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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와 나폴리의 최종 우승 다툼, 그리고 라치오, 로마, 인테르, 밀란 등이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두 자리를 놓고 벌이는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는 세리에 A 빅 클럽 간의 놀라운 맞트레이드나 깜짝 영입 같은 소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마도 빅클럽들은 지금 바로 영입을 서두르거나 적절한 포지션으로 스쿼드를 강화하는 것보다 오는 6월에 보강을 하는 편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중소클럽들은 도저히 거부할 수 없을 만큼 큰 오퍼 앞에 주력선수를 매각해야 할 처지에 종종 놓이곤 했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이적시장에서는 자신들이 데리고 있는 가장 비싼 선수들을 지켜내는데 성공하면서 빅클럽들의 물량 공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이적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팀은 보통 순위표 중간쯤에 위치하는 팀과 강등만은 피하기 위해서 사투를 벌이는 팀들이다. 전반기에 꽤 괜찮은 성적을 거두어 그것을 유지하려는 팀들이나 베네벤토, 베로나, 사수올로처럼 예상보다 순위표가 아래에 위치한 것을 어떻게든 뒤집어 보려는 팀들 말이다.
INTER 인테르
그 어떤 팀보다도 1월 이적이 필요했지만 결국엔 팬들의 기대를 실망시킨 팀은 인테르이다. 16라운드가 끝나던 12월 10일에는 무려 순위표 제일 꼭대기에 자리할만큼 믿을 수 없이 훌륭한 시즌 초반을 보냈던 스팔레티의 인테르는 이어 6경기를 내리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라치오의 뒤를 이어 4위까지 미끄러지는 암흑기를 맞이하고 말았다.
적절한 백업멤버도, 공격수도 없이 매우 얇은 스쿼드로 시즌을 시작했던 네라주리의 모든 약점들이 동시에 드러나버려 부정적인 결과가 연속해 이어진 셈이었다. 실제로 1월 이적시장 개장 초반에 스팔레티는 주전으로 뛸 만한 센터백 하나, 수준있고 강력한 미드필더 하나, 그리고 적어도 전반기 내내 이카르디의 천재성만을 기대한 채로 PA 중앙을 향해 끝없이 올리는 칸드레바와 페리시치의 크로스가 거의 유일한 공격방식인 팀에 기동성을 증가시켜줄 매우 빠르고 기술이 좋은 공격수 두 명 정도 영입해 줄 것을 클럽 보드진에게 강하게 요청하기도 했다.
[인테르로 이적한 하피냐]
하지만 이적시장이 마무리된 지금 인테르 진영에는 정말 거대한 실망만이 남았다. 결국 클럽 운영진에 대한 팬들의 저항이 시작되어 팀 구단주인 장진동의 아들인 스티븐 장의 인스타그램에 인테르 팬들이 몰려들어 테러를 가하기도 했다. 실제로 인테르 단장이던 피에로 아우실리오가 이적시장 중에 협상을 진행하고 있던 두 선수, PSG의 하비에르 파스토르와 장진동이 소유한 또 다른 클럽인 장쑤 쑤닝의 하미레스의 밀라노 이적에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구단주의 영향력이 행사된 것으로 보인다.
하미레스의 경우 거의 딜이 완료되었던 것처럼 보였다. 양 팀의 구단주가 동일하고 선수 본인 역시 유럽 무대 복귀를 위해 인테르로 가려는 바람을 보여주었다. 현재 쑤닝의 감독을 맡고 있는 파비오 카펠로 역시 이 딜에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반면 파스토레의 딜은 2천 5백만 유로에 임대 후 의무이적의 조건으로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서 인테르가 PSG 에 약 6백만 유로 정도를 지급해야만 했다.
하지만 진행 중이던 두 거래를 정지시킨 장본인은 다름 아닌 장진동 구단주 본인으로 보인다. 이는 우선 회계 장부상의 흑자를 맞추기 위해 아직 6천만 유로 정도가 더 필요한 인테르의 사정과 UEFA 의 FFP 제제 규정, 또 특히 축구에 대한 해외투자 건에 상당히 강력한 중국 정부의 압박이 원인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결국 이적시장이 닫히고 인테르는 분명 스팔레티에게 여러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팀 전력 더 강화는 어려워보이는 선수 둘을 영입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먼저 센터백인 밀란 슈크리니아르와 미란다의 부상 공백을 메워줄 29세의 아르헨티나 출신 리산드로 로페즈가 벤피카로부터 임대영입되었다. 또한, 대단한 재능의 소유자이지만 심각한 반월판 부상으로 인해 한 번도 풀시즌을 치뤄본 적이 없어 아마도 몸 상태가 100%의 폼은 아닐 것으로 보이는 바르셀로나의 하피냐 역시 임대로 영입되었다.
반면에 인테르는 7년간 활약했다가 갈라타사라이로 이적한 나가토모, 2016년에 4천만 유로로 영입했다가 이번에 시즌 종료까지 웨스트햄으로 임대된 주앙 마리우를 떠나보냈다. 파스토레 영입을 위해 인테르는 마르첼로 브로조비치를 팔기로 결심했지만 이 딜이 결론이 나지 않게 되면서 결국 인테르 보드진 역시 마음을 바꿔 그는 밀라노에 잔류하게 되었다.
라치오가 상당히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으며 가투소의 밀란 역시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순위 반등을 이루는 가운데, 스팔레티 감독으로서는 어쨌든 챔스 진출권 1장을 따낸다는 시즌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스쿼드에 적절한 선수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메르텐스와 벤피카에서 인테르로 이적된 리산드로 로페즈]
NAPOLI 나폴리
인시녜, 메르텐스, 카예혼 중 한 명이라도 부상을 당할 경우를 대비한 보조 공격수를 사리 감독에게 안겨주기 위해 두 개의 협상을 오랜 기간동안 바쁘게 진행시켰던 나폴리에게 있어서 이번 이적 시장은 실패라고 결론내릴 수 있다.
먼저 나폴리는 볼로냐의 젊은 재능 시모네 베르디를 데려오기 위해 2천만 유로의 오퍼를 날렸다. 클럽에선 이 오퍼를 받아들였으나, 도나도니 감독과 함께 볼로냐에서 좋은 폼을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경기를 출장하고 싶어하던 선수 본인이 나폴리 이적을 원하지 않아 이 오퍼를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
베르디의 거절로 나폴리는 사수올로의 1993년생 공격수이자, 오래전부터 세리에 A 에서 가장 재능있는 젊은 선수 중 하나로 평가받던 마테오 폴리타노 영입에 집중하였다. 나폴리는 2천 8백만 유로의 이적료에 젊은 알제리 출신 트레콰르티스타인 오나스의 임대까지 추가한 오퍼를 제안했고 사수올로 측 역시 폴리타노를 대체할 자원으로 칼리아리의 브라질 출신 공격수 디에고 파리아스를 8백만 유로에 영입하는 딜을 위해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적시장 최종일의 마지막 순간에 협상은 틀어져버렸다. 나폴리는 사리 감독이 요청한 보조 공격수를 아무도 얻지 못한 채 빈 손으로 일어서야만 했다. 나폴리에 영입된 유일한 자원은 리저브팀 감독 폭행에 휘말려 팀 전력에서 제외된 후 툴루즈에서 무상으로 영입된 프랑스 출신 1996년생 중앙미드필더 지네딘 마샤시뿐이다.
[나폴리의 앨런과 나폴리로 이적할 뻔한 폴리타노]
JUVENTUS 유벤투스
1월 이적시장에서 유벤투스는 소소한 협상 몇 개만 있었을 뿐이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딜은 수많은 부상을 겪은 후 경기력을 회복하고 보다 많은 출장 경험을 위해 마르코 피야차를 샬케04로 임대이적시킨 것이다.
그리고 2000년생 미드필더 파브리치오 칼리가라를 2백만 유로에 칼리아리로, 2016년에 이미 사수올로로 임대를 다녀온 적이 있는 1997년생 스페인 출신 오른쪽 윙어인 폴 리롤라를 다시 사수올로에 7백만 유로에 완전이적시켰다.
반면 영입된 이들은 처음 얼마동안은 2군을 돌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 젊디 젊은 선수들이다. PSV 로부터 영입된 19세의 트레콰르티스타 레안드로 페르난데스, 파라과이의 클럽 스포르티보 루케뇨에서 영입된 2002년생 파라과이 출신 풀백 오캄포, 엠폴리에서 임대로 영입된 19세의 오스트리아 출신 공격수 아넬 야쿠포비치가 그들이다.
한편, 칼리아리로부터 2천 5백만 유로의 몸값이 붙은 북한 출신 공격수 한광성에 대한 유벤투스의 관심은 크게 확대되지는 않았다. 유벤투스는 6월에 그를 영입하려고 준비할 듯 싶다. 고작 19세의 나이에 세리에 B 에서 17경기에 7골을 터트리면서 존재감을 어필한 북한 출신의 공격수는 놀라웠던 전반기를 끝내고 페루자에서 칼리아리로 복귀한 상황이다.
그리고 6월에 리버풀에서 계약이 만료되는 독일 출신 미드필더 엠레 찬을 토리노로 데려오기 위해 여전히 협상과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비안코네리의 보드진은 선수에게 연봉 5백만 유로에 4년계약을 제시할 예정이다. 반면 이탈리아의 원석이라 불리던 피에트로 펠레그리를 놓친 것은 아쉽다. 비안코네리는 고작 15세 280일의 나이에 세리에 A 에 데뷔한 2001년생 공격수인 그를 제노아에서 영입하는데 2천만 유로를 오퍼했지만, 펠레그리를 손에 넣은 것은 그 젊은 선수에게 연봉 1백만 유로에 3천 1백만 유로의 이적료를 제시한 프랑스의 AS 모나코였다.
[페루자로 임대되었다가 칼리아리로 복귀한 한광성]
ROMA 로마
비록 에딘 제코가 첼시로 떠나고 싶어한다는 소문으로 인해 로마 팬들이 매우 분노하였고 로마의 라커룸 내부에서도 다소 불협화음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달아오른 이적시장에서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로마 역시 마찬가지다.
눈여겨볼 만한 유일한 이적은 이탈리아계 브라질 수비수인 에메르송 팔미에리가 2천만 유로에 9백만 유로의 보너스로 첼시로 이적한 것뿐이다. 에메르송은 좌측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인해 작년 5월 28일 이후로 계속 팀에서 제외되어 있었고 4월에서야 겨우 다시 복귀한 상황이었다. 떠나가는 에메르송 팔미에리를 대체하기 위한 자원으로는 23세의 아르헨티나 좌측 풀백인 조나탄 실바가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이적해왔다. 임대료 1백만 유로에 10경기 이상 출장시 5백만 유로의 이적료로 의무이적한다는 조건이다.
비록 전반기 내내 로마의 왼쪽 측면은 전 맨체스터 시티 선수였던 알렉상데르 콜라로프가 놀라운 퍼포먼스로 잘 커버해주기는 했지만 조나탄 실바 역시 아르헨티나 성인대표팀에서 2경기를 소화했으며 스포르팅에서는 포르투갈 컵대회와 리그 컵대회, 수페르코파를 품어봤을 만큼 촉망받는 자원이기도 하다.
매우 중요한 오퍼가 들어왔을 시에는 선수들을 내어주고서 이어서 동일한 실력과 가치를 갖췄지만 몸값은 아주 낮은 선수들로 이를 대체하려는 몬치 단장의 정책은 속되고 있다. 세비야에서는 그의 방침이 성공을 거두었지만 로마에서도 그 성공이 지속될지 이번 후반기가 몬치 단장에게 결정적인 시기가 될 것이다.
[사수올로로 이적한 바바카르]
기타 팀들
순위표 상위권의 팀들 중에서 밀란은 주목할 만한 이적시장 움직임은 전혀 없는 반면, 라치오는 베로나로부터 우루과이 국가대표 수비수 마르틴 카세레스를 영입해 팀을 보강했다. 무엇보다 팀 수비 라인의 보석과도 같은 네덜란드 출신 스테판 데 브라이의 계약 연장에 성공했다. 그와의 계약 연장이 실패했을 경우 이탈리아와 잉글랜드에서 수많은 오퍼들이 쏟아지던 상황에서 그가 6월에 이적료없이 떠날 뻔했기 때문이다.
피오렌티나와 사수올로 간에는 공격수 맞트레이드가 이뤄졌다. 세네갈 출신 바바카르가 임대후 의무이적으로 사수올로로 간 대신에, 이탈리아인인 디에고 팔치넬리가 역시 임대 후 의무이적 조건으로 피오렌티나로 건너왔다.
팔치넬리는 지난 시즌 크로토네의 유니폼을 입고 세리에 A 에서 활약했던 주인공이었지만 사수올로에서는 아직 최고의 폼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었다. 반면 24세의 바바카르는 2007년 유스팀에 입단한 이후 오직 비올라 셔츠만을 10년동안 입고 있다가 이번에 피오렌티나를 떠나게 되었다.
게다가 피오렌티나는 또한 생테티엔의 1992년생 미드필더 브라이언 다보를 3백만 유로에 영입했는데 비록 주전으로 뛸 선수는 아니겠지만 비올라의 중원에서 기동성을 올리고 힘과 피지컬을 더하는데 도움을 줄 만한 자원이다.
[베네벤토로 이적한 바카리 사냐와 베로나로 이적된 롤란도 아론스]
강등을 다투는 팀들 중에서 이번에 최고의 이적시장을 보낸 것은 베로나다. 주장 잠파올로 파치니를 스페인 라 리가의 레반테로 시즌 종료까지 임대를 보냈고, 브루노 수쿨리니를 1백 50만 유로에 아르헨티나의 리버플레이트로, 다니엘 베사를 1백만 유로에 제노아로 임대, 카세레스를 라치오로 각각 떠나보냈다. 이렇게 이적으로 벌어들인 3백 10만 유로는 모두 영입에 재투자되었다.
수비 강화를 위해서 루마니아 출신 1995년생 데이안 볼도르를 볼로냐에서 임대영입했고, 30세의 세르비아 출신 야고스 부코비치는 러시아 월드컵 명단에 소집될 기회와 더 많은 출장기회를 위해 베로나로 이적해왔다.
미드필드에는 우디네제에서 브라질 왼쪽 미드필더 라이더 마토스가 임대로, 현재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재능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잉글랜드 미드필더인 롤란도 아론스가 소속팀인 뉴캐슬에서 자리를 보장받지 못하자 역시 임대를 통해 베로나로 이적해 왔다. 공격진에서는 파치니의 대체로 크로아티아 출신 1994년생 공격수 브루노 페트코비치를 볼로냐에서 임대로 영입했다.
지난 주 피오렌티나의 홈에서 거둔 4-1의 승리는 분명 베로나의 잔류 희망에 다시 불을 붙여준 셈이 되었다. 어제 홈에서 로마를 상대로 분패하면서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베로나가 잔류하기 위해서 끝까지 고생을 좀 할 것이란 사실을 모두에게 상기시켜주기는 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제 이적시장은 마무리되었고 더이상의 변화는 없을 것이기에시즌 종료까지 이 스펙터클한 시즌을 즐기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
번역: 구지훈
사진 제동: 게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