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9
-산살구 서오릉 가다.
서오릉은 고등학교때
학교서 소풍으로 한 번 가본 곳이라는 기억이 남아있는
장소이다.
그래서 낯 선 느낌이 아닌
그리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왕릉이 그리운 느낌이라니...ㅋㅋ
여하튼 40년 전쯤.
여정은 잊혀졌지만 이곳을 친구따라 버스타고
도착해서는 학교 반끼리 대열맞춰 앉아서...복작복작 수다떨다
점심먹고 사진찍고
보물찾기
그리고 막판에는
쌤 명령에 따라
비닐봉지 하나씩 들고 쓰레기수거 등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벌써 세월이 이만큼이나 흘렀다니...ㅎ
순식간에 시간이 지난
이곳은 참으로 고요하기만 하다.^^
산책하기에 딱 좋은
숲이 우거진 길.
여러 나무들이 자연스레
자라 어우러진 모습.
내 나이는 어느덧 중년을 훌쩍 지나가고 있는데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왕릉만은 그냥 거기 그대로이니
세월이 참 무상하기만 하다..
마침 우리가 간 날.
장희빈의 묘소인
대빈묘에서 323주기 기신제향 행사가 있었다.
기신제란 돌아가신 왕과 왕비의 기일에 맞춰
제를 올리는 것이다.
그래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장희빈의 사망일이 진짜 1701년 11월9일 이었다.
그 우연한 날짜에 산살구가 서오릉 간 것도 신기했지만
문득 든 생각으로는,
사약받아 내쳐졌던 초라했던 후궁묘를 기억하고 지금껏 엄숙히
참배를 올리는 조선시대 양반복장의
여러 어르신들이 계신 것이
더 신기했었다.는 것.
어쩌면 과거와 현재는
그저 찰나.라는 생각이 드는 광경이었다.
여하튼 이런 행사를 보게 된 건 행운은 틀림없다.
그런데 또다른 행운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이어 점심먹으러 간 서오릉 옆
<민속두부마을과 돌솥밥>은
정말 가성비 짱인 맛집이었다.
정식가격은 16000원인데
그 가격을 훨 능가하는 맛의 훌륭한 음식들이어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기회되면 꼭 한번 가보시길 추천드린다.^^
그후에는 근처 서울기록원에 가서
한강의 변화되는 모습도 살펴보면서 그 안에 있는 카페에서
담소를 나누며
맛난 차도 마셨다.
그런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어느 딸회원이 모시고 온 91세 아버님이 아니셨을까? ^^
나이답지 않게 건강하시고
정갈하신 아버님의 모습.
해방동이시라는데...
꽤 긴 시간동안 잘 걸으시고 잘 보면서 호기심 많은
질문도 던지시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좋아서 눈길이 자꾸 갔다.^^
결국 산살구 마무리때
주인장에게 과한 용돈?을 투척하시는 호기도 보여주신 멋진 아버님.^^
어찌 그리 건강하시냐고 여쭤보니...비결은 걷는 거.였다.
네 잘 알겠습니다.^^
속으로 그 비결을 다시 한번
새기며
나도 계속 산살구 따라다니며 걷고,
짱짱하게 나이들어 가야겠다는 굳은 다짐을 해봤다.ㅎㅎ
회화나무님.
이 계획에 협조하실거지요? ^^
산살구 포에버~~
(그리고 앞으로도 기회되면 자주자주 계속 뵈었으면 참 좋겠어요.어르신.^^
-그때 따님한테 왜 이제서야
이런 카페를 데려왔냐고 하시는 걸 들었거든요.^^)
-후기 끄읕-
첫댓글 그 따님이 리카님 이셨구나...^^
제가 닉네임은 기억을 못했네요...죄송.^^!
맛깔난 후기 잘봤습니다~
그야말로 수필이네요. 이런 후기에 늘 힘을 얻습니다. ^^
참잘했어요.
칭찬스티커가 있다면
몽땅드리겠습니다.
여행후기도 재밌게 올려주시고
다음번 모임때
아카시아님부부에게 커피 쏩니다.
즐거운주말보내세요.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