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공부하던 친구가 어젯밤에 아무도 없는 빈집에서,
쓰러져 의식을 잃고 앰뷸런스에 실려 갔다.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운명을 달리 했다는 것이다.
큰 충격이었다.
갑자기 예고도 없이 오는 죽음이,
나도 칠십대 중반으로 들어서고 보니, 언젠가는 불시에 찾아올 위기의 순간이,
혼자이기에 걱정이 되었다.
이젠 살만큼 살아 원망도 후회도 없지만,
자식에게 행여나 짐은 지워주지 말고,
어느 날 갑자기 아쉬움이 남아 있을 때
잠자듯 떠나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기도하다.
접경지역 철원에는 사만여명 군민의 건강을 지켜주는 병원이 있다.
서울이나 의정부 포천등지로, 원정 진료를 받으러 나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위급한 상황을 대비해 24시간 근무하는 응급실, 입원실,
투석실도 겸비하고 있는 철원에선 입원도 할 수 있는
규모가 제일 큰 병원이다,
불의의 사고로 위급한 환자에게는 응급처치를 한 뒤, 서울 큰 병원으로 후송을 한다.
시골 농촌에서 내 집처럼 가기 편하고 친근한 곳,
이년에 한 번씩 검사하는, 건강검진도 이곳에 와야만 할 수 있다.
나는 동네 작은 병원을 다니며 수십 년 건강을 체크하며,
검사 후 약을 타다 먹곤 했는데, 이제는 병원을 바꾸기로 했다.
모든 의료시설이 갖추어진 좀 더 큰 병원으로...
이곳엔 아주 친절하신 선생님이 있다,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고 기분이 좋아지는,
흰 가운과 검은색 안경태가 잘 어울리는 소화기 내과 심재진선생님,
오늘도 이른 아침 선생님은 내과 환자를 찾아 회진하며,
환자의 상태를 점검하고 보호자에게 대처 방법을
상세히 설명해주신다,
언제나 친절하고 자상하신분이시다.
오늘은 약을 타러 병원에 갔다.
오늘따라 소화가 내과에는 의외로 환자들이 많다.
기다리다 내 차례가 돌아왔다.
선생님은 반갑게 맞으시며 어디가 아프냐고 묻는다.
“저 선생님, 혈압 약 두 달 치 처방해 주시면 안 될까요?
또, 염색만 하면 머릿속이 가려운데, 그 약도 함께 주시면... “
자주 가야하는 병원이 싫어서 어렵게 말씀을 드려본다.
전에 다니던 병원에선 혈압약도, 한 달 이상은 안 된다고 했고,
다른 곳에 이상이 있으면, 다음날 다시 진료를 가야했다.
나이가 들으니 병원과 더 친해지는듯 하여, 씁쓸한 마음이지만
이것이 우리가 걸어갈 인생길인 것을 누구를 탓하겠는가.
선생님은 활짝 웃으시며
“아 그러세요, 혈압 약은 두 달, 그리고 머리피부약도,
또 어디, 불편한데 없으세요?
또 필요 한 거 있으시면 다 말씀 하세요“
사이다를 한 컵 마신듯 속이 시원하다.
선생님 말씀 한마디에 순간 아픈 곳이 다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
약을 한 봉지 손에 쥐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즐겁고 가볍다.
약방에 감초같은 없어선 안될 건강지킴이 철원병원이 있기에
또, 친절하신 소화기 내과 심재진 부원장 선생님이 계시기에,
남은 내인생의 건강은 모두 병원에 맡기고
명대로 살아가는 그날까지
내레이션, 연극반, 글쓰기, 공부도하며 여고1학년 학생으로
먼 학교도 씩씩하게 잘 다니며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