크게 그려진 입술 속에 온갖 색깔의 입술이 그려져 있던 것 같은데... 묘한 느낌이었거든요. 화가 이름이 데이비드 걸스던가 잘 모르겠는데....
정치가뿐 아니라 진실 없는 달변가들의 입을 상징한다 할까요. 열심히 말하는데 화면 가득 입들이 둥둥 떠다니는......
<백조는 자기 검은 곳을 한탄> 하는 비유는 좀 억지스럽네요 . 자신의 작은 험조차 용서가 안 되는, 괴로워하는 시인의 비유가 관건입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지적하신 <백조는 자기의 검은 곳을 한탄>이 처음에는 <검은 백조는 자기가 검다는 것을 한탄>이라고 했다가
하나의 작은 부분에 촛점을 맞추고 싶어서 비틀어 보았던 것입니다
역시 과유불급인 것 같습니다
열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