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막을 내린 아프리카 선수권을 두고 우리 언론은 해외파를 제외한 국내파만으로 이집트가 우승을 했다며 쓸데없이 이 팀을 신격화합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미들스브러의 모하메드 샤프키, 안더레흐트의 아메드 하산, 함부르크의 모하메드 지단 등 총 6명의 선수를 외국에서 불러들여 함께 이뤄낸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언론의 눈엔 자국 리그 선수들만으로 이룬 성과로 보여진 이유는 가장 유명한 이집트인인 ‘미도’의 결장과 실제 주력들은 국내파들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 주력 중 유독 ‘알 알리’와 ‘알 자말렉’ 소속의 선수가 많은 것이 눈에 뜨입니다. 둘 중 덜 유명한 ‘알 자말렉’의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혹 IFFHS가 매월 발표하는 세계 클럽 순위를 유심히 보신 분이라면 중남미와 유럽을 제외하고 항상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알 알리’는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번 대회에도 이 클럽 선수가 무려 5명이 포합됩니다. 그 ‘알 알리’의 더비 라이벌이 바로 ‘알 자말렉’입니다.
클럽은 1911년 이집트의 고도 카이로에서 메르츠바흐(Merzbach)라는 벨기에 변호사에 의해 창설되었습니다. 창립 목적은 단 하나. 꼴 보기 싫은 영국인들이 만든 클럽인 ‘알 알리’를 한번 이겨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카이로 더비 100년 라이벌의 역사는 시작되었고 이 둘은 똑같이 아프리카 챔피언스 리그를 5번 우승하며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축구 클럽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벨기에계 클럽은 시간이 흐르며 상류계층의 응원을 받는 강남 클럽으로 이미지를 굳혀갔고 오늘날 자말렉의 깃발 아래 4천만 팬을 집결시킬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세를 불려나갑니다.(이집트 인구는 7천만임)
알 알리와의 라이벌전이 벌어지는 날이면 카이로 경찰들은 전시상황에 준하는 비상근무에 들어가고 그 누구도 목숨을 담보로 휘슬을 잡을 용기가 없기에 심판은 언제나 외국인이 선임된다고 합니다.
자말렉 서포터들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실록의 한 페이지로 1944년 이집트 컵 결승에서 알 알리를 6:0으로 제압한 사건을 꼽을 수 있고 반대의 경우는 01/02시즌 1:6 대패를 들 수 있습니다.
2004년 이집트 리그 우승과 모르코의 라자 카사블랑카(Raja Casablanca)를 결승에서 물리치고 차지한 2002년 아프리카 챔피언스 리그 우승이 최근 이룬 대표적 실적이었습니다.
자말렉이 배출한 많은 스타 중 잘 알려진 선수로 현재 미들스브러에서 뛰고 있는 아메드 호삼(Ahmed Hossam) 즉 ‘미도’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23살부터 겐트, 아약스, 셀타 비소, 마르세이유, 로마, 토튼햄을 거친 미도는 이집트 대표팀에서 41경기 출전 18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애틀란타 올림픽 챔피언, 나이지리아의 엠마누엘 아무니케(Emmanuel Amunike)역시 기억에 남는 스타로 훗날 바르셀로나에서도 활약하게 됩니다. 또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바로 형제가 같이 A매치 출장 100경기를 기록한 것으로 유명한 쌍둥이, 호삼 하산(Hossam Hassan)과 이브라힘 하산(Ibrahim Hassan)으로 우리나라와의 경기에도 모습을 보인 적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원래 알 알리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가 나중에 자말렉에 쌍으로 영입된 케이스입니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자말렉을 거쳐 간 감독들의 이름을 대면 더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999-2002 사이에는 한국의 유일한 월드컵 원정 승리 재물이 된 토고 감독 오토 피스터(Otto Pfister)의 지휘를 받았고 현재는 플라티니와 함께 1984년 유럽선수권을 우승한 스타 출신이자 전 프랑스 대표 팀 감독 앙리 미셸(Henri Michel)이 사령관직을 맡고 있습니다.
이번에 저는 코트디부아르가 당연히 우승할 줄 알았습니다. 아니면 가나. 하지만 해외에서 뛰는 몇몇 톱클래스 선수의 귀환보다는 줄기차게 샘솟아 나와 대표팀을 살찌우는 생명의 원천은 역시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자국리그 임을 새삼 깨닫게 합니다.
공식명칭: Zamalek Sporting Club
국가: 이집트
연고지: 카이로
창단연도: 1911
유니폼: 적색-백색
홈구장: 카이로 스타디움
수용인원: 74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