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4년 6월 20일(목) 오후 4시
내용 : 보물섬을 읽고
대상 : 대전 민족사관
지난 주는 장편 소설이라 어려워 했는데, 이번 주는 그래도 어렵지 않은 '보물섬'이다. 지난 주에 그렇게 부탁하고 당부를 했는데 얼마나 나아졌을지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녀석들의 글을 받아 보았다. 감사하게도 절반 정도는 지난 주의 부탁을 수용해서 책도 읽고, 인터넷에서 내용을 검색한 다음 자신이 이해한 내용으로 글을 써 왔다. 비록 요약한 내요잉 엉성하고, 사용된 어휘도 그 전의 수준으로 다시 돌아갔지만. 중요한 것은 누구의 글을 옮겨 적은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글이라는 점이다. 수업 시간에 그 부분을 칭찬하고 격려해 주었다. 오히려 그런 글이 진짜 자신의 글이라고, 그런 것이 진짜 남는 것이라고 격려를 듬뿍 해 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절반 정도는 보물섬의 줄거리 파악이나,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적어내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그렇게 부탁을 했는데도 한 녀석은 네이버에 올라온 글을 그대로 옮겨 적었고. 두 녀석은 자신들의 글조차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다. 한 마디로 '중구난방'이다. 2번 3번을 읽어봐도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본인도 자신의 글을 읽으면서 당황스러워하고, 웃으며 화면으로 미안함을 전한다. 이럴 때는 방법이 없다. 잘못된 글을 그 자리에서 고쳐주고, 내용을 정리하면서 같이 읽어주어야 한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 다른 아이들보다 2~3배는 에너지나 시간을 사용하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아니면 또 다른 기회가 없으니 해야 한다.
그래도 녀석들 모두 마음은 착하다. 길게 집중하기가 어렵고, 무엇인가 깊이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 안되는 것이 문제지. 심성은 착하고 착한 녀석들이다. 이런 녀석들에게 보물섬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나누어야 할까? 보물이라는 허황된 꿈을 좇기보다는, 모험이라는 도전에 대해서 녀석들과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틀에 박힌 삶을 사는 녀석들에게 모험이란 단어가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는 모르겠다. 자신들의 버킷 리스트를 이야기해 보라고 하니, 그 내용들이 너무 초라(?)하다. 차라리 황당할 정도로 대단했으면 좋겠지만. 녀석들은 이젠 그런 꿈을 꾸는 것마저 포기해 버린 것 같다. 너무 일찍 인생의 고통을 알아버린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