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같은 겨울인지 겨울같은 봄인지 헷갈리는날 날씨도 인생사 처럼 오락가락이다.
겨울 같은 겨울에 몸이 움추러 들어 산행을 다소 자제 했는데 너무 포근한 날씨가, 물드는 가을날 주왕산 산행이후 한달여 만에 산이 나를 부른다.
영동군 양산면에 소재한 갈기산(585)으로의 산행여행이다.
산의 모양이 말 목의 갈기와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블랙야크 100대 명산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충청도의 낮지만 암릉과 흙길이 조화로운 알찬 산이다.
21년 가을 천태산 산행 이후, 금강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위치한 갈기산 산행인데 능선을 종주한 후 월영산을 거쳐 출렁다리로
하산하는 2산 종주산행이다.
오늘은 그전 수시로 함께 했던 산행 친우와의 산행이다. 7월 북바위산을 함께한 이후 5개월여만이다.
들머리는 금강옆에 위치한 이름도 특이한 바깥몰이 주차장에서 시작이다.
초입은 약간 가파르지만 동네뒷산
같은데 푸근한 바람은 봄인지 겨울인지 헷갈릴 정도다.
오르는 능선길 우측으로는 가야할 월영봉이 등 뒤로는 천태산과 서대산이 좌측으로는 휘돌아 가는 금강의 모습이 한폭의 그림이다.
하늘에 살짝 끼여 있는 구름은 운치를 더해 주고 봄날 같은 날 인데도 조망은 가을처럼 또렸하다.
늘 그러하듯 가야할 봉우리들에
대한 기대는 호기심을 더해주고
오늘은 혼자가 아닌 든든한 벗이 있어 마음 조차도 날씨 처럼 포근하다.
들머리 부터 다소 오르막인데 잠시 걸으면 헬기장이 나온다. 잠시 숨을 고르라는듯 평지길이 펼쳐지다 오르막을 오르면 팔각정이다.
온 주위가 나즈막 하게 보여 정상 다 온것 같은 느낌이지만 다시 갈기산 정상까지는 가파르게 올라야 한다
낙옆이 다 떨어진 겨울 이어서가 아니라 산세 자체가 조망을 가득 내어주는 산이다. 조망이 좋은 산이랄까. 산행 내내 막힘 없는 조망은
산행의 피로감 등은 전혀 느낄수 없다.
친우와 인증샷을 하면서 서두름 없이 천천히 오른다. 친우는 수시로 옷을 벗었다 입었다 한다. 두꺼운 오리털 파카를 입고 왔으니 살짝 맛간 날씨가 가만히 두지를 않는다.(바지도 한겨울 바지?)
헬기장, 팔각정을 거쳐 1시간50여분만에 정상에 도착한다.
몇번인가 쉬고 사진 찍으며 올라 왔으니 실제 빠르게 걸으면 20분 이상은 더 빨리 올라 갈것 같다.
정상은 어느산 처럼 바위 덩어리 인데 조망은 사통팔달이다. 비행기에서 내려 보듯 온 산하가 눈아래이고 두둥실 떠 있는 느낌이다.
휘돌아 가는 금강은 더더욱 이쁜데
높아야 멀리 본다는 말처럼
저멀리 서대산 강우측량소도 눈안에 들어온다.
2년전 가을 옆에 있는 사람과 처음으로
왔었던 천태산의 모습이 눈앞인데 그때의 기억이 새삼 세월의 덧없음을 느끼게 한다.
역시 산은 산이구나.
우리민족의 꿈과 한이 서린 한국의 산하구나
정상엔 남녀 두사람이 간식을 먹고 있다. 대전에서 왔다고 한다. 온길로 다시 내려 간다고 하네.
토욜인데도 산행내내 딱 세사람을 만났는데 조용한 산에서는 볼수 없는 까마귀들이 더러 보이는게 먹이주는 산행객은 그런데로 있는 산인가보다.
정상에서 바로 앞으로 말갈기 능선이 보이고 그뒤로 가야할 능선이 꿈처럼 이어진다. 먼듯 아닌듯 험한듯 아닌듯 굴곡이 있는듯 아닌듯 파노라마 처럼 펼쳐져 있다.
험하면 험한데로 쉬우면 쉬운데로 가야하는게 산뿐 아니라 우리 인생 일진데 어쨌거나 가야한다.
갈기산 정상 바로 아래부터는 암릉과 조망이 멋진 말갈기 능선이다.
주변의 암릉군락지도 거대하다.
겉에서 보았던 모습과는 달리 상당히 암릉이 많다.
또한 잡목보다는 분재같은 노송들 도 많다.
아기자기한 능선을 걷고 나니 처음이자 마지막인 나무계단이다.
나무계단 끝나 살짝 오르면 무명봉이다. 월영봉 2.7 키로전이라는 이정표가 있고 이후 차갑고개까지 급내리막이다.
모든 산은 우리의 삶처럼 오르 내림이 있다. 그리고 그런 굴곡이 있어야 인생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가 있지 않을까? 그냥 평지 편한길만 있으면 이내 싫증이 나는건 분명하다.
이산도 예외는 아닌듯 한데 들머리 바깥모리 주차장 부터 날머리 월영산 흔들다리까지 최소 6~7번의 오르 내림을 겪어야 한다. 들머리 부터 갈기산 정상까지는 예외 없이 오르막이고 이후 능선길 이지만 크고 작은 오르내림이 있다.
말갈기 능선지나 무명봉까지, 차갑고개 지나 성인봉, 자사봉,월영봉,월영산 등 주요 봉우리나 산을 향할때는 무조건 오르막이다.
오르막 이후에는 내리막이 있는것은 당연한데 월영산 정상 지나 흔들다리까지 하산길은 가파름의 대미를 장식한다.
허나 이코스는 아름다운 풍광으로 인해 크게 힘든것을 느끼지 못한다.
성인봉지나 점심을 한다.
바위지대가 없어 소꿉낙엽 쌓인
폭신한 자연방석 위에서 막걸리
정상주로 잠시의 피로를 푼다.
휴대폰의 멋진 음악은 또 다른 안주다.
월영봉을 향해 가는데 우측으로는 우리가 걸어온 능선이 꿈결처럼 느껴진다. 장쾌하다. 이지점을 조망능선 이라고도 한다는데 비단 이곳뿐 아니라 타 지점도 시야가 무난하다.
난 사진찍고 야단법석인데 친우는 말도 없이 굳건히 잘도 걷는다. 예전 한창 때부터 아니 가본 산이 없다더니 역시 관록은 무시할 수가 없는가 무던하다.
가을이 쓸고간 나무잎은 속절없이 쓰러져 바닥은 온통 낙엽이다.
발목까지 빠지는 낙엽을 밟으며 크게 힘들다는 생각없이 가파른 봉우리를 오르니 월영봉이라네. 정상석은 없고 누구인가가 매달아 놓은 시그널만 우릴 맞는다.
잠시 급하게 내려 섯다가 길게 늘어져 있는 밧줄을 장난스럽게 잡고 오르니 여긴 월영산이네.
정상석이 우뚝 서 있다. 월영산 서봉이라고도 한다. 갈기산 부터 이곳까지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망이 한마디로 끝내준다.
22년에 금강위에 설치된 275미터의 제법 긴 흔들다리와 그 다리 연결지점 부엉산, 그 뒷편 자지산(?) 등의 풍광이 멋스럽다.
흔들다리를 향해 내려가는길은
까칠하다. 잔 자갈을 깔아 놓은듯한 길을 꼬불 내려 가는데 험한 이상으로 경관은 최고다.
지루함 없이 내려오니 흔들다리 에서 올라오는 계단쪽에 줄을 쳐 놓았다. "여기는 사유지이니 입산을 금합니다"
이거 왠 뚱딴지 같은 소린지?
이산이 사유지란 말인가 아님 월영산 정상가는 입구가 사유지란 말인가?
온 산을 다녔지만 이해할수 없는 일도 있네.
월영산 출렁다리쪽은 완전 관광지다. 관광객 들이 의외로 많다.
월영산 출렁다리를 건너는데 다소 흔들거린다. 약간은 두렵기도 하다.
중학생, 어린애도 겁없이 잘 건넌다. 최근 순창체계산, 강천산,산청 동의보감촌 다리 등을 건너 봤지만 이다리는 꽤 높은데다 밑이 강이어도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건 나만의 생각일까.
문제는 들머리 주차해 놓은곳으로
가야 하는데 버스도 자주 없고 택시도 금산에서 호출 해야 한단다.
큰길에 서서 지나가는 차를 향해 몇번인가 손을 들어도 여자가 아니라서 세워주지 않는데 한 30분을 헤매다가 마침 손님 하나를 싣고 가는 영업용 택시가 오길래 붙잡아 들머리까지 원점회귀한다( 그냥 만원 줌)
갈기산,성인봉,월영산까지 시계방향 으로의 종주비슷한 산행을 하였는데 나는 전혀 힘이 들지 않는데 초보자 에게는 다소 무리가 아닌가 싶다.
식사 시간 포함 5시간25분이 소요 되었는데 5~6개의 봉우리를 넘나드는게 다소 힘이들수 있다. 같이 한 짝꿍은 힘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힘에 겨운 사람은 차갑고개에서 우측으로 하산하는 길이 있는데 원점회귀 하는 길로 아마도 무난한 길일듯 하다.
대암릉과 흙길이 조화롭고 금강을 비롯한 주변 산군들이 잘보이는 등 시야가 트여 있으며 분재 같은 노송이 산재해 있고 밧줄과 계단이 거의 없는 자연 그대로의 산으로 블랙야크 100대 명산에 들 자격이 있는 산으로 보여진다.
더욱이 최근 설치된 월영산 출렁다리와 연계 하여 산행하는 것도 멋진추억을 남기는데 부족함이 없으리라.
개미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온 몸과 마음의 지루함에 전신이 뒤틀릴 지경인데 멋진 한국의 산하를 걸으며 보고 오면 세상시름 다 잊혀지고, 길지도 짧지도 않은 생의 지루함이 잠시나마 사라지는 것은 웬 조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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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해준 친우에게 감사드린다♥︎
이동경로
http://rblr.co/onLtH
07.20 집출발
08.00 성서 홈플
08.50 추풍령(10분쉼)
09.40 바깥모리 주차장 도착
09.45 산행출발.
10.10 헬기장
10.40 팔각정
11.10 갈기산 정상
(말갈기 능선)
11.45 나무계단
12.00 무명봉
12.15 차갑고개
12.25 성인봉
12.35 점심. (차갑고개 옆)
13.20 출발
13.35 자사봉
14.05 월영봉
14.25 월영산
15.10 월영산 출렁다리
바깥모리 주차장
들머리
헬기장
전국각지 산방
우측 월영봉
금강
가운데 천태산. 왼쪽 뒷편 서대산
서대산 강우측량소
팔각정
갈기산 정상
아래는 까마득한 절벽
겁도 없네! ㅎ
금강. 뒤는 천태산
받침돌!
분재 같은 소나무
갈기봉 정상
가야할 능선
만세!
말갈기 능선 가는길
말갈기 능선
멋진 소나무들
만세!
암릉이 대단. 말갈기 능선에서
걸어온 말갈기 능선
나무 계단
무명봉
중간 차갑 고개
걸어온 능선
성인봉
자사봉. 정상석 없다
평이한 능선.낙엽의 밭
지나온 능선
월영봉
월영산 오르는길
뒷편 지나온 능선
월영산 정상
월영산 출렁다리
폼한번 잡고
부엉산. 뒷쪽 자지산
월영봉 내려가는길.자갈길?
월영산 출렁다리 주차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