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밥 굶는 이가 없을 때까지
(2023.1.25.. 청량리 밥퍼에서)
‘함께 즐기고 함께 울자’라는
말씀으로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
3주마다 '함즐함울'이라는
교회 신문이 발행이 됩니다.
제가 1월 25일 청량리 밥퍼에 다녀와서
봉사 후기를 게재를 하여 함께 공유를 합니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날, 설 명절 연휴가 끝난 첫날로 모두들 일터로 나가는 날인데 방송에서 일기예보 시간 때마다 한파경보가 내려서 춥다며 체감온도가 영하 23도라고 하는 무서운 일기예보 멘트가 나오고 있는 아침입니다. 예전에는 옷도 얇고 난방은 연탄난로나 석유난로 등으로 땔감도 없어 손을 호호 불며 발을 구르던 생각하면 이것쯤은 아무런 탈 없이 지낼 수 있으련만 하는 생각이 앞서기도 합니다.
매우 추웠던 설 명절 연휴가 지난 첫날, 청량리 굴다리 밑에서 노숙자 등 어려운 분들에게 라면을 끓여드리고 밥을 나누어 드리던 ‘청량리 밥퍼(다일 공동체)’에 다녀왔습니다. ‘초창기에 주님의교회 여러 집사님과 권사님과 장로님들이 함께한 봉사자들이 많이 봉사를 하셨다’고 들었는데 1988년에 시작이 되었다고 하니 굴다리 밑 봉사를 시작한지가 벌써35년이 되었습니다. 굴다리를 지날 때는 ‘그때는 굴다리 밑 어느 곳에서 배식을 하며 그분들은 어느 곳에서 식사를 하셨을까?’하며 그 당시 봉사자들 모습과 밥을 드시던 분들의 모습, 그리고 식사를 하던 장소 등 여러 상상도 하며 청량리 밥퍼로 갑니다.
제가 봉사를 한지도 벌써 15년쯤이 된 것 같습니다. 이제는 청량리 밥퍼에서 제가 고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청량리 밥퍼에 가려면 사창가 집창촌을 지나 굴다리를 지나가던 길이 이제는 30층이 넘는 고층 아파트들이 신축되어 많이 변하기도 하였지만 점심 식사를 하러 오시는 분들이 예전보다 적어졌다는 것도 변했습니다. 재개발이 되어 많은 분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가시고 나이가 많이 드신 분들은 하늘나라에 가셨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추운 날에 털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쓰고 목도리를 하고 청량리역에서 내려 굴다리를 지나 청량리 밥퍼에 가며 여러 생각에 잠겨봅니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식당이 폐쇄가 되어서 굴다리 밑에서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를 들으면서 비닐봉지에 담은 밥과 반찬과 마스크를 한 분 한 분에게 드리면서 ‘맛있게 드세요, 맛있게 드세요“ 하던 일들이 많이 생각이 납니다, 청량리 밥퍼가 시유지에 무단으로 점거한 무허가 건물이라 헐려야 한다고 방송국에서 취재도 나오고 인터뷰 기사도 나오고 하던 여러 모습들이 이제는 추억으로 지나갑니다.
‘점심식사를 하러 오시는 그분들이 연휴 때는 식사를 어떻게 하셨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추우니 가지 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설 명절 연휴가 끝나고 추운 날씨에 봉사자들이 많지 않을 것 같은 생각에 ‘그래도, 그래도 가야지’ 하며 청량리 밥퍼에 도착을 하니 식사를 하러 오신 많은 분들이 빈자리 없이 꽉 차서 배식하기만 기다리고 계십니다. ‘설 명절을 어떻게 보내셨을까? 추운 날씨에, 이 추운 날씨에 난방비가 예전보다 많이 인상이 되어 중산층들도 난방을 많이 안틀고 지내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 추위에 그분들은..’ 하는 생각을 하며 그래도 난방이 되어 따뜻한 청량리 밥퍼 식당에 이른 아침부터 와서 식탁에 앉아서 배식을 기다리는 분들의 모습을 한 분 한 분을 쳐다보았습니다.
봉사 현장은 겨울이 깊어져 올겨울 가장 춥다고 하는 날씨에 칼바람이 살 속을 파고들어도 젊은 대학생들이 많이 참여하여 반찬을 만들고 배식 준비를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여러 자원 봉사자들이 있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배식을 시작하고 예배를 드리는 시간에 무허가라서 법을 어겼다하여 개축 공사를 못하고 있는 청량리 밥퍼 식당 천장에서 추운 날씨 때문에 파이프가 얼었는지 파이프가 터져서 물 바닥은 물이 질퍽거렸지만 정확하게 11시부터 배식을 시작하였습니다. 식사를 하시는 동안 찬송가가 흘러옵니다. 저는 그 시간 봉사를 하면서 늘 은혜를 느끼는 찬양이 있습니다. ‘괴로울 때 주님의 얼굴보라“ 찬양을 들으면 봉사를 하는 시간에 발걸음이 더 가벼워짐을 느낍니다.
하지만 ‘요즘은 청량리 밥퍼 분위기가 영 안 좋아서 우리들 마음까지 더 추운 듯합니다. 모든 것들이 잘 해결되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에 마음이 어둡습니다.
점심 한 끼 식단으로 청국장에 돼지고기를 넣어 만든 국을 드시며 귀한 단백질로 영양 보충을 하기도 하고 콩나물 무침과 토란 볶음과 김치와 더불어 한상을 만들어 드렸습니다. 아침부터 와서 기다렸던 분들이 식판을 들고 추가 밥을 받아 다시 배가 고픔을 채우는 분들의 모습에서 그리고 집에 있는 장애인 아들에게 밥을 가져다주려고 남이 안보이게 몰래 비닐에 밥을 더 받으려고 오시는 분들을 보면 조금이라도 더 드리려는 마음에 은혜를 더욱 더 느껴봅니다. 저는 밥퍼 봉사를 하면 식판을 나눠드리거나 추가 밥을 더 퍼드리는 봉사를 할 때 더 많은 은혜를 받는 것 같습니다. 늘 그분들의 눈동자의 모습을 바라보며 한 국자의 국과 한 주걱의 추가 밥을 드리면서 “맛있게 드세요. 더 드릴 수 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라는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오늘은 설 명절 후라 식판을 드리며 “맛있게 드세요” 하니 그분들께서 “새해에는 복을 더 많이 받으세요” 라고 하시는 덕담을 듣는 은혜로운 날이었습니다. 날씨가 추우면 어려운 사람들이 더 힘들어진다고 하는데 청량리 밥퍼에서 그분들께 한 끼의 식사라도 조금이라도 돌볼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갈수록 세계적으로 그리고 대한민국도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 같아 보입니다. 어려운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음에 너무 행복함을 느끼며 봉사를 마친 후에 전철을 타고 집에 오며 배식을 해드린 청국장 국 때문에 몸과 옷에 청국장 냄새가 배어있었지만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소박한 삶에서 행복의 문과 사랑의 문이 활짝 열려있음이라 봅니다.” 라고 감사하게 생각을 하였습니다.
새로운 것은 새 그릇에 담아야 좋듯이~ 추워서 솔직하게 ‘갈까? 말까?’를 망설이며 다녀온 첫 출발하는 새해에 뿌듯함을 안고 온 2023년 첫출발 소중한 봉사였음에 최고였습니다. 함께 봉사현장에서 건강하시고 행복이 가득한 올 한해가 ‘선을 행함과 서로 사랑을 나누어 주기는 날들만 되시기를 소망하면서 저희들이 행한 작은 봉사의 사랑에 많이 감사하고 자원봉사자 여러분들께 고마웠다고 인사를 드립니다.
청량리 밥퍼에서는 2월 1일부터 새벽 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예배가 끝난 후에 오전 7시부터 떡국과 누룽지 같은 따뜻한 메뉴로 아침식사 배식도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첫댓글 귀함 사역에 주님의 풍성한 은혜가 전해옵니다.
수고하시는 손길에 축복을,
건축으로 어려운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소망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