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를 이기신 하나님의 사랑
우리가 눈을 들어 산들을 바라봅니다. 우리의 도움이 어디에서 옵니까? 우리의 도움은 주님으로부터 옵니다. 하늘과 땅을 만드신 그분으로부터 옵니다. 주님께서 우리의 발이 미끄러지지 않게 하실 것입니다. 우리를 지켜 주시는 그분은 졸지 않으십니다.
정말로 이스라엘을 지켜 주신 그분은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습니다. 주님 우리 지켜 주십니다. 주님은 우리의 오른편에 있는 그늘이십니다. 낮에 태양이 우리;를 해하지 못하며, 밤에 달이 우리를 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 모든 재앙으로부터 지켜 주십니다. 그분은 우리의 생명을 보호하십니다. 주님은 우리를 어디서나 지키십니다. 지금부터 영원토록 지키십니다. <시편 12편>
아무리 큰 은혜를 받아도 은혜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좋은 일이 생겨도 감사할 줄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깨닫는 사람은 고난 가운데서도 원수를 용서하고 이것도 감사하고 저것도 감사하고 범사에 감사하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1999년 세상을 떠들썩 하게 한 ‘옷 로비 사건’의 중심에 있던 전 신동아 그룹 회장 최순영 장로가 최근 강남교회(김성광 목사)에서 그룹 해체의 진상과 함께 자신의 신앙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성도들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신실했던 한 기독 실업인의 몰락으로만 기억됐던 최 장로의 구속 과정과 신동아 그룹 해체를 둘러싼 그의 증언들은 최근 국민들에게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옷 로비 사건’ 무죄, 사실은 외면 당해
대한민국 경제개발이 가속화되던 시절, 여의도 벌판에 63빌딩을 세운 장본이기도 한 그는 기업인이기에 앞서 한국교회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왔던 신실한 장로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할 즈음 그의 아내 이형자 권사를 둘러싼 ‘옷 로비 사건’은 당시로서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결국 오랜 수사 끝에 2001년 대법원에서는 ‘이형자의 로비는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옷 로비’ 사건이 아닌 ‘옷값 대납 요구 거부’ 사건으로 오히려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사실은 외면당했습니다. 수천 명의 그룹 직원들은 거리로 내몰리고 기업은 해체 수순을 밟았습니다.
> 최 장로는 1999년 2월, 당시 정권이 자신을 전격 구속하고 대한생명이 충분한 유동자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적 자금을 투입해 국영화시키고 다른 기업에게 다시 불법으로 매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한다. 다른 20여 개 생 보사들에게는 1년6개월 정도의 자구노력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유독 대한생명에게는 11일의 시간만을 주었다고 한다. 또한 22조원 규모의 신동아 그룹을 한 순간에 공중 분해시켰습니다.
그는 “지나간 10년은 어떠한 항변도 탄원도 아무런 소용이 없이 앞이 꽉 막힌 세월이었다”며 “철저한 조사 끝에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국민 앞에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시는 이 같은 억울하고 불행한 사건이 이 땅 위에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그 고난의 시간 동안 죽지 않고 설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큰 은혜”라고 했습니다.
지난 10년은 어떤 항변도 소용 없는 꽉 막힌 세월 / “다시 웃을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 약속 믿기에”
구치소에 수감되던 날 물통의 물이 꽝꽝 얼어있을 정도로 추웠던 기억이 있던 그는 ‘왜 이렇게 영문도 모르게 고생을 당해야 하는가’하고 밤새도록 눈물만 흘렸다고 했다. 좌절감과 창피함, 수치심이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나날을 보내다 건강이 악화되자 이곳에서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기도하는 도중 시편을 121편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 서로다’라는 말씀이 그를 깨웠습니다. 잠자는 시간을 빼곤 하나님께 매달렸습니다.
그는 “왜 이런 어려움을 당하게 하셨는지 알게 하시고 회개케 하셨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 동안 많은 교회를 짓고 물질적인 지원을 하고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했지만 하나님은 ‘너 자신에겐 큰 자랑거리일지언정 그 나라와 의를 위한 순수한 마음이었느냐’고 꾸지람 하셨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63빌딩부터 어떤 것이든 애초에 하나님의 것이었다는 것을, 하나님의 것을 갖고 인심 쓰려 했다는 것을 그 때 깨달았습니다. 물질의 마음을 내려놓으니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이를 깨닫기까지 4, 5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그는 “하나님은 중심을 보시는 분 이시라는 것을 깨닫고 많은 회개를 했다”고 고백했습니다.
마음 깊이 자리잡은 분노의 마음도 다 가져가셨습니다. 옷 로비 수사를 맡았던 당시 법무장관이 김장환 목사를 통해 연락을 취해와 구치소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잊을 수 없는 화해를 나누었습니다. 당시 정부 실세들과도 그 안에서 ‘동고동락’하는 동안 “저들을 용서케 해 달라”고 끝없이 기도했습니다. 자신을 고생시켰던 이들이라 생각하면 자다가도 깼던 이들. 1년이 더 지나자 그 마음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그룹의 해체 당시 거리로 내몰렸던 수천 명의 직원과 그의 가족들, 범죄자로 몰렸던 아내와 10여 년 간 취직조차 불가능했던 자녀들. 그 아픔을 뒤로한 채 지금 다시 웃을 수 있는 이유는 “모든 것을 회복시켜주리라” 하셨던 하나님의 약속이 있기 때문입니다. 63빌딩 건축 당시 불가능을 가능케 하셨던 하나님을 경험한 확신은 그의 믿음을 굳건히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믿는 만큼만 응답해주십니다. 끝까지 완전하게 믿기를 원하시는 분이십니다. 그 때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그를 믿는 믿음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18세기 영국에 존 뉴턴이라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는 매우 불량한 청년이었습니다. 방탕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아버지는 그를 바르게 세우기 위해 영국의 해군에 입대를 시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군대의 엄격하고 규칙적인 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은 탈영을 해버렸습니다. 그는 체포되어 실컷 매를 맞고서 영창에 갇혔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조금도 뉘우치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화가 난 함장은 그를 아프리카 노예 선에 팔아 넘겨버렸습니다.
그는 15개월 동안 아프리카의 어느 작은 섬에 갇혀서 노예처럼 비참한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극적으로 영국 무역 선에 구조되어 영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노예선의 선장이 되어 아프리카의 흑인들을 잡아다가 팔아 넘기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그는 바다 위에서 심한 폭풍우를 만났습니다. 그는 다 죽게 되었을 때 비로소 하나님 앞에 고꾸라졌습니다. 그리고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 뒤에 그는 하나님의 은혜로 목사가 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과거의 어두웠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하나님이 그에게 베풀어주신 은혜에 너무나도 감격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의 은혜를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찬송가 405장 "Amazing Grace"입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큰 죄악에서 건지신 주 은혜 고마워/ 나 처음 믿은 그 시간 귀하고 귀하다."
그는 일평생 동안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하면서 죽는 그 시간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복음을 전하고 또 전했습니다. 그가 남긴 말씀 가운데 특별히 두 가지는 너무나 유명합니다. 그는 종종 설교시간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 다음에 내가 천국에 가면 세 가지 때문에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첫째는 그곳에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없다는 사실 때문에 놀랄 것이고, 둘째는 그곳에 있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와 있는 것을 보고 놀랄 것이며, 마지막으로 나 같은 죄인이 그곳에 와 있는 것을 보고 놀랄 것이다."
사실 천국은 바리새인처럼 자기 의가 강한 사람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세리와 창기처럼 겸손하게 자기의 죄를 뉘우치면서 회개하는 사람은 천국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가 우리 자신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압니다. 우리는 너무나도 큰 죄인입니다. 죽어 마땅한 죄인입니다. 그런데 나 같은 죄인이 천국에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하나님의 은혜에 깜짝 놀라게 되고 말 것입니다.
또 한 가지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그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기억력이 쇠퇴해졌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종종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다른 것을 다 잊어버린다 할지라도 나는 이 한 가지만큼은 결코 잊어버릴 수 없다. 그것은 내가 과거에 너무나 큰 죄인이었다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나의 구세주가 되신다는 것이다."
강남교회에서 간증한 최순영 장로는 “원수를 사랑하는 게 그렇게 힘든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응어리를 다 지워주셨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자리에 서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지난 세월의 깊은 회한을 남김없이 전하는 그의 표정에는 평안함이 있었다. 그는 “10년의 고난은 하나님의 은혜”라는 말로 지나온 시간들을 표현했습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의 지나간 삶을 돌이켜 보십시다. 우리도 역시 큰 죄인이었습니다. 죽어 마땅한 죄인이었습니다. 용서받기 어려운 죄인이었습니다. 그러나 구제주가 되셔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보혈로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의롭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에벤에셀로 지금까지 인도해 주셨습니다.
그 일은 내가 한 것이 아니라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한 것이었습니다. <고린도전서 15장 10절> 사도 바울의 고백입니다. 우리도 사도 바울처럼 이 모든 것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는 믿음 앞에 설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