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 Andreas Scholl, Countertenor
피아노 타마르 할페린 Tamar Halperin, Piano
[프로그램]
H. Purcell Music for a while, Man is for a woman made,
G. Caccini Amarilli
G. F. Handel Suite for harpsichord No. 2 in F major, HVW 427
Ombra mai fu, O Lord, Se parla nel mio cor
F. J. Haydn Wanderer, Recollection, Despair
Sonata in A major, H. 12 외
Andreas Scholl, Countertenor
*사진제공 : 통영국제음악회
시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우아한 미성과 깊이 있는 감성
세계 3대 카운터테너들 가운데서도 단연 선두주자로 꼽히는 안드레아스 숄이 통영을 찾았다. 숄은 유명 언론으로부터 ‘가슴과 머리를 함께 공명시키는 창법’, ‘여성의 고음에서 남성적인 깊이를 아우르는 음악성의 소유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2005년 독일인이자 카운터테너로는 최초로 영국 최대 클래식 음악축제인 BBC PROMS의 마지막 무대에 올라 특유의 아름답고 기품 있는 공연을 선보이며 다시 한 번 그 명성을 입증한 바 있다. 종교음악을 비롯하여 르네상스 시대의 오페라와 민요, 자작곡, 대중음악과의 크로스오버 작업까지 그동안 폭넓은 활동을 선보여 왔다.
카운터테너의 ‘롤스로이스’, 안드레아스 숄
복수의 세여신, 가운데 째찍을 들고 있는 분이 alecto
( 누가 복수의 삼총사 아니랄까봐 살기가 등등하다. 마치 미녀삼총사처럼 몸매나 미모가 빼어나다.
소녀시대의 최신곡 런데빌런이 연상된다. 그림으로 보건대 남자가 여자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그야말로 큰 죄를 저지른 것 같다. 세여신의 분노가 하늘을 치른다.
민호군처럼 착한 스펙의 남성이라면 무얼해도 용서가 되겠으나
그림의 저분은 음...죽어서도 알렉토에게는 채찍질을 그 두 여신에게선 추노의 장혁처럼
뜨거운 불지짐과 과한 고통을 끊임없이 받을 것 같다.
그러길래 있을때 잘하라니까 ㅉㅉ)
Unknown Flemish Master, The Head of Medusa (ca. 1550)
안드레아스 숄 공연
세계 3대 카운터테너 중 하나인 안드레아스숄의 공연을 보았다. 공연장은 거의 공석없이 꽉 들어찼고,
첫곡의 타이틀인 “Music for a while”이 무대위로 떠오르고 반주자와 숄이 등장했다.
그러나 노래를 부르기 전 머리위에 조명이 안좋다는 말을 하며 다시 들어가고
수분이 지나서야 겨우 첫곡을 들을 수 있었다.
첫곡은 영국바로크 작곡가 Henry Purcell의 <오이디푸스 (Oedipus, Z.583)> 중에 나오는
아리아 'Music for a While'! 건장한 남자의 음역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곱고 높은 그렇다고
여성의 음성도 아닌 마치 악기와도 같은 아름다운 카운터테너의 전형적인 음성이 놀라웠다.
노래 가사 중에 등장하는 알렉토(Alecto)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복수의 세 여신(티스포네, 메가이라) 중 하나다.
머리카락이 뱀으로 되어 있고 악한자에게 채찍질을 하는 벌을 내리는게 주요 임무다.
안드레아스숄의 노래를 듣는다면 가사처럼 그녀의 머리에서 뱀이 떨어지고 채찍까지 내려 놓고
잠시 음악에 빠지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공연 중간에 목관리를 못한 듯 기침으로 사과의 말을 하며 노래를 다시 하고, 맨인블랙의
다림질도 안한 듯 보이는 다소 답답한 블랙의상(클래식공연은 가수콘서트와는 다르겠지만
그래도 한 두번쯤 의상을 갈아 입어주면 좋지 않을까 싶다), 잦은 노래 사이의 퇴장과 입장과
아낌없는(?) 박수, 중간 반주 악기를 옮기는 과정, 전체적인 피로감으로 최선을 다해 부르지
않는 다는 느낌을 주며 공연의 완성도가 다소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오히려 그의 마지막 앵콜곡이 가장 훌륭하였다.
공연에 대한 부담감과 긴장감을 덜고 마지막이라 그런지 혼신을 다하는 것 같았다.
암튼 어딘가 2프로 부족한 아쉬움 남는 공연이었다.
Portrait group: The singer Farinelli and friends by Jacopo Amigoni
Farinelli, by Jacopo Amigoni c1750-52
Carlo Broschi, dit Farinelli (1705 − 1782)
바로크시대는 '일그러진 진주'라는 뜻으로 르네상스의 단정하고 조화된 이성적인 표현에 비해,
강한 왕권과 함께 나타난 거칠고 과장된 남성 경향의 17세기 미술양식이 성행했던 시대다.
카라밧지오, 푸생, 렘브란트, 루벤스, 반다이크, 벨라스케스 ,베르메르, 다비드가 활동했었고,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의 여러 카톨릭 국가에서 발전한 예술양식이 성행하였다.
음악에서도 성악음악이 ‘오페라’라고 하는 양식으로 화려하게 꽃피었던 시대였다.
바로크시대에 교회 내에서 여성의 노래를 금지한 법으로 인해 여성의 음역(音域)인
소프라노나 콘트랄로 음역을 보존하기 위해 사춘기 이전에 거세당한 남자 성악가를 '카스트라토(castrato)'라고 부른다.
교황의 지배를 받는 나라에서는 식스투스(St. Sixtus) 5세 때부터 무대에 여자를 출현시키는 것이
금지되었었기 때문에, 남성이 여자 소프라노 역을 대신했다. 그들은 대부분 고아 출신이거나,
또는 부모가 거세를 동의한 가난한 집의 소년들 중에서 선발되었다. 영화 ‘파리넬리’의 주인공처럼
무대 위에서는 화려한 조명을 받았지만 현실에서는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현대에 와서 이런 야만적인 방법이 아니라 두성(頭聲)을 활용한 끊임없는 훈련으로 여성 음역에 이르는
남성 성악가를 '카운터테너(countertenor)'라 한다.
이번 공연의 주인공이며 현재 세계 정상급 카운터테너인 독일의 안드레아스 숄은
어릴 적 합창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고음역을 가지게 된 것이다.
카스트라토에 대한 첫 기록은 중세에서 르네상스 시대로 접어든 16세기에 처음 나타난다.
오페라를 통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카스트라토는 오페라 역사의 아주 초기부터 모습을 나타낸다.
그들은 주로 영웅적인 남성 역할을 맡았고 그 역은 18세기 중반을 넘어서면 거의 대부분 높은 음역으로
불려지게 된다. 이번 통영국제음악회의 개막작인 글루크의 작품의 오르페우스
역(우리나라 최고의 카운터테너 이동규가 분했던)도 소프라노나 콘트랄토 음역으로 되어 있다.
카스트라토는 바로크 시대에 절정을 누리다 17·18세기 무렵이 되면 쇠퇴하게 되는데 글루크의
감수성을 중심에 둔 오페라 혁명과 당시 시대적 풍자로 대중에게 인기를 얻게 된 오페라 부파(Opera buffa)의
유행과 당시 정치적인 박해를 이유로 들 수 있다.
카스트라토들은 1903년 교황 피우스 10세에 의해 교황청 성가대에서 공식적으로 완전히 금지된다.
18세기의 유명한 카스트라토로 우리에게는 파리넬리로 알려진 카를로 브로스키(1705∼1782)가 있다.
위에 그림들은 모두 그를 주인공으로 그렸다.
그에 대해 같은 시기의 성악교수 만시니는 “그의 목소리는 하나의 신비이다.
너무나 완벽한 데다 역동성이 가득하다. 공명이 클 뿐만 아니라 폭넓은 음역의 처리가 돋보인다.
그는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새로운 장식으로 노래에 창조적인 영감을 불어넣었다.
매우 부드럽고 편안하게 숨을 들이쉬어 지속하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그것이 언제 시작하고
언제 사라지는지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이다”라고 극찬했다.
피그말리온은 자신이 조각한 여성상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고,
이를 지켜본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그의 소원을 들어주어 조각상을 인간으로 만들었다.
예술의 절대적이고 순수한 창조성이란 범주는 종종 어떤 금기를 뛰어 넘기도 한다.
천사의 목소리를 무색케 했던 바로크시대의 그 카스트라토는 이제 없지만 그 완벽한 음악에 대한 동경과
기대는 애호가들의 향수를 끝없이 자극한다.
역사가 말해주듯
음악에서건 미술에서건 정치적인 압력과 예술에의 부조화, 극단적인 비합리는 현대에도 이어진다.
정치,경제, 환경, 기후문제 등 총체적으로 국내외가 모두 불안하고 뒤숭숭한 때이다.
원인도 모른채 배가 두동강이 나고 꽃같은 청춘들이 바다아래 가라앉았다.
들려오는 뉴스들은 흉악하고 한숨만 나게 한다.
그래그런가 이번 봄은 더디 오는 듯 하다. 그러나...
봄은 반드시 온다.
안드레아스숄이 불렀던 'MUSIC FOR A WHILE'처럼 음악으로 잠시 삶의 고단함을 내려놓고
쉼을 얻는다.
예술이 주는 위안이다.
첫댓글 좋은 글과 그림 잘 보았습니다. 영화 파리넬리에서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아찔한 목소리가 귀가에 들려오는듯 하네요...
파리넬리,더이상 존재하지 않아 그음성이 그리울 수 있을거 같아요, 안드레아스숄은 소름끼칠 정도는 아니더라구요,인간의 목소리가 악기같다 아름닫다 느껴졌여요
맞아요. 영화에서는 컴퓨터로 합성한 목소리죠. 몇일전 클래식FM에서 카스트라토를 소개하면서 파리넬리가 실존 인물인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ㅋ
흠. 박하언니 통영까지 행차를??? 대단대단.. ^^ 근데 공연 너무 좋았겠는데요..?
통영하곤 어찌 인연이 깊네 작년에도 갔었는데,올해는 음악제에서 초대해주셨네,잘 지내니?, 18일 여의도 만나서 같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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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좋아져서 서울에서 버스로 4시간 정도면 갑니다. 내년엔 함 가보세요,예술의 기가 넘치는 아름다운 곳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