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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월일/집결 : 2020년 4월 26일(일) / 8호선 산성역 1번출구 (10시 30분)
◈ 참석자 : 12명
◈ 산행코스 : 산성역-<뻐스>-남문 정류소-수어장대 옆-서문-연주봉옹성-북문-종로-남문-약사사-산성공원관리소-뒤풀이 장소
◈ 동반시 : "4월 철쭉꽃"/ 오세영
◈ 뒤풀이 : '넙치회' 등에 맥주 및 막걸리 / '동해횟집'<성남시 수정구 양지동, (031) 745-6241>
4월의 마지막 일요일인 오늘 아침날씨는 산행하기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쾌청 그 자체이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시산회 산행도 적잖게 영향을 받아 그동안 친구들의 참여도가 평시에 비해 조금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오늘은 그동안 코로나방역에 대한 피로감과 일부 제재완화 등의 조치로 인해 12명의 친구들이 참석의사를 밝혀 다시 종전의 시산회 참가 인원수를 만회한 느낌이다.
그러나 아직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주의보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여전히 발령중이고 마스크 또한 생활 필수품용품이 되어버려 이제는 전철이나 버스 등을 탈 때 마스크를 하지 않으면 괜히 주위 사람들로부터 눈총을 받는 것 같아 할 수 없이 턱밑으로 밀어내린 마스크를 살짝 코를 덮을 수 있도록 밀어 올려야 한다.
아직도 훈련이 덜 돼서 그런지 마스크를 착용할 때 마다 느끼는 답답한 기분은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 방역에 효과가 있다니 당분간은 어쩔 수 없이 답답함을 참고 견디어 내야만 할 것 같다.
일단 전원이 다 도착했으니 버스를 타고 남문정류소로 가야지. 오랜만에 버스가 와서 그런지 금세 좌석이 다 차고 입석 손님까지 제법 있는 상태에서 버스가 출발하였는데... 어디선가 계속 누가 제법 큰 소리로 통화하는 목소리가 들려 주위를 살펴보니 바로 내 앞 좌석에 앉아있는 젊은 녀석이 혼자 묻고 혼자 답하는 1인극을 연출하고 있었다.
무슨 말을 저렇게 끊임없이 열심히 하나 들어봤더니 자폐를 앓고 있는 친구인 것 같다 똑 같은 말을 계속해서 손동작까지 곁들어가며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자신을 흘끔흘끔 쳐다보는 주위의 시선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동일한 내용을 반복해 중얼거리는 저 친구가 자폐의 미몽에서 깨어나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텐데,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다.
어찌하다 보니 병원에서 생활을 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성하지 않는 사람을 보면 맘이 예전 같지 않고 편하지가 않다. 세상에는 왜 그렇게 병도 많고 환자도 많은지, 또 그런 환자를 치료할 약은 왜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고 있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그저 이런저런 병에 걸리지 않도록 열심히 운동하고 하루 3끼를 잘 챙겨먹고, 스트레스 덜 받는 생활 패턴을 가져야 한다는데, 그게 어디 맘먹는 것 처럼 쉬운 일인가! '인생은 고해'라는 선현의 말씀이 문득 머리를 스쳐간다.
우리 친구들의 평균연령이 임진생 용띠라고 보면 앞으로 10~20년이 고비라고 보는데, 90살 까지 사는 것은 일단 현재의 의료수준으로 볼 때 쉽지 않다고 보고, 적어도 앞으로 10~15년까지 해서 80대 중반까지라도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런대로 건강관리에 관한 한 성공이라고 보는데, 우리 친구들 생각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시 산행으로 돌아와서 우리 친구들의 산행 패턴은 이제 거의 일정한 형태를 띄는 것 같은데, 출발해서 대략 30~40분 쯤 걷고, 바로 1차 휴식 겸 가지고 온 간식먹기, 목적지가 멀거나 하면 다시 30~40분 걷고 2차 간식먹기, 거기에다 기분이 업 되면 막걸리도 한 잔 하고, 그래도 목적지에 도착해 점심보따리들을 풀어보면 항상 먹거리가 넘쳐 흐르고, 쌀독에서 인심난다고 먹거리가 풍부해서 그런지 친구들 얼굴에도 微笑一色.
막걸리 한 잔에 친구들이 가지고 온 안주로 입가심을 하면 더 이상 다른 옥반가효가 필요한가. 여기에 곁들어 입담 좋은 몇 친구의 애정행각에 관한 구수한 얘기까지 곁들이면 건강관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스트레스 해소 완결판의 한마당 이다.
하산하는 길에 동네 산악회에서 산행 온 아짐씨 일행과 합석이 이루어지는가 싶더니, 결국 우리가 뒤풀이를 하는 식당까지 같이 동행하여 짧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애프터 얘기도 오가고 했지만, 아주머니들이 나이가 있어서 인지(?) 내 생각엔 친구들이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나만 그런 생각인가? 잘 모르겠다.
그래도 그 와중엔 한 친구는 아주머니 한 분과 러브샷도 하고, 암튼 꼭 보면 동작 빠른 친구가 있더라 '꿩 잡는 게 매'라고 어쨌든 잘 했었어~잉!
코로나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시산회 모임에 참석해서 건강도 챙기고 친구들과 우정도 나누는 현명한 친구들이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80대 중반까지라도 같이 떠들고 하면서 지금처럼 함께하면 좋겠네.
어느 시인이 '4월은 허벌나게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는데, 그래도 오늘 산행기를 쓰면서 듣는 소식에는 지역감염이 한명도 안 생겼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리네. 희망은 항상 우리 곁에 있어 나타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우리가 보질 못하고 듣질 못해 없는 것처럼 오해하고 사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하네.
산행기를 쓰면서 항상 느끼는 거지만 주변의 시시콜콜한 얘기랑 산행하는 내용이랑 콩가루 비물 듯 대충 비비면 되는데, 맨날 잘 안 쓸라고 하면서 산행기 쓰라고 했다고 그 좋은 시산회 모임도 불참해 버리는 용감한 친구가 있다는데, 절대 그러지들 마소~잉!
산행참석이 중요하지, 산행기 그까짓 것이 뭐가 대단한가. 정 쓰기 싫으면 종화친구 처럼 사진 몇장 찍고 그 밑에 설명 좀 붙이면 산행기 완성되는데, 산행기에 너무 방점 찍지 말고, 산행에 방점 찍는 착한 시산회 회원이 됩시다. 다음 산행 때에 또 뵙길 바라면서~
2020년 5월 1일 고갑무 씀.
※ 동반시
"4월 철쭉꽃" / 오세영
소리 없는 함성은 죽어서
꽃이 되나 보다
파아랗게 강그라지면서
외치는 입과 입.
꽃은 시각으로 말하지만
그의 언어는 미각이다.
발포!
시위를 진압하고 돌아와
술잔에 꽃잎을 띄우는 독재자여.
너에게 광기를 달래는 술조차
폭력이구나.
그러나 너는 모른다.
확고한 신념은 항상
대지에 박고 있는 뿌리인 것을.
꺾어도 꺾어도 피어나는
빛 고운 우리나라 4월 철쭉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