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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시 판 : 세계의 지식과 상식
번 호 : 73
제 목 : 카오스 이론(혼돈 이론)
글 쓴 이 : 회옥
조 회 수 : 9
날 짜 : 2003/05/03 01: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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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이론(혼돈 이론)
지난 30여년 동안 서구 과학계에 엄청난 변화의 물결을 일으킨 것이 카오스 이론이다. 카오스 이론은 종래의 과학이 연구할 생각도 안하고 있던 불규칙한 현상의 배후에 감추어져 있는 규칙성을 뽑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과학의 패러다임 자체를 변혁시키며 인류의 지적 영역을 획기적으로 넓혀 가고 있다.
1. 진자운동에도 카오스가 존재한다<물리학>
자연현상의 대부분은 카오스이다. 또 카오스는 규칙적인 운동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자연계에는 규칙운동의 예가 무수히 많다. 그 중에서 진자운동은 쉽게 볼 수 있는 것이다. 줄에 매달린 추를 당겼다가 놓으면 주기적으로 왔다갔다 한다. 또 스프링에 매달린 물체 역시 당겼다가 놓으면 주기적으로 진동한다. 반면 자연계에서는 예측하기 힘든 불규칙 운동들도 눈에 띈다. 기상변화와 지진활동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런 자연현상들이 규칙운동에 비해 예측하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에는 대기나 지각에 대해서 충분한 자료가 축적될 경우 현대과학의 발전속도로 보아 언젠가는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으나 이러한 낙관적인 견해는 20 세기 후반 카오스의 발견으로 깨졌다. 이는 카오스라는 대단히 불규칙적인 운동이 자연계에서도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카오스에 숨겨진 질서들은 불규칙한 여러 현상들로부터 우리가 몰랐던 자연의 중요한 특성을 알게 해주었다.
도처에 숨어있는 카오스
진자란 줄에 매달린 추를 말하는데 당겼다가 놓으면 주기운동을 한다. 진자는 주기만 큼 시간이 지나면 항상 동일한 위치를 동일한 속도로 지난다. 이는 진자에 작용하는 지구의 중력에 의해 생기며, 주기는 오직 줄의 길이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실제 진자운동에는 중력 이외에도 작지만 공기저항력이 작용한다. 이 때문에 진자의 진폭은 시간이 갈수록 작아지다가 마침내 정지하게 된다. 이와 유사한 운동으로 그네의 왕복운동을 들 수 있다.
그러나 힘의 크기를 변화시키면서 관찰해 보면 진자운동의 다양함과 복잡함에 놀라게 된다. 주기적인 힘이 없을때는 당연히 정지한다. 힘이 아주 크지 않으면 주기운동이 일어난다. 그러나 힘이 커지면 불규칙한 카오스 운동이 일어난다. 카오스 운동의 특징은 주기적인 패턴이 관측되지 않고 무작위적인 것처럼 보이며 복잡성이 오랜시간 지속 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진자운동으로부터 카오스는 주기운동과 동일한 운동법칙에 따라 일어난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카오스는 결정론을 따른다고 할 수 있다. 카오스도 뉴턴의 운동법칙을 따른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는 카오스 속에서 카오스를 일으키는 질서나 법칙을 뽑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질서로부터 카오스 적인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설사 카오스를 일으키는 운동법칙을 알아냈다고 하더라도 로렌츠의 기상모델에서 발견된 나비효과(초기 조건에 대한 민감한 의존성) 때문에 카오스의 장기적인 예측은 불가능하다. 다시말해 카오스 상태에서는 초기조건의 작은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엄청나게 증폭돼 나중에는 거대한 차이를 만들어내게 된다. 대신 카오스 연구에서 얻은 질서나 운동법칙은 단기적인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는데 이용된다.
처음은 주기운동 나중엔 카오스
물과 유체의 운동변화로도 카오스를 관찰할 수 있는데 물을 그릇에 넣고 아래에서 가열하면 처음에는 대류현상이 일어난다. 대류현상이란 아래의 더운물이 위로 이동하고 대신 위의 찬물이 아래로 이동하는 물리적인 현상이다. 이 또한 주기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물이 더 가열되면 대류운동이 격렬해지고 마침내 물의 흐름 이 제멋대로인 난류(turbulence)가 생겨난다. 난류는 유체에서의 카오스 운동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담배연기에서도 볼 수 있다. 담배연기는 위로 올라가면서 주기운동의 나선형 패턴이 깨지고 난류인 카오스에 이르는 것을 보여준다. 뜨거운 물에 커피와 크림을 탈 때 일어나는 격렬한 섞임도 주위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카오스현상이다.
이상의 원통형의 회전을 하는 유체운동을 살펴보면 동일한 원인에 의해 주기운동과 카오스가 생김을 알 수가 있다. 또 운동의 격렬함에 따라 주기운동으로부터 카오스운동으로 진전된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카오스가 생기려면 자연계에는 비선형성을 가져야만 한다. 진자의 비선형성은 중력으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유체의 비선형성(정확하게 비례하지 않는 관계)은 압력차와 점성 때문에 생겨난다. 카오스가 있음으로 해서 자연현상은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는 것이다.
2. 정상인의 심장박동은 카오스<의학>
인체는 다양한 카오스 실험실이다. 뇌, 심장, 혈관 등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혼돈현상을 이해한다면 생명의 신비가 풀릴수 있을 지 모른다.
지금까지의 생체조직에 대한 대부분의 접근방법들은 선형적 원리에 근거하고 있다. 하지만 비선형적 특성을 완전하게 나타낼 수 없었던 까닭에 생체조직에는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 그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비선형적 동력학에 근거해 생체신호와 생체현상을 해석하는 혼돈이론이다.
서로 닮았다는 것
생체조직의 첫 번째 특징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not made) 발생되는(generated)것이란 사실이다. 발생의 과정은 일반적으로 자기유사성을 갖는 단위과정의 확대, 축소, 또는 변형된 반복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벗나무와 소나무의 비교에서 서로 닮지 않은 두 그루의 벗나무를 같은 군으로 분류하는 까닭은 같은 모습의 끌개(attractor)--어느 한 순간의 동력학계에 대한 모든 정보는 위상공간(기계적이건 유동적이건 간에 움직이는 물체의 계로부터 본질적인 모든 정보를 추상화하여 숫자를 그림으로 바꾼다)의 한 점으로 나타난다. 그 점이 그 순간의 동력학계다.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에 그 계가 살짝 변하여 그 점도 움직이게 된다. 따라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여 가는 계의 역사는 위상공간 내에서 궤도를 그리며 움직이는 점으로 나타낼 수 있다.--를 가지 고 있기 때문이다. 또 벗나무와 소나무를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서로 다른 끌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생체조직의 두 번째 특징은 시간에 따라 수시로 변화하는 동력학적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주변의 환경에 적응해 계속적인 변화가 발생하는 것은 살아있음의 본질적인 특성이라 할 수 있다.
뇌파 혼돈
대표적인 동력학적 시스템으로는 뇌를 들 수 있다. 불규칙하게 보이는 뇌파신호에 대해 혼돈이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비선형성과 피드백이 필수적인데 이 두 가지는 바로 생체조직의 기본적 특성이다. 생체 내의 모든 기관과 여기에서 발생되는 신호들은 신경 계와 호르몬계에 의해 제어된다. 이러한 신경계와 호르몬계의 기본적인 동작과 제어특성을 살펴보면 많은 부분이 비선형적이고 주위환경과 생체조직의 특성에 따라서 부피드백 또는 정피드백의 특성을 가진다.
정상적 상태에서 심장의 박동은 규칙적, 주기적으로 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 그렇지 않다. 이것은 정상적인 심장의 상태가 혼돈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은 심박동수를 제어하는 자율신경계의 두 부분, 즉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상호 작용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혼돈특성의 감소는 심장기능의 저하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이러한 특성을 정량화해 실제 임상진단에서 사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생체조직의 네 번째 특징은 여러 신체기관들이 매우 복합적이고 복잡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생체조직은 각 신체기관의 역할을 작은 규모로 분리시키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다른 시스템의 영향을 무시하거나 근사화해 나타내는 것이 무리일 경우가 많다. 혼돈 시스템은 시스템을 각각 분리해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의 시스템을 하나로 해 전일적으로 분석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심장박동을 연구하는 것 외에도 많은 생명과학 분야에서 혼돈시스템의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혼돈이론은 생체에서 나타나는 비선형적 특성, 자기유사성, 전일적 분석 등 생체의 특성을 분석하는 데 적합하다. 그래서 혼돈이론은 뉴턴역학에 기반을 둔 기존의 분석방법들에서 제공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생체현상에 대한 분석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생체의 매커니즘 연구와 이를 이용한 각종 진단 분야에서 많은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 다.
3. 주가예측은 가능할까<경제학>
경제분야에서 단기예측에 탁월한 위력을 발휘하는 카오스모형에 대해 알아보자.
변동성이 강한 주식가격을 잘 예측할 수만 있다면 주식투자는 재산증식에 더없이 매력적인 수단이 될 것이다. 최근 카오스 이론이 확산되면서 주식이나 외환 등의 자산가격을 예측하는 모형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확률적 예측기법 무너져
카오스이론이 경제학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시기는 1980년대 초. 당시만 해도 가장 애용되는 예측기법은 박스와 젠킨스가 만든 ARIMA 모형이었다. 이 모형은 데이터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확률적'(stochastic)으로 변동한다고 전제한다. 이때 모형화할 수 없는 부분은 모두 오차로 간주했다. 그러나 카오스 이론은 육안으로 볼 때 확률적으 로 보이는 데이터들이 실제로는 '확정적'일 수 있기 때문에 경제학자들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예측에 사용했던 박스-젠킨스 모형은 믿을 것이 못된다. 주가는 외양상 확률적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확정적이다.
단기예측력 탁월해
그렇다면 카오스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카오스가 비선형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카오스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주가나 환율과 같이 변동성이 심한 자산가격을 카오스 모형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가격의 변동성이 외부충격보다 가격내부의 동태적 구조에 기인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에 있어 카오스 모형은 탁월한 예측력을 가질 수 있다.
또 하나의 카오스의 특성은 동태적 불안정성이다. 기존의 경제학은 시간이 흐르면 경제가 균형으로 수렴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한 나라의 경제가 카오스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자생력에 의한 균형으로의 회귀는 불가능하다. 초기치에 대한 조그만 오차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큰폭의 예측오차로 변한다. 이러한 면에서 카오스계는 장기적으로 '예측 불가능'하다. 따라서 카오스 모형에 의한 예측은 단기에 한해 그 의의가 있다.
피터스는 허스트(Hurst)계수를 추정함으로써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카오스를 발견했다. 허스트 계수는 흔히 사용하는 카오스 검증방법 중의 하나로 관측치의 상관관계를 계산한다. 이밖에도 경제예측에서 세이크만과 르바롱은 종합주가지수로부터 카오스적인 동태구조를 확인했고, 윌리엄스는 프랙탕차원을 측정함으로써 주식거래에서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분석대상 자료로부터 카오스적인 증거를 뽑으면 그 다음 과정은 예측모형을 작성하는 것이다. 현재는 국지적 가중회귀모형과 신경망모형 등이 활발하게 사용 되고 있다.
컴퓨터의 발달과 카오스이론의 도입으로 10여년 전에 비해서 모형의 예측력은 현저하게 향상됐다. 이와 같은 추세는 카오스모형과 같은 비선형모형의 개발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