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보다 젊으신 분들은 코스비 가족이 누군지 모르시죠?
옛날에 코믹한 흑인가족의 이야기를 시트콤식으로 TV에서 한참 방영한 적이 있었어요. 유명한 시트콤이에요.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짐작이 가시죠?
남자 셋이 돌아왔어요.
남편, 서현이, 서진이.....
남들은 까맣게 타는데 유달리 하얀 피부들 때문에 빨갛게 익은 세남자가 제각기 다른 말들을 하며 문을 들어서네요.
남편왈 '잘 지냈냐? 너는.... 아유, 여보 잘 다녀오셨어요....그런 말도 안하냐?'
서진이왈 '어? 엄마가 나한테는 했는데?'
서현이왈 '내꺼 택배 왔어요?'
서진이를 기다리던 서진이의 햄스터 두마리는 계속 신문지를 물어뜯어 톱밥처럼 잘게 만들어놓는 중이고....
갑자기 서진이가 여섯살 쯤인가....차뒷자리에 앉아 있다가 아빠가 잠깐 차에서 내리면 꼭 아빠운전자리로 와서 아빠의 선글라스를 끼고 핸들을 돌리는 시늉을 하며, 나를 쳐다보고 '여보, 가자'.....그렇게 말하던 때가 생각나네요.
어쨌거나 오자마자 이것저것 먹고 저녁이라 시원할 거라고 산책하자고 해서 남편과 함께 나갔는데 밖은 찜통이었어요.
롯데리아에 가서 팥빙수를 사먹으며 남편은 대관령에서의 이야기들을, 나는 집에서의 이야기들을 나누었어요.
이틀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되어서 참 좋았는데 남편과의 오랫만의 수다도 생각보다 재미있네요.
금방 다시 익숙해져가는 현실을 느끼게 되요.
이제 조용히 살기는 틀렸겠죠?
이거 조금 쓰는데도 벌써 남편과 서진이가 옆에서 난리를 치고 있어요.
그만 마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