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동남아시아 불교국가 미얀마 성지순례(4) (2024년 3월 1일 ~ 3월 8일)
짜익티요
부처님 머리카락 사리 모신
황금바위 불탑
글 덕광 김형근
-본지 편집인
황금바위 Golden Rock 풍경
3월 4일 월요일 양곤을 자동차로 출발해서 동쪽으로 200 Km 정도 가면 몬주에 있는 짜익티요산이 있다. 이 산 꼭대기 해발 1102 미터에 높이 7.6미터의 바위가 곧 떨어질 것 같아 보인다. 이 바위 위에 불탑이 있는데 여기에 부처님 머리카락 사리가 모셔져 있다고 한다. 원래는 보통 바위였는데 순례자들이 소원을 빌면서 금으로 된 얇은 종이를 바위에 붙이면서 바위 전체가 황금색으로 변했다고 한다. 지금도 여기 오는 사람들은 바위에 비싼 금박 종이를 사서 계속 붙이고 있다.
‘짜익티요’란 스님의 머리에 얹어 운반된 파고다‘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신성한 곳이어서 여성 출입금지라는 표지가 여기 저기 붙어있다. 미얀마에는 부처님 머리카락과 관계있는 곳이 여러 곳이 있다. 양곤의 술레 파고다와 쉐다곤 파고다, 보웅타웅 파고다와 바고의 황금사원인 ‘슈웨모다‘ 그리고 이 황금바위 탑 등 많다. 안내 책자에 의하면 이곳은 전통 불교보다는 미얀마 전통 신앙인 ‘낫’신앙과 관련이 깊다고 한다.
오전 8시 가이더와 함께 출발했다. 나는 일반 관광을 다니는 곳이 아니고 주로 사찰과 불탑을 찾아 다니기 때문에 미리 자료를 찾아서 공부를 하고 가면 가이더가 필요 없다. 나 뿐만 아니라 여행을 직업처럼 다니는 사람들은 가이더와 함께 다니는 사람은 없다. 뉴욕 플러싱 사는 사람은 매년 5-6 개월 여행 다니는 여행전문가는 호텔 예약도 하지 않고 다닌다. 오지 여행도 문제 없이 혼자 다닌다. 내 경험으로도 현지에 가서 보면 동남아시아 큰 사찰은 대부분 영어 안내문이 있고, 운 좋은 경우에는 그곳을 정말 잘아는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그동안 라오스, 태국 등에서 사찰 방문하여 내 명함을 주고, 잡지를 보여 주면 대체로 스님들이 만나주고 사진도 찍어주었다. 그런데 이번 짜익티요 가는 길은 위험해서 현지인 가이더가 꼭 필요하다고 해서 할 수 없이 가이더와 함께 했다.
양곤을 아침 8시에 출발했는데 출근 시간과 겹쳐서 양곤 시내를 벗어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양곤시장을 벗어나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다니는 차량이 별로 없었다. 다만 중간 중간에 어떤 경우에는 경찰이, 어떤 경우에는 군인이, 어느 곳에선 군인과 경찰이 함께 검문을 했다. 검문때문에 차가 정체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검문은 까다롭지가 않았고 분위기도 살벌하지 않았다. 이 검문에 가이더 라이센스와 내 여권 복사본을 보고, 통과 시켰는데 내 여권은 딱 한 차례 요구하는 곳이 있었다. 식당에서 점심도 먹고 오후 1시에 킨푼kinpun 마을에 도착했다. 황금바위 초입인 곳이다. 이 곳에 차를 맡기고, 덤프트럭으로 갈아타야 한다. 이곳은 시골 정류장 처럼 시끌벅적하고, 짐 운반하는 사람, 모자파는 사람등이 많았다. 덤프트럭 차에 대략 밀착해 앉아서 40명 정도가 앉는다. 나는 운전석 옆에 한사람당 2 달러 정도 내고 주변 경치를 보고 갔다. 경사가 아주 심하고 길이 비좁은 곳을 운전사는 익숙하게 곡예하듯이 갔다. 케이블 카도 있지만 나는 덤프트럭을 타고 갔다. 종착지에서 내려 호텔이라고 되었지만 오래된 여관 같은 곳에 짐을 풀으니 2시가 되었다.
이 시간은 햇볕이 뜨거워 5:30에 사진으로만 봤던 황금바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3 월 5 일 새벽 4시에 도 가 보았고, 오전8시 무렵에도 다시 갔다. 황금바위는 경비하는 사람들이 특별 경비를 서고 있는데 새벽 5시에 황금바위 입구 문을 열었다. 바닥이 대리석으로 깔린 넓은 광장은 어린이들의 놀이터였고, 광장 한쪽에서는 돗자리 깔고 이불 덥고 자는 사람들이 여기 저기 구석구석에 많이 있다. 아침부터 미얀마 전국에서 짐을 이고 지고 혼자, 가족끼리, 친구들과 함께 또는 단체로 제각기 소원을 안고 끊임없이 올라온다. 스님들도 많고, 주로 여성이 많았는데 어린이 포함 젊은 층도 제법 되었다. 이곳이 미얀마인들의 성지이기도 하지만 소원을 성취하는 기도처로 유명하다고 한다.
밤새 기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새벽에 과일과 음식을 사서 황금바위를 향해 기도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밀려 들었다. 향과 초에 불을 켜고 기도하는 사람, 독경을 하는 사람 등 다양한 기도를 하였고 ‘낫’신앙 신당에 기도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들의 기도 모습은 오래전 한국에서 보던 그 모습과 비슷해 보였다. 나도 금박도 붙이고, 향과 촛불을 켜고 소원을 기도했다.
미얀마 짜익티요 황금바위에서 만난 스님들
짜익티요에는 일반 사람들 뿐 아니라 스님들도 많이 찾아온다. 어린 동자 스님들도 많이 볼 수 있는데, 장난감을 든 스님, 같은 또래 어린이들과 함께 뛰어 노는 스님들도 많았다. 스님과 일반 신자라는 구별없이 한데 어울려 천진스럽게 노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이곳 외에 다른 곳이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