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 번은 어느 기관에 강의를 갔는데 저를 맞아 주시는 분이 화장을 어마어마하게 하셨어요. 마스카라도 요란하고, 루즈도 아주 찐하게 발랐는데 바쁘셨는지 선을 잘못 그려서 끝이 꽤나 올라갔어요. 제가 강의 30분 전에 도착을 해서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는데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이 하나도 안 나요. 말할 때마다 그 루즈 그린 것만 보여서 ㅎㅎ 그분이 화장을 다 하고 나올 때 거울을 한 번만 보았다면 그런 인상을 주지는 않았을 텐데.. 여러분도 정말 중요한 것은, 남 앞에 나설 때 나 자신을 점검해야 합니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고치고 나가야죠.
그런데 더 슬픈 것은.. 그 사무실에 여덟 명의 직원이 있었는데 아무도 지적해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선생님, 루즈가 선을 벗어났습니다." 누가 한 마디만 해줬어도 고쳤을 텐데.. 그날 기관장들 200명 초청 강연이었는데 하루 종일 그러고 다녔을 겁니다. 내가 나 자신을 점검할 수 없다면, 남이라도 나를 점검해 줘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없다면 그 사람은 인생을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저는 제 멘토가 세 명 있습니다. 첫 번째 신부님은 저보다 세 살 많은 분인데 참 신앙적이에요. 그분이 우리 사제관 평창에 오셨을 때, 손님이니까 안방에서 주무시게 했는데 옷장을 열어보시더니 저를 혼내시는 거예요. "황신부, 예수님은 옷을 한 벌만 입고 다니라고 하셨는데.." 제가 강의를 다닌다고 양복이 여러 벌 됐었거든요. 한 열두 벌 정도.. 저는 너무너무 부끄러웠어요. 그래서 그 양복을 다 나눠줬어요. 내 옷에 맞는 사람 찾아서 나눠주느라고 정말 힘들었어요 ㅎㅎ
그리고 저도 그분 성당에 갈 일이 있었는데 저에게도 역시 안방을 내주셨습니다. 손님이라고.. 그래서 안방에서 옷장을 열어봤는데 너무 놀랐어요. 양복이 딱 두 벌 걸려 있었습니다.
지난 겨울에는 저 후원하는 분이 오리털 잠바를 하나 선물해 주셨는데 집에 와서 그 보증서를 보니까 가격표가 적혀 있는데.. 165만 원짜리였어요. 어쩐지 입는데 몸에 딱 붙더라구요 ㅎㅎ 그런데 그 옷을 보고 제가 갈등을 했어요. '그래도 내가 행복을 강의하는 신부인데 이렇게 비싼 옷을 입고 평범한 사람들 앞에 나서서 '여러분 행복하십시오' 라고 말할 수 있는 힘이 생길까?' 힘이 안 생길 거 같더라구요. 그리고 그 베드로 신부님이 알면 당장 쫓아와서 혼을 내실 것 같았습니다. "예수님은 가난하게 살라고 하셨는데 신부가 165만원 짜리 명품을 입고 다니면, 네가 제 정신이냐!" 그래서 다음 날 바로 돌려줬어요. "나를 죽이려면 계속 이런 옷을 줘라." 나중에 8만 원짜리 오리털 잠바 카타로그 세 개를 보냈더군요. "무슨 색으로 사 드릴까요?" 회색, 청색, 까만색.. 그래서 세 개 다 보내라고 했습니다 ㅎㅎ
나를 혼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혼내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사람은.. 인생을 실수할 수 있습니다. 잘못 될 수 있습니다.
또 한 명의 멘토 신부님은 철학적인 분이어서 그분 만나면 날밤 새가며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참 많이 해요. 그리고 세 번째 멘토는 저보다 7살 많은 형님인데.. 정말로 아무 생각 없는 신부님이에요. 만나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유익한 말을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어요. ㅎㅎ 그런데 문제는 하루 종일 같이 있어도 지겹지 않아요. 즐거워요. 하루 종일 있어도 1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휴가를 갈 때도 항상 그분하고 다녀요. 그런데 그 형님은 정말로.. 같이 음식을 먹다가 제 입가에 뭐가 묻으면 손으로 떼 줘요. "유명한 신부님이 이렇게 음식 묻히고 다니면 되느냐"고.. 정말 멘토죠. 저를 배려해주고, 아껴주고, 사랑해주고.. 여러분, 우리가 함께 식사를 하는데 누가 고춧가루가 묻었을 때.. 그때 직접 손을 내어 떼어 줄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쉽지 않아요.. 정말로 아끼고 사랑하지 않으면.. 저는 이렇게 신앙적인 멘토, 철학적인 멘토, 삶의 멘토를 모시고 사니까 참 좋더라구요.
이렇게 나를 혼내줄 수 있는 사람이 꼭 필요합니다. 여러분, 만약 멘토가 한 명도 없다면, 내 삶을 의논할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면 그런 사람은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정하세요. 그리고 가서 말하세요. "나는 당신을 멘토로 하고 싶다"고.. 그러면 그 사람이 책임감을 갖는대요. 유심히 보고, 유심히 이끌어 주고..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고,
부처님은 무어라고 하셨나 하면 "자기 자신이 누군지 아는 사람은 부처이고 자기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은 중생"이라고 하셨어요. 예수님은 "남의 눈에 있는 티끌 꺼낼 생각 말고 자기 눈에 있는 들보부터 꺼내라"고 하셨어요.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은 수신(修身), 즉
첫댓글자기 잘못부터 돌아볼 일인데....대부분 사람들은 자기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만 듣고 싶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싶은 분별심때문에 잘 바뀌질 않아요. 수행을 하는 사람들도 나이가 들 수록 더욱 완고해지는 사람은 전생의 업장이 드러나는 것이고 그건 누가 막을래야 막을 수가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첫댓글 자기 잘못부터 돌아볼 일인데....대부분 사람들은 자기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만 듣고 싶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싶은 분별심때문에 잘 바뀌질 않아요. 수행을 하는 사람들도 나이가 들 수록 더욱 완고해지는 사람은 전생의 업장이 드러나는 것이고 그건 누가 막을래야 막을 수가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
나무아미타불..._()()()_
나무아미타불 _()_
나무아미타불...()...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