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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8년 남편이 사망했을 무렵에는 막막한 마음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지만, 이후 하나뿐인 가족인 아들을 위해 밤늦게까지 식당일을 하고, 또 기초수급자로 보호를 받게 된 뒤부터는 넉넉하지는 못해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는데….
아들 영민이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경순씨 자신도 죽겠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다행히 영민이는 아직 치료의 희망이 있지만 문제는 끝이 보이지 않는 병원비 부담입니다.
좋다는 치료는 모두 다 해주고 싶지만 비싼 비용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순씨는 아들에게 죄인이 된 심정입니다.
1년이 넘는 입원과 투병생활로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하는 아들에게 좋아하는 음식을 잔뜩 해주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습니다. 계속 병실을 지키고 있다 보니 일을 할 수 없어 더욱 생활이 어려워진 것입니다.
영민이는 이제 투병 생활이 어느새 1년이 넘었고, 중학교를 휴학한 지도 1년이 지났습니다. 얼마 전부터 영민이는 2학기부터 학교에 복학하고 싶다고 하지만 경순씨는 걱정이 앞섭니다.
아직 1주일에 한 번은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과연 학교생활을 잘 해낼 수 있을지, 더 상태를 악화시키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1년 넘게 병원에 입원해 혼자 지내면서 너무나 어두워진 영민이를 생각하면 복학을 더 이상 말릴 수도 없습니다.
복학을 준비하다 보니 당장 교복, 교재 등에 만만찮은 비용이 듭니다. 병원비 부담도 가시지 않고 있는데 복학으로 인한 돈 걱정으로 경순씨는 누워도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하지만 영민이가 복학을 포기한다고 할까봐 내색도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 지원금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할 정도인 경순씨는 도움을 청할 친척도, 오랜 남편의 투병생활로 도움을 청할 친구들도 없습니다. 병든 아들을 위하여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경순씨의 마음은 너무나 아플 뿐입니다.
△이미경·사상구 덕포1동 사회복지사 051-310-3157. △지난 6일자 이순자씨 이야기 46명의 후원자 194만5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