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정에서 제가 가족들을 위해 깜짝 준비한 코스는 노천온천입니다. 특히 14시간이 넘는 장거리 주행에, 새벽밥 지어먹고 산을 오르는 강행군으로 인해 지칠대로 지치신 장인, 장모님을 위한 선물이죠. 대개의 경우 알파인 포스트를 등정하고 나면 다시 Estes Park 타운으로 내려가는 게 정규코스인데, 전 반대로 내려갑니다. 알파인 정상에서 34번을 계속 타고 산을 남쪽으로 넘어 내려가면, 40분이 채 안되 완만한 평야지대를 만납니다. 거기서 40번 국도를 타고 다시 서쪽으로 달리면 20분을 못가 오늘의 목적지인 핫설퍼 온천(Hot Sulphur Springs)로 들어가죠. 핫설퍼 온천이 위치한 지역은 보시는 것처럼 아주 작은 시골마을입니다. 우리나라 수안보나 유성처럼 대단위 온천관광지역을 상상하셨다면 급 실망하실 수도.... 간판을 보고 우회전 해 들어갑니다. 길이 그리 어렵지 않으니 쉽게 찾으실 겁니다. 앞에 식당을 만나셨다면 좌회전. 작은 철길 하나를 지나면 오늘의 목적지 핫설퍼 온천에 도착합니다. 여름철 오픈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군요. 참고하시길... 17.50 달러.... 온천만 즐기기에는 그리 싼 비용은 아니었습니다. 근데 저녁 7시 이후에 도착했다고 아동요금으로 입장을 시켜 주네요... 아싸~~~ 돈 벌었다~~~ ^^ 여기 가시는 분들 요시간 잘 맞춰 가시면 좋겠습니다. 뜨거운 대낮부터 온천을 즐길 필요도 없으니 저녁 시간에 맞춰 간다면 꿩먹고 알먹고....ㅋㅋ 아이들은 맨 아래쪽에 마련된 패밀리 풀과 함께 온도가 대체로 낮은 총 4개의 풀에만 입장이 가능합니다. 위쪽에 위치한 풀들은 온도도 높고 미네랄도 많아서 아이들의 입장이 불허되니 명심하시길... 말씀 드렸지만 우리나라 온천 테마파크를 생각하고 오시면 큰일 납니다. 천연 유황 온천인지라 들어서는 입구부터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온천물이 빠져나가 고이는 작은 저수지의 모습인데, 쾌적한 경관과는 거리가 많이 멉니다. 온천수를 담아 놓은 작은 풀들은 노천 형태로 온도와 효능에 따라 비탈 곳곳에 위치합니다. 잘 보시고 본인과 맞는 곳에 들어가시길... 아래쪽에는 가족풀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비올 때를 대비해서 실내풀도 작지만 갖추어져 있고요. 아빠 닮아서 온천 좋아하는 예원이 꽤 뜨거운데 잘도 들어가는... 요기도 아이들이 들아갈 수 있는 풀. 생각보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럼 온천 구경 좀 해 볼까요? 멀리 락키를 배경으로 기차가 지나가는 전경이 좋습니다. 총 22개의 노천 온천으로 이루어진 핫설퍼 온천은 1920년대 개발이 시작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온천이 발견된 것은 원주민에 의해서인데, 우연한 기회에 병든 말이 이 물을 마시고 나으면서 Healing Water 로 전승된게 계기입니다. 이후 본격적인 이주민이 마을에 들어오면서 1950년대 부터 전국에 알려지게 되었고, 1996년, 대대적인 확장공사를 통해 오늘의 모습을 만들었습니다. 이 온천이 추구하는 것은 천연 그대로의 온천입니다. 때문에 온도를 낮추어 공급하는 쿨러링외에는 어떠한 화학적 첨가나 필터링 없이 풀로 천연 온천수가 그대로 흘러 들어오죠. 이런 이유로 대형 온천 테마파크에 익숙한 우리에겐 낯설고 불편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100여년 전 원주민들이 처음 발견했던 그 Healing Water 를 그대로 보존하려는 노력을 이해한다면 조금 더 즐겁게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요렇게 작은 풀도 있습니다. 완전 1인용... 빨리 가서 잡아야 합니다. 요기가 젤로 붐비는 풀인데, 그 이유는 바로 저 장엄한 폭포수(??) 때문....?? 한번 자리 잡으면 안 나온다는 명당 되겠습니다. ㅋㅋ 대부분의 풀이 요정도 규모입니다. 비탈 곳곳에 아기자기하게 위치한... 돌아다니면서 몸을 담가보니 온천을 찾아 다니는 재미가 꽤 쏠쏠하군여... 잘 안보이는 곳에 숨어 있는 온천도 많으니 함 찾아 보시길... 요것도 1인용. 비탈 끝에도 하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들어가보려 했으나 왠 연인 두분이서 영화를 찍고 계시길래 그냥 나온.... 헐~~ 장모님이랑 뜨근하게 잘 지져줬지요...ㅋㅋ 그 사이 예원이도 바쁘군여. 여기저기 다니면서 온천욕을 하느라..... 아니...? 수영을 하느라.... 예 맞습니다. 수영을 했습니다. ㅎㅎㅎ 본관 건물 모습입니다. 저 건물 뒤로 숙소도 마련되어 있으니 여기를 베이스캠프로 락키를 둘러 보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이 곳을 이용하는데 몇가지 중요한 팁을 드리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물이 틀립니다. - 풀장 물은 필터링을 하지 않았기에 여러 부유물들이 떠다니는데, 이게 다 천연 미네랄 성분들입니다. 마셔서 몸이 치료되는 성분들이지만 건강하시다면 일부러 마실 필요는 없겠죠. 특히 아이들은 무심코 들이킬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2. 몸에 지닌 보석류, 장신구 등을 미리 빼놓아야 합니다. - 미네랄 성분과 우황 성분이 은, 금, 구리, 도금 등을 상하게 합니다. 저도 아무생각없이 은 목걸이 하고 들어갔다가 완전 초록색으로 바뀌어 버린... 비싼거는 차안에 두고 들어 가심이 좋을 듯.. 3. 물파스, 향 준비 - 짐작하시겠지만 야외인데다 산 속이라서 모기 짱 많습니다. 알고 갓으면 옆에다 향하나 피우고 들어갔을 텐데... 암튼 오는 차안에서 죄다 물파스들 바르느라 차 안이 완전 파스 냄새로...켁켁!! 4. 수건 충분히 준비해 가시길... 물론 안에서도 2달러 주면 빌려 줍니다만 풀을 많이 옮겨 다니기에 금방 젓습니다. 5. 7시 이후 밤 시간을 이용하자. - 당연하죠. 낮부터 할 피용 전혀 없고요. 충분히 낮시간 활용하신 뒤 할인된 가격으로 찜질을 즐기시길... 6. 아! 그리고 마지막 팁은..... 이곳 주인 분이 한국분이시란 사실...ㅎㅎ 온천에 대해 물어보시면 친절히 잘 답변해 주십니다. 저도 소문 듣고 알았는데, 매점에서 사발면 파는 거 보고 확실해 지더군여..ㅎㅎ 나오는 길에 이 곳이 개발되는 모습이 걸려 있길래 찬찬이 훑어 봤습니다. 자연은 참 인간에게 많은 것을 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여... 암튼 지난 이틀동안 찌들었던 피로가 오늘 여기서 한방에 날아간 느낌입니다. 낮에는 산에 오르고 밤에는 천연 노천온천을 즐길 수 있었으니 이보다 더한 신선놀음이 또 어디있을까요.... 돌아가는 차 안에서 모두들 곤히 잠든 모습을 보며 힘들어도 흐믓했던 하루였습니다. |
출처: 달라스 이실직고의 oN aIR~~~USA 원문보기 글쓴이: 예원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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