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백산 개관
소백산은 백두대간이 내려오다 태백산 부쇠봉에서 남서쪽으로 뻗어 내린 중부지방의 명산으로 정점인 비로봉을 위시하여 국망봉, 상월봉, 연화봉, 신선봉, 민봉, 도솔봉 등 해발 1.300m 가 넘는 대 능선이 웅장하면서도 부드럽게 펼쳐져 있다.
세찬 서북풍이 유명한 능선에는 광야를 연상케 하는 초원지대가 많고 주목단지와 철쭉군락지로 유명할 뿐 아니라 설경 또한 빼어난 산이다.
주변에는 부석사, 초암사, 비로사, 희방사, 구인사와 천동굴 등 명소가 산재해 있다.
이씨 조선 명종 때 퇴계 이황선생이 풍기군수 재직 시 초암사에서부터 배점초등하교까지 죽계천의 아름다운 소와 반석 등을 죽계구곡이라 칭하여 아홉 군데를 차례로 번호를 메겨놓았는 바, 그 중 으뜸은 5곡이다.
고려 충숙왕 때 근재 안축은 이곳에서 당대 무신들이 판을 치는 고려조정을 비웃으며, 유유자적 경기하여체로 죽계별곡을 읊었다.
# 산행후기
설날 하루 전
그러니까 까치설날을 맞이하여 설경을 기대하며 번개산행을 소백산으로 잡아본다.
때 마침 이른 새벽부터 눈이 내리고 있다.
오늘은 소백산의 설화와 상고대, 바람서리꽃을 만끽하리라 잔뜩 기대해 본다.
07:00 산신령님, 힐라리오님과 함께 산신령님의 달구지를 이용하여 중앙고속도로를 달려 풍기로 향한다.
치악재에는 잔설이 깔려 있어 조심스럽게 통과한다.
차안에는 산과 건강이야기로 꽃피우고, 어느새 죽령터널을 통과하고 있다.
역시 산꾼들에게는 산 이야기가 제일 흥미롭다.
풍기톨게이트를 빠져나와 풍기에서 비로사 방향으로 좌회전 삼가매표소로 향한다.
금성정계곡에는 봄이 오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겨울은 가스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삼가야영장 주차장에 달구지를 세워놓고 시멘트포장도로를 따라 비로사로 향한다.
개울 옆 버들강아지는 꽃망울을 한층 부풀리고 바위 위에 자생하는 바위이끼는 더욱 푸른빛을 발하고 있다.
얼음을 녹이며 힘차게 흘러내리는 물소리는 분명 봄의 교황곡이다.
고도를 높이 할수록 눈의 양은 점점 많아지고, 겨울산의 정취가 폐부 깊숙이 스며든다.
경상도 양반들을 대신하는 양반바위를 지나 샘터에는 겨울 가뭄 탓인지 물 한 방울 보이지 않는다.
10:46분 비로봉
갑자기 세찬 북서풍이 몰아쳐 몸을 가눌 수 없고, 바람서리에 안경이 얼어붙어 앞이 보이지 않는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로 손가락이 얼얼하고, 여태껏 누렸던 봄기운은 온데간데없다. 비로봉의 자연표지석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자마자 서둘러 국망봉으로 향한다.
방부목 계단을 정신없이 내리친다.
바람이 잔잔한 안부에서 안경을 닦고 주위를 돌아보니 온통 설화천국이 펼쳐진다.
철쭉나무는 흰 꽃을 피우고, 고목에 붙어 있는 바람서리꽃은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다.
사슴뿔설화, 별꽃설화, 산호초설화, 녹각설화, 삼형제설화, 뱀꼬리설화 등 갖가지 설화는 산쟁이의 마음과 혼을 모두 뺏어가 버리고 만다.
산신령님 왈 “직여준다”!를 연발하신다.
소백만이 간직하고 있는 설경의 풍취는 늘 넉넉하고 소박하다.
다만 주위가 가스로 가득해 먼 곳을 볼 수 없는 아쉬움이 남고, 고려엉겅퀴는 죽어서도 하얀 꽃을 만개하고 있다.
설경에 매료되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국망봉까지 이어간다.
12:07분 국망봉
신라의 마지막 태자인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들어가는 길에 이곳에 올라 신라 땅을 바라보며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는 전설이 있다.
국망봉을 대표하는 바위들은 흰옷으로 갈아입고, 바위 밑 아늑한 곳에서 점심을 즐긴다.
다시 100m 정도 후퇴하여 좌회전 초암사로 향하여 가파르게 내려간다.
13:08분 석륜암터
봉황새 머리형상의 봉두암이 석륜암터를 지켜주고 있고, 입구 우측에는 미니석탑이 세워져 있다.
계곡에는 두꺼운 얼음을 밀치고 고드름이 달려 있고, 점점 내려올수록 봄기운이 완연하다.
울창한 수림 속에는 물오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봄의 전령사인 생강나무는 꽃망울을 부풀리고 있다.
계곡 주위는 수림의 보고다.
밤에 빛을 발한다는 야광나무, 고추꽃 같은 꽃을 피우는 고추나무, 꺽은 가지를 물에 담으면 푸른색을 띈다는 물푸레나무, 열매와 잎이 강장재로 쓰이는 산사나무, 복자기, 광대싸리, 산초나무, 신갈나무, 고로쇠나무, 팥배나무, 쪽동백나무, 당단풍나무, 동백나무 등이 자생하고 있다.
국립공원에서 나무이름과 설명을 곁들인 표지판을 달아 놓아 생태교육에 도움을 주고 있다.
14:09분 초암사
해발 500m라는 표지목이 있고, 사찰의 규모가 많이 커져 있다.
다시 300m 정도 후퇴하여 국망봉 4.1Km, 초암사 0.3Km라 쓰인 표지목에서 좌회전 “등산로아님”이라 적힌 표지판을 넘어 계곡을 따라 달밭재로 향한다.
국립공원 내의 등산로 아님이라 쓰인 곳은 항상 비지정등산로인 것이다.
수량이 풍부한 계곡에는 활엽수와 침엽수가 빼곡하다.
당단풍나무가 많아 가을철 단풍산행지로 손색이 없는 곳이라 생각된다.
옛날 산판길인지 등산로도 상당히 넓다.
14:36분 합수곡 나무다리
이곳에서 좌측계곡을 따라 완만한 길을 호젓하게 올라간다.
14:40분 농가
다 쓰러진 농가에는 달콤한 샘이 마당 안에 솟아나고, 절터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지세와경관이 빼어나다.
언젠가 모든 것을 버리고 들어와 살고픈 곳이다.
14:59분 달밭재
몇 채의 농가를 지나 한참을 오르니 달밭재로 우측에는 비로봉, 좌측에는 원적봉 가는 등산로가 희미하게 나타난다.
직진하여 잣나무 조림지를 지나 조금 내려서니 달밭골 마을이 나타나고, 비로소 문명의 상징인 승용차가 보인다.
15:35분 삼가야영장으로 원점 회귀하여 소백산의 아름다운 설원을 가슴에 담는다.
풍기온천에 들렸지만 때를 벗으려는 인간들이 어찌나 많은지 문전에서 박대당하고 솔잎동동주로 뒤풀이를 갈음한다.
첫댓글 소백의 설경 정말 장관이군요! 부럽습니다.
까치설날 이브날에 소백산 설경을 눈에 담고 오셨다니..부럽습니다.
빨치산님... 고맙습니다...소백산 눈꽃나라에서의 멋진 하루였습니다~~~
소백산은 제가 꼭 가보고 싶은곳인데 ....아직 못가봤어요.. 기회가 된다면 꼭한번 가고싶네요~~ 2번이가 마음먹었지만 포기한곳이라 더 가고 싶을지 몰라요......... 진달래가 가득할때 가면 좋겠단 생각한답니다...
소백산... 저희 고향 동네인데요...히히...^^ 정말 조아요.. 봄/여름/가을/겨울...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