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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교사는 3월이 되면 각종 안내장을 배부하고 거두는데 바쁘다. 학부모님께 다양한 교육활동과 교육지원에 대한 안내도하고, 개인정보를 비롯하여 여러 종류의 동의서도 받는다. 학교 교육에 아이들을 바로 참여시키기 위한 동의서들이다. 개인정보의 수집ㆍ이용ㆍ제공 및 활용 동의서에는 10곳의 학부모 서명이 필요하다. 동의를 받은 이후에야 홈페이지에 활동사진도 올릴 수 있고, 문자도 보낼 수 있다. 또 바로 급식을 해야 하는 학생들의 식품 알레르기도 조사해야하고 우유 급식 신청서도 받아야 한다. 재학생 건강기초 조사서도 받아야 하고 그 안에 학교 응급환자 관리 절차 동의서도 받아두어야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부모님께 연락도 하고 인근 병원으로 응급 후송할 것을 허락 받는다. 이 얼마나 다급한 동의인가? 하지만 소박한 교사는 자녀들을 키울 때, 그런 다급한 안내장을 주말이 되어야 살필 경우가 있었다. 대부분의 맞벌이 부모의 경우 주말에 여유 있게 아이들 가방에서 안내장을 모아 찬찬히 읽는 경우가 가끔 있다. 소박한 교사는 교사로서도 바쁜 달, 3월에 자녀들의 안내장 실수를 몇 번 하고 나서, 학급의 아이들에게도 안내장을 스스로 챙겨 오게 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궁리하고 운영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잘해서 선생님이 칭찬을 받았다. 별표 안내장이 나가고, 다음 날 반전체가 회수된 날은 우리들의 대견함을 칭찬하며 선생님이 한턱을 낸다. 올 해 아이들은 3월에 두 번이나 완수하였다. 소박한 교사는 즐거운 지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쏟아지는 안내장을 통해 학부모님들은 새로운 정보의 홍수에 빠지게 되었다. 안내장의 내용이 때로는 궁금한 질문의 답변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기한이 지난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소박한 학급의 종례시간은 안내장을 아이들과 함께 살피는 귀한 시간이다. 스스로 해야 하는 고학년의 경계를 간신히 넘은 우리 4학년들은 스스로 별표안내장인지, 선택안내장인지, 참고안내장인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가끔 아이들이 더 정확하게 보고 선생님께 정보를 준다. `대단하다. 선생님이 놓친 것을 찾았네.` 칭찬을 할 경우가 있다. 이제 고학년의 대열에 들어선 소박한 4학년 학생들은 별표안내장의 경우 기본적인 정보를 미리 기입한 후 부모님께 설명하고 서명을 받아올 수 있는 소양을 갖추었다. 그래서 다급한 회수 안내장을 부모님이 못 보는 경우가 없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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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29 [15:44] 최종편집: ⓒ 광역매일 http://www.kyilbo.com/sub_read.html?uid=213380§ion=sc30§ion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