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2.16
매섭던 추위가 한 발짝 물러선 정월 열나흘 어둠이 내리는 시간
풍요로운 터에서 오순도순 살아가는 사람들이
남원천 둔치에 모여 소지에 소원 적어 불태우며
덩실덩실 강강술래를 손에 손잡고 흥겹게 바퀴돕니다.
하늘에 고하노니! 간절히 바라오니!
정성스런 마음과 애절한 심정으로
간절한 소망 담아 높이 높이 띄워 보냅니다,
올 한해 인삼농사, 사과농사 기쁜 수확 거두어 풍요롭게 하소서
우리 엄마 아빠 건강하게 하늘이여 보살펴 우리가족 행복하게 하소서
어린 꼬마들의 눈망울엔 염원의 빛이 가득합니다.
멀어져 가는 소망 담은 바구니를 바라보며 공손히 손 모아 눈을 감습니다.

싱글벙글 이화준 우리 읍장님
주민자치회 장석수 회장님
그저 만사형통 무사태평을 기원합니다.
우리고장 지도자들 그리고 정치하는 사람들
보살피고 어루만져 번영과 평안주시고 민심의 헤아림 받기를
지긋이 눈감고 기도 올립니다.
우리 이웃을 사랑하고 더불어 사는 우리
약한자가 웃음 띠고 가진자가 가슴 여는
소백산이 감동하는 평화로운 이땅 되게 축복하소서
염원의 소리 들리어 옵니다
지난 몇 개월간 고통과 불안을 가져다 준 재앙
가엽은 생명들의 죽어가는 울부짖음을 지켜본 쓰라린 아픔
더 이상은 그런 고통 주지 마소서...
소지에 적어 달집을 태우고
이글거리는 불속에 몹쓸 바이러스 깨끗이 태워 버립니다.
소백산 맑고 맑은 바람결은
걱정마라! 힘내라! 속삭여 줍니다.
우리고장 시인 장하숙님은
대한민국의 소원들이
우리 풍기의 소원들이
나뭇가지에 새움이 싹 튀우는 달집을 태우면서
하늘 높이 우리들의 소망 영글어 있네요.
응이진 매듭을 풀면서 훠얼 휘얼 높이 오릅니다
우리들의 꿈을 실고...
소리 높여 외칩니다.
임채일씨의 밤하늘에 울려 퍼지는 트럼펫 소리가 흩어진 귀를 한대모아
우리는 바르고 옳은 소리만 듣고
곱고 우아한 음률로 힘차게 희망을 본다고 노래합니다,
우리는 이 땅 위에.. 우리는 태어나고
아름다운 이곳에 자랑스런 이곳에 살리라
찬란하게 빛나는 붉은 태양이 비추고
하얀 물결 넘치는 저 마다와 함께 있네.
그 얼마나 좋은가 우리 사는 이곳에
사랑하는 그대와 노래하리....
수철리 출신 공정희씨의 희망의 노랫말에
한마당 춤사위가 벌어집니다.
흥겨운 풍물패 장단은 어깨를 들썩이게 하고
땀 흘리며 신명 돋우는 징소리, 장구소리, 북소리, 꽹과리소리,
남원천 물소리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하늘을 가르고
훨훨 타는 불꽃 장단 어우러져 너도 나도 우리 모두의 마음을 불러 모아
얼싸 안고 하나 되어 춤을 춥니다.
우리고장 봉사단체 월우회 회원들이 오늘의 소원을 불사르기 위해
지난여름 정성껏 준비한 나무들로 피라미드처럼 우뚝 세워 놓은 달집은
모든 부정과 사악을 살라버리며 질병도 근심도 함께
하늘 날으는 연기 속에 둘둘말아 멀리멀리 대려갑니다.
희망과 풍요를 불러 달라고 주렁주렁 매단 소지가
하늘신에 고하려 타 들어 갑니다.
오늘, 인구 12,000명 풍기읍민은
불타는 달집 불기둥에
뜨거운 열정을 가득 채웠습니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남녀노소 하나 되어 잡은 손에는
어렵고 답답한 지금을 우린 이긴다는 이길 수 있다는
다짐의 힘줄이 팽팽히 불어났습니다.
이글거리는 불꽃을 가슴으로 받으며
환한 얼굴들에는 사랑과 행복이 환하게 비추어 미소가득 합니다.
타닥이는 불들의 혈투를 지켜보며 나를 돌아보고
화합의 불꽃놀이를 가슴 열어 힘 있게 받아들입니다.
사랑합니다!
내 고향 풍기!
우리들 고향 풍기!
2011.2.
시보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