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만에 먼 곳으로 사진 출사를 다녀왔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사진 모임을 자주 갖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멀리 강원도로 사진 촬영을 간 것입니다. 난생 처음으로 가 본 멀고 먼 길이었습니다. 이곳 광주에서 출발해서 대구를 거쳐 동해안으로 빠져 나가고 강원도 삼척으로 올라가 그곳에서 잠깐 촬영을 하고 태백으로 이동하여 그곳에서 잠을 잤습니다. 젊었을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객지에 나가면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체질로 변했습니다. 그래서 태백에서 잠을 설치고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5시 20분에 사진을 찍을 장소로 이동을 했습니다. 이번에 출사를 나간 장소는 강원도 영월군에 있는 상동이끼계곡이라는 장소입니다. 사진 찍을 장소에 도착해서 아침으로 김밥 한 줄을 허겁지겁 먹었습니다. 그리고 계곡을 오르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찍는 장소가 온통 이끼에 덮인 바위 계곡인지라 미끄럽기도 하고 계곡에는 꽤 많은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잠시 실수하여 넘어지기라도 하면 몸도 다치고 비싼 카메라도 파손될 수 있습니다. 사진 찍는 사람들에게는 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카메라와 몸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 우선적으로 몸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를 먼저 보호하려는 본성이 있습니다. 그만큼 카메라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하는데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사람 몸은 비를 맞아도 괜찮지만 카메라는 비를 맞으면 안 됩니다. 그래서 옷을 벗어서 카메라에 빗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보호를 하고 그런 상태에서 계속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이끼 계곡 사진의 최적의 날씨는 날씨가 흐리고 햇빛이 들지 않아야 합니다. 비만 오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비가 내리니 그런 날씨에서도 촬영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비에 흠뻑 젖으며 사진을 찍고 그 계곡에서 내려 왔습니다. 내가 흠뻑 젖은 상태로 차에 오르며 한 마디 농담을 했습니다. “사진을 몰랐다면 이런 고생을 하지 않았을 텐데 이게 무슨 고생이냐?” 그랬더니 목사님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목사님! 이것이 고생입니까?” “이것이야 말로 기쁨이지요.” 그렇습니다. 나도 목사님들 말에 동의합니다. 사진을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고생이요, 이것은 미친 짓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런 고생을 하는 것은 그 결과로 얻어지는 아름다운 작품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촬영을 마치고 멀고 먼 강원도에서 다시 광주로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오는 동안에도 억수로 비가 쏟아졌습니다. 졸음을 몰아내고 서로 운전을 교대하면서 하고 그렇게 피곤한 몸을 이끌고 광주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그곳 이끼 계곡에서 촬영한 사진을 컴퓨터 화면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답습니다. 황홀합니다. 내가 보기에도 명작입니다. 이 아름다운 작품에 비하면 1박 2일 동안의 그 고생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니 그 고생과 이 작품은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그런데 만약 이런 결과가 없는 고생이라면 그 고생은 너무나 힘든 것이요, 다시는 우리 인생에서 있어서는 안 될 고생입니다. 성경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에 당하는 고난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롬8:18] 생각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도다. 그리스도인으로 경건하게 살고자 하면 이 세상에서 반드시 핍박을 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가까이는 가족에서부터 시작해서 우리 주위에 모든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비판을 하거나 또한 따돌림을 합니다. 만약 그리스도인으로서 그 고통만을 생각한다면 결코 승리하는 신앙생활을 할 수 없습니다. 그 모든 고통은 장차 우리들에게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 주님이 약속하신 것입니다. 그 고통의 대가로 우리들에게 영광이 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주 안에 있는 우리들이 지금 당하는 고통은 고통이 아니라 기쁨입니다. 그것은 우리들에게 영원한 영광을 가져 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