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배터리의 완결편, III편입니다.
*제4차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기반기술로서의 전기에너지원인 차세대 이차전지기술은 미래를 열어가는 경쟁력있는 주요기술 중 하나입니다.
여러나라가 보다 성능이 우수한 이차전지의 기술개발을 위해 열띤 경쟁을 벌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3회에 걸처 연재한
“차세대 이차전지의 연구동향 및 기술발전 현황 I, II, III”
에 대한 [과학이야기]가 차세대전지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FE-칼럼] [과학이야기]
미래를 여는 차세대 이차배터리의 연구동향 및 기술발전 현황 III
-이 장 로
이차전지업계의 자체적인 산업분석에 의하면 2025년까지는 기존의 리튬-이온전지(Lithium–ion battery) 성능개량에 나설 것이고, 이후에는 전고체전지(all solid state battery)가 대세를 이루어 차세대배터리의 주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구개발 중인 리튬-금속전지(Lithium-metal battery), 리튬-황전지(Lithium-sulfur battery)의 상용화 이후에는 꿈의 전지로 불리는 리튬-공기전지(Lithium-air battery)를 개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여러나라에서는 앞다투어 성능이 우수한 차세대 이차전지의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호에서는 리튬-이온배터리, 리튬-인산철배터리(Lithium-iron phosphate battery), 그리고 전고체전지의 개발현황에 대하여 알아보았고, 여기에서는 현재 개발중인 리튬-금속전지, 리튬-황전지, 그리고 차세대 꿈의 전지로 불리는 리튬-공기전지 등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4. 리튬-금속전지
리튬-금속전지는 리튬금속을 음극으로 사용하는 전지이다. 리튬-이온전지가 상용화되기 전, 1970 년대에 Stanley Whittingham이 이황화 타이타늄(TiS2)을 양극으로 하고, 리튬금속을 음극으로 하는 리튬-금속전지를 개발하였다. 이 후 1980년대에 들어서는 Moli Energy 회사에 의해서 이황화몰리브덴(MoS2)를 양극으로 하고 과량의 리튬금속을 음극으로하는 리튬-금속전지로 상용화되었으나 전극단락과 전지가 폭발하는 바람에 생산이 중지되었다.
리튬금속을 음극재로 쓰게 되면 리튬 반응성이 좋아져서 배터리 충전시 리튬을 반대 방향으로 보내게 되는데, 보내진 리튬이 반대편에 리튬덴드라이트(Lithium dendrite;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체)현상으로 날카로운 나뭇가지모양으로 뽀족하게 자라게 된다. 이렇게 되면 날카로운 리튬금속이 분리막을 뚫어 전지가 폭파하게 되거나 망가져 기능을 잃게 되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리튬-금속전지 보다 앞서 리튬-이온전지가 1991년에 먼저 상용화되어 많은 관심이 집중되었으며, 현재까지 가장 성능이 뛰어난 이차전지로 사용되어 온 것이다.
그 후, 전기자동차, 노트북, 드론 등에 사용되는 이차전지의 대용량화 요구에 따라 리튬-금속전지가 자연스럽게 재조명을 받게 되었다. 리튬-이온전지에 음극재로 들어가는 흑연 대신 리튬금속을 음극으로 사용하게 되면 질량 대비 10배, 부피대비 3배 이상 전기용량이 늘어나 작은 크기의 배터리로도 효율을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게 된다.
즉,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전지의 음극은 흑연물질로 이론용량이 372 mAh/g이지만, 리튬금속은 이론 용량이 3,860 mAh/g으로 흑연보다 10배 이상 높은 이론용량을 가지며, 표준수소전극 대비 –3.040 V로 가장 낮은 전기화학전위와 0.534 g/cm3의 낮은 밀도를 가지기 때문에, 리튬금속은 음극으로서 아주 큰 가능성을 가진 물질이다.
그러나, 리튬금속 음극은 전기화학적 반응성이 높기 때문에, 낮은 쿨롱 효율(Coulombic efficiency; 전지의 충/방전 비율)로 충전과 방전이 계속되면 전해질과 리튬이 빠르게 소모돼 전지의 수명은 더욱 짧아진다. 또한, 전해질과 리튬음극의 부반응으로 생성된 불안정한 고체-전해질 계면상은 리튬음극 표면에 리튬의 나뭇가지모양의 성장을 유도해 전지의 사이클 수명과 안전성을 해친다. 양극표면에서의 전해질 산화 또한 양극-전해질 계면 생성으로 이어지고, 높은 전압에서 전해질이 지속적인 산화가 일어나는 불안정성 때문에 전지수명이 줄어들게 되므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최근 연구동향으로서, KIST 에너지저장연구단 조원일 박사팀은 기존의 순수 리튬금속 음극을 리튬-알루미늄 합금으로 대체해 불안정성을 제거하고, 또한 음극 표면에 이황화몰리브덴(MoS2) 기반의 초박막 인조 보호막을 형성하여 전지 용량과 수명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덴드라이트의 성장을 억제하였다. 초박막 인조보호막은 고체-전해질 계면상으로 그래핀계 나노소재를 리튬금속 표면에 고르게 전사한 것이다. 이와 동시에 리튬-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한 전지를 개발, 리튬-금속전지의 성능과 수명을 향상시켰다. 이와 함께 전해질 시스템을 최적화하여 기존에 개발된 리튬-이온전지 대비 2배 이상 수명을 끌어올리는 데도 성공했다고 한다.
따라서, 최근에 흑연 음극을 리튬금속 음극으로 바꾸는 리튬-금속전지개발에 많은 연구들이 집중되어 상당한 부분은 개선이 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지속된다면, 리튬-금속전지가 머지않아 상용화되어 이차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 때, 복잡한 리튬금속의 반응 메커니즘에 대한 비중있는 연구도 병행한다면, 리튬-금속전지의 상용화는 더 앞당겨 질 것이다.
5. 리튬-황전지
리튬-황전지는 현재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PC 등에 주로 사용하는 리튬-이온전지보다 이론적으로 약 8배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는 차세대 이차전지로, 스마트폰을 5일 이상 사용가능하게 하고, 전기자동차에 장착할 경우 1회 완충으로 2000 km 이상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초고용량 전지이다. 2030년 이후 상용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튬-황전지의 구성은 양극 소재로 자원이 풍부한 황 또는 황화물을, 음극 소재로 리튬금속을 사용하는 전지이다. 전해질로는 유기체/고체 전해질이 쓰인다. 기존의 리튬-이온전지의 제조공정을 활용 가능하다는 이로운점이 있으며 제조원가가 저렴해 최근 차세대 이차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계속되는 충/방전시 충전과 방전 과정에 생성되는 다양한 형태의 리튬 다황화물로 황에 손실이 발생하여 양극재(황)의 감소로 전지 수명이 짧아지고 용량이 줄어들게 되며 다소 위험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제조설비가 황에 의해서 부식하기 쉽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를 개선하려는 황 복합전극 소재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리튬-황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하여 진행해 온 연구동향을 살펴본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의 자체적인 산업분석에 따르면 양극재는 첫째, 최대한 많은 양의 황을 함유해야 하고, 둘째, 우수한 전도성 물질과 혼합을 통해 전기전도도를 높여야 하며, 셋째, 충/방전시 부피 팽창에 내성을 가지는 구조여야 하고, 넷째, 황의 환원 반응으로 생성되는 폴리설파이드(polysulfide; 다중 황화물)가 음극으로 이동하는 것을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수한 전기전도도, 넓은 비표면적(단위질량당 표면적), 기계적 강성 등을 가진 다공성 탄소, 탄소나노튜브, 그래핀(graphene) 등을 황과 합성해 복합소재를 제조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음극재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단전지 전압을 보유한 리튬메탈이 적합하다. 그러나 리튬메탈이 폴리설파이드와 반응하고, 리튬덴드라이트 현상으로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체가 표면에 형성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리튬메탈 표면에 보호층을 입히는 방법, 실리콘 나노와이어를 이용한 음극 합성방법 등이 연구되고 있다. 그리고 전해질은 고체 전해질이라야 하며 이것은 높은 이온전도도, 리튬메탈과 반응시 화학적 안정성이 유지되어야하고, 전극과 전해질의 접촉계면 등이 넓어야 한다.
겔(gel; 반고체 상태) 전해질은 고체 전해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이온전도도, 화학적 전기적 안전성 등이 장점이지만, 폴리설파이드의 용해를 원천적으로 막을수 없다. 따라서 고체전해질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분리막을 통해 폴리설파이드를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기술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숙명여대 화학공학과, KIST, DGIST 에너지공학연구소 등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6. 리튬-공기전지
리튬-공기전지는 충/방전 과정에서 산화물의 결합, 분해로 에너지를 생성하는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배터리로, 현재까지 알려진 이차전지 시스템 중에서 가장 높은 에너지 용량을 얻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차세대 꿈의 전지로 불리며, 가장 활발히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이차전지 중 하나이다. 현재까지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급격한 성능의 개선이 이루어져 왔으나 아직 상용화 되기에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리튬-공기전지의 이론적 에너지 밀도는 3500 Wh/kg 이상으로 리튬-이온전지의 10배에 해당하고, 차세대 배터리 중 가장 높은 용량을 얻을 수 있어 효율적으로 휘발유와 동급이라 할 수 있다. 리튬-공기전지는 공기 중의 산소를 무제한으로 공급받기 때문에 비표면적이 넓은 공기극을 통해서 많은 양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극에서는 리튬의 산화 및 환원 반응, 공기극에서는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산소의 환원 및 산화 반응이 일어나며 이차전지 및 연료전지기술이 복합된 전지라 할 수 있다.
리튬-공기전지 구동 원리를 알아보자. 리튬-공기전지는 음극으로는 공기와 전위차가 있는 리튬메탈을 사용하고, 양극인 공기극은 활물질(active material; 전지의 전극반응에 관여하는 물질)로 공기중의 산소를 이용하는 전지시스템으로, 리튬-황전지와 더불어 에너지 밀도가 큰 특성을 갖는다. 즉, 리튬-공기전지는 방전반응시 리튬금속의 산화 반응에 의해 리튬이온과 전자가 생성되고, 리튬이온은 전해질을 통해 이동하고, 전자는 외부 도선을 따라 공기극으로 이동하게 된다. 외부 공기에 포함된 산소는 공기극으로 유입되어 도선에 따라 이동한 전자에 의해 환원되면 Li2O2가 형성된다. 충전반응은 이와 반대 반응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단점으로서는 고순도 산소확보가 어려우며 산소 여가장치, 송풍장치 등 추가 장치로 부피가 증가될 수 밖에 없으며, 수명이 짧다는 것이다. 또한 충전에 쓰이는 일반적인 촉매인 백금이나 산화이리듐도 내구성이 낮고 가격이 비싸서 이 전지의 상용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미 상용화된 리튬-이온전지는 현재의 기술로 완전충전하면 그것의 99.99%를 사용할 수 있는데, 리튬-공기전지는 완전충전하더라도 그것의 60%정도만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이어서 차세대 배터리개발 로드맵 중에서 상용화계획이 가장 늦을 만큼 기술적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국내에서 DGIST 에너지공학전공 상가라쥬 샨무감(Sangaraju Shanmugam) 교수 연구팀이 리튬-공기전지의 효율과 수명을 향상시키는 촉매관련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4차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기반기술로서의 전기에너지원인 차세대 이차전지기술은 미래를 열어가는 주요기술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여러나라가 보다 성능이 우수한 이차전지의 기술개발을 위해 열띤 경쟁을 벌리고 있다. 그 와중에 우리나라 역시 세계 배터리시장의 중심에 서 있다.
정부도 국내 전지업체와 학교, 연구소간의 산-학-연 상호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이차전지 산업을 주도할 전문 인력을 양성하여야 하며, 그동안 전지셀업체, 장비업체, 소재업체 등이 폐쇄적 협력체제였다면 개방적 협력체제로 유도하여 개발된 소재와 공정장비가 조속히 양산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국내 전지업체가 해외의 수요처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도록 각종 시책을 수립하여 협조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