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의 "자식소회가"는 아래 글을 지어신 분께서 글의 말미에서 사용하신 말입니다. 1919년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 삼일운동 당시 김해 장유면에서도 김승태(아래 글에서는 "시여")옹의 주동으로 3000여명의 면민이 모여 독립만세를 외치게 되고 주동자 몇분이 일제에 끌려 가셔서 옥고를 치러게 됩니다. 그런 과정을 당시 60세 이시든 김승태옹의 노모(함안 조씨)께서 기록해 두셨든 글을 소개합니다. ![page01[1].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466%2F18966%2F1%2Fpage01%255B1%255D.jpg)
어와 만세 백성들아 이내 말씀 들어 시라 반고씨(盤古氏)2) 나신 후에 건곤(乾坤)이 조판(肇判)3)하고 건곤(乾坤)이 조판 후에 인황씨(人皇氏)4)생겨나서 분장구주(分長九州)5)하여 있고 수인씨(燧人氏)6) 생겨나서 구목위소(構木爲巢)7) 집을 짓고 교인화식(敎人火食)8) 하이시고 복희씨(伏羲氏)9) 생겨나서 시획팔괘(始劃八卦)10) 하여 길흉을 정하시고 남혼여가(男婚女嫁) 예(禮)를 정(定)코 신농씨(神農氏)11) 나신 후에 나무를 휘어 따비12) 하여 농사를 내시고 2) 중국 신화에서 인류의 조상 3) 하늘과 땅이 처음으로 나뉨 4) 태고적 신화상 존재,천황,지황과 함께 삼황 5) 천하를 아홉구역으로 나누어 다스렸다는뜻. 십팔사략(十八史略)에서 나온 말. 6) 중국 고대 전설상 제왕, 불의 사용법을 가르쳤다고함 7) 나무를 얽어 집을 지음 8) 사람에게 불로 음식을 익혀먹도록 가르침 9) 중국 고대 전설상 제왕,백성들에게 고기잡이와 사냥을 가르치고 문자를 만들었다고 전함. "한단고기"에 의하면 5대태우의환웅(太虞儀桓熊)의 막내아들 10) 팔괘를 처음으로 획정함 11) 중국 고대 전설상의 제왕.팔괘로 육십사괘를 만들고,농사짓는 법을 가르치고 약초와 독초를 구분하였다고함. 12) 땅을 가는 농기구 ![page02[1].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466%2F18966%2F1%2Fpage02%255B1%255D.jpg)
상백초(嘗百草)13) 약을 지어 인생을 구제하고 일중(日中)에 장을 펴14) 흥정 매매 정하시고 헌원씨(軒轅氏)15) 나신 후에 책력(冊曆)을 정하시와 일년16) 삼백 육십일과 일일 십이시와 춘하추동(春夏秋冬) 사시절을 정하시고 산수(算數)를 지어 알게 하고 문장(文章)을 지어 귀천(貴賤)17)을 정하시고 주거(舟車)18)를 만들어 이제불통(以濟不通)19)하옵시고 풍우전전20) 세월이라 이렇듯이 좋은 때에 우리 선군(先君) 내치시와 군신유의(君臣有義)와 13 여러가지 풀을 맛보아서 14 여러 날중 일정한 날을 정해 장을 폄. 15 중국 고대 전설상 제왕. 수레등 교통 기관을 만들었다고함. 16 “일년” 이라고 가필한게 맞는 것 같음. 17 인품을 뜻하는게 아니고 신분을 뜻함. 貴는 다스리는 사람. 賤은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 18 수상교통기관,배와 육상교통기관,수레 19 막히어 통할수 없던곳을 터 놓음. 20 비바람이 계절을 따라 바뀌어 불고 내림 ![page03[1].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466%2F18966%2F1%2Fpage03%255B1%255D.jpg)
부자유친(父子有親) 법이 있어 만인지상(萬人之上) 이요 일인지하(一人之下)21) 로써 오백여년 사직(社稷)을 안보(安保)를 못하시고 일본이 득세(得勢)되어 삼천리 강산과 옥새(玉璽) 궁궐(宮闕) 잃어 시고 사십 여년 포분(抱賁) 22) 으로 포원설치(抱寃雪恥)23) 못하시고 국상(國喪)이 나시 오니 만민이 통분(痛憤)하와 일시(一時)에 동심(同心)으로 독립만세 부르기는 우리 태자 어리시니 선왕(先王)의 포원 으로 일시에 독립되면 우리 태자 환궁(還宮) 하시와 용상에 좌정(坐定) 한 후 옥새를 받으시기 21 원래 영의정을 가리키는 말인데 여기서는 높다는 뜻으로 왕을 가리킴. 22 고종황제 재위 44년이기에 40여년으로 적음. 23 원한을 안은 체로. 부끄러움을 씻지 못함 ![page04[1].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466%2F18966%2F1%2Fpage04%255B1%255D.jpg)
억조창생(億兆蒼生) 만인들이 축원(祝願)하고 부른뜻은 천상(天上)의 선이화(仙李花)24)를 완산(完山)에 씨를 받아25) 함흥(咸興)에 심어 놓고26) 한양(漢陽)에 북 돋 우어27) 천지만엽(千枝萬葉) 돋은 가지28) 금실옥실(金實玉實) 맺어 시기29) 천만 축수(祝手) 하려 한들 일본의 득세함을 감당할 수 전혀 없어 순사(巡査) 순검(巡檢) 내 떠 서니30) 불쌍한 잔민(殘民) 들은 원혼만 되어 있고 그 남은 백성들은 유죄 무죄 형벌(刑罰) 당코 활달한 백성들은 분분함31) 더욱 맺어 옥수(獄囚) 위수(圍囚)32) 가 가지고 24 선계의 오얏꽃.조선왕조의 상징,오얏꽃을 미화한 말 25 전주의 옛 이름. 조선왕조가 전주 이씨임을 뜻함 26 이성계의 조상이 함흥으로 옮겨 살았음을 뜻함 27 조선이 한양에 도읍하였음을 뜻함 28 왕실의 자손이 번성함을 뜻함 29 위와 같은 뜻 30 떨치고 나서니 31 분하고 분함 32 옥수,위수 같은 말로 옥에 갇힌다는 뜻 ![page05[1].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466%2F18966%2F1%2Fpage05%255B1%255D.jpg)
허리에 철사로써 줄줄이 앞참 세워 허위허위 가는 모양 보자 하니 살지무속(殺之無贖)33) 부족이나 강약(强弱)이 부동(不同) 되어 한 말도 못 해 보고 속절없이 가고 나니 만민의 분한 마음 일시에 동심이라 명천(明天)을 쳐다보고 양합수(兩合手)34) 합장하여 축원으로 이른 말이 명천(明天)이 감동하여 독립되기 원을 한들 국운이 더딘 고로35) 독립은 아니 되고 백성만 고생인 중 약삭 빠른 백성들은 부를 때 기(氣)가 나서36) 선명케 불러 놓고 일신(一身)을 돌보아서 발명(發明)37)이 극진하나 활달한 우리 승태 왕자(王子) 왕손(王孫) 후예로서38) 33 죽여도 그 죄를 다 갚을 수 없음 34 두손 모아 35 국운이 늦게 오는 까닭으로 36 만세를 부를 때는 기운이 나서 37 사실을 드러내어 밝히다. 여기서는 변명하다의 뜻. 38 주인공 김승태가 가야국 김수로왕의 후손이라는 뜻 ![page06[1].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466%2F18966%2F1%2Fpage06%255B1%255D.jpg)
충성을 위로 하여39) 왈소(曰笑) 하고 기창(起唱) 서니40) 충성은 극진하나 제 고생 생각하면 천지가 아득한 중 모질고 독한 군수(郡守) 부산으로 이수(移囚)41) 하니 관중한42) 우리 승태 번란(煩亂)한 제일사(第一事)로 잊고 갈수 없자 하니 동생 오라 소식 오니 그 소식 받아 보니 수다(數多)한 만세 백성 명일(明日) 사시(巳時)43) 이수가니 몇 년을 마련할지 알 수 없는 일이로다 계명전(鷄鳴前)44) 들어 와야 사담(私談)하고 갈 것이니 바삐 오라 하는 말을 듣고 나니 부모 동기 이척(離戚)45)은 39 충성을 가장 위의 가치로 여김 40 앞장 서서 부르짖음 41 죄수를 다른 감옥으로 옮겨서 가둠 42 마음이 넓고 신중함 43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 44 닭 울기전의 이른 새벽 45 친척간에 이별함 ![page07[1].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466%2F18966%2F1%2Fpage07%255B1%255D.jpg)
평생 하직 영결(永訣)46) 된다 공론(公論) 하는 말을 듣고 솟아나는 어미 자정(慈情) 답답하고 통분해서 시우(47)와 함께 가려 하니 시우 대왈(對曰) 육십 노인이 침침칠야(沈沈漆夜)48) 깊은 밤에 노인 근력(筋力) 못 가겠소 이렇게 만류(挽留)하고 저는 울고 가고 나니 동행은 많으 오나 야행(夜行) 할일 애처롭고 이수 가는 자식 일을 소비소비 생각하니 누웠으니 잠이 오나 앉았으니 소식 없어 전조단발(剪爪團髮)49) 정케 하고 정한수 떠서 놓고 축원으로 이른 말이 명천이 감동하소 이렇게 축원할 때 원촌(遠村)에 닭이 우니 46 영원한 이별이 되다 47 김승태의 아우 김진태의 아명 48 아주 깊고 어두운 밤 49 손톱울 깎고 머리를 단정하게 묶음 ![page08[1].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466%2F18966%2F1%2Fpage08%255B1%255D.jpg)
울쩍 놀라 내 떠 서니 밤은 이미 삼경(三更)50)이나 자식 가는 거동 보러 울쩍 내 떠 찾아가니 정천포 당도 하니 날이 새지 못 하오나 사공을 깨운 즉슨 사공놈 하는 말이 침침한 깊은 밤에 깨운다고 성을 내니 답답고 분한 중에 대왈(對曰)51) 아레52) 간 만세 꾼들 새는 날 사시(巳時) 전에 부산(釜山) 간다 소식 오니 자식 보러 갈 참이니 사양 말고 건네 다오 이렇게 애걸하니 큰방의 도사공53)이 건네 주라 재촉하니 그제야 건네면서 사공놈 하는 말이 근심 마소 근심 마소 부디부디 근심 마소 이렇게 관의(款意)54)하며 건너거늘 50 밤 12시 전후 한 시간씩. 한밤중 이라는 뜻 51 대답하여 말 하기를 52 "그저께"의 경상도 방언. 그저께 보다는 다소 너르게 쓰임 53 사공 중의 우두머리 54 뜻을 정성스럽게 가짐 ![page09[1].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466%2F18966%2F1%2Fpage09%255B1%255D.jpg)
허위허위 찾아가니 동방이 밝아오니 읍내로 당도하니 우리 시우 썩 나서며 어매가 벌써 오나 놀라 면서 반기거늘 얘야 네 형 가는 거동 보러 내 왔노라 이 말 하니 오늘 갈지 내일 갈지 알 수 없다 이 말하며 진수(進羞)55) 갈 때 구석모와 함께 가라 의논하고 조반을 기다리니 근근이 밥을 차려 구석모는 밥56)을 이고 조그마한 주전자에 숭늉 넣어 내가 들고 헌병대로 들어 가니 만세꾼 있는 곳을 들여다 보니 사방에 빈주어57) 자고 조그마한 틈으로써 식상(食床)을 못 들여 놓고 면면히 앗아주니58) 물을 달라 소리 듣고 물을 들고 들어서서 한 목59) 부어 주고 보면 더 못 볼까 꾀가 나서 사오차(四五次) 부어 주며 자식 보고 반긴 후에 자식 친구 새로 보니 칠팔 인 모이어서 나를 보고 놀라면서 바삐 가라 재촉하니 돌아서서 오려 하니 걸음 걷기 자국 못 떼 55 반찬을 내간다. 여기서는 밥을 넣어주다의 뜻 56 원문의 "밤"은 "밥"으 잘못 쓴 것임 57 경상도 방언."조금씩 틈을 내어,조금씩 덜어내어" 58 "집어주다"혹은"전달해 주다" 59 한꺼번에 ![page10[1].jpg](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chosun.com%2Fweb_file%2Fblog%2F466%2F18966%2F1%2Fpage10%255B1%255D.jpg)
근근히 돌아오며 명천(明天)을 채쳐보고 축원으로 이른 말이 명천이 감동하여 애매한 만세 백성 무사히 풀어 주소 이렇게 축원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주야(晝夜)로 자탄(自嘆) 터니 부산으로 이수 가면 공판(公判)의 공사 후에 방송(放送)60) 할라 소식 오니 반갑고 즐거워서 부모 동기 일가들과 일읍(一邑) 일촌(一村) 친구들과 수백 명 모이어서 두대광선61) 삼사 채를 일시에 불러들여 오륙백 명 실어 놓고 양 돛대 높이 달고 순풍에 당도 하니 공판시가 되었으니 공판의 영(令)을 받고 애매한 죄인들을 공판으로 불러가니 유죄 무죄 백성들로 집요시(執腰匙)62)는 무슨 일인고 섬섬옥수 고운 손에 전수(纏手)63)는 무슨 일인고 그저 가면 어떻건데 엮기는 왜 엮는고 그 중에 우리 승태 기절(氣節)64)은 남 다르고 좌우의 친구 보고 용시를 솟우고65) 친구 거동 보려 하고 사방을 살피다가 도랑물에 발을 빠져 온 발에 흙칠하고 가는 거동 보려 하니 심중에 분한 마음 측량할 수 없사오나 말 못하고 따라 가니 공판으로 들어 서니 판관의 좋은 공사 듣고 싶어 좌우로 짜고 서서 60 놓아 보냄 61 너르고 큰 배 62 허리를 묶어 죄는 자물쇠 63 손을 묶어 조임 64 기품과 절도 65 죄수의 머리에 씌우는것 |
첫댓글 대단한 자료인것 같은데, 글의 내용을 해석하고 글 속의 고사들을 풀어보는 강좌가 있으면 좋으련만.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