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포시인 특집 |림금산
수석 외 1편
두만강 수석 밭에
푸른 봄이 걸어오고 있다
나는 홀로 자갈밭에 앉는다
멀리로는 녹색의 일광산日光山이 보이고
가까이로는 날따라 여위어가는
두만강이 흐른다...
내가 수석이 된지도 이젠 여러 해가 흘렀지만
나는 시종 말한다 나의 수마水磨는 아직도 진행형이라고
돌은 고향의 돌, 나는 고향의 이끼
그래서 돌도 나와 비슷한 영혼을 가지고 있고
지금 내 주위에 둘러앉아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저 창창히 높은 고공高空을 꿈꾼다
하늘이 저렇게 그냥 푸르른 건
돌과 나 그리고 우리들의 마음이
항상 저 하늘로 열려져 있기 때문이다
----------------------------------
산은 돌아누우며
산은 돌아누우며 숱한 꽃을 피워올린다
굽이굽이 부드런 살결마다 제 이름자를 단
향기 짙은 뭇꽃이 화사하게 망울 터친다
코로 맡다가 얼굴로 맡다가 나중엔
온몸으로 맡아내는 나의 언덕
그 몸에서 출렁이는 온갖 숨결을
나는 폐부 깊이 들이 마신다
산새마저 걸음 멈추고 놀란 가슴 달래고
구름마저 잠깐 머물다 가는
산아, 뒤채이며 활-활- 타오르는 너의 호소에
태양은 콸---콸--- 뜨거운 열기 쏟아주고
바다는 파도를 감았다 푸르게 밟아 차며
그 위에 크나큰 감동을 푸들치는 교향곡으로 연주한다
-------------------------------------
림금산
중국작가협회 회원. 연변작가협회 이사 역임. 시집 『불새』, 『달을 만나고 온 날 밤엔』, 평론집 『중국조선족아동문학사』(공저) 등 다수 출간. 연변작가협회 <정지용시문학상> 등 다수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