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평신도와 성직자 개념의 재정립
1. ‘평신도’가 없는 한 백성
가. 개신교에서 평신도란 안수를 받지 않고 보수가 없으며 신학교육을 받지 않은 자로 규정한다. 오늘날 교회는 사역을 베푸는 성직자 계층과 사역을 받는 평신도 계층이 있으나 신약성경에는 오직 한 백성, 곧 하나님의 백성만이 있을 뿐이다. 신약성경의 저자들은 하나님의 백성을 묘사할 때 두 용어의 사용을 거부하였는데 그것은 라이코스와 이디오테스이다. 라이코스는 평범한 무리에 속하는 자라는 뜻이고 이디오테스는 idiot(바보)의 어근으로 전문가에 대비되는 범인이라는 뜻이다.
나. 헬라어 라오스는 본래 ‘군중’ ‘한 국가의 백성’이라는 뜻으로 하나님의 백성을 지칭하는 보편적인 단어로 채용되었다. 성경을 보면 옛 언약 하에서는 평신도와 구별되는 성직자가 있었으나 새 언약 하에서는 그 구별이 폐지되고 하나님의 한 백성으로 통합되었다. 신약성경의 지도자 역시 라오스의 일원인 것이다.
2. ‘성직자’가 없는 한 백성
가. 클레로스라는 헬라어는 본래 ‘몫’, ‘분깃’, ‘누군가에게 할당된 것’이라는 뜻인데 구약성경에서는 약속의 땅에 있는 기업을 지칭하는데 사용되었다. 성경은 클레로스라는 단어를 하나님의 백성 전체를 묘사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즉 구약성경의 기업이 이제 모든 그리스도인 사이에서 공유된 것이다.
나. 출애굽기에서 하나님은 온 백성에게 제사장 나라가 될 것을 명하셨고, 요엘은 하나님이 자기 영을 모든 사람에게 부어 주셔서 하나님의 온 백성이 예언할 것을 마음에 그렸는데 이는 오순절 성령 강림사건으로 성취되었다. 즉 모든 그리스도인은 성령의 능력으로 선지자와 제사장과 왕의 공동체가 된 것이다.
3. 성직자의 출현
가. 1세기에는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별이 없었으나 2-3세기에 들어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로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별이 생겨났다.
① 교회의 구조가 헬라-로마의 세속 구조를 모방한 전문가-비전문가 구조로 변모되었다.
② 구약의 제사장직 모델을 교회의 리더쉽에 차용하였다
③ 성례전을 신비화하고자 하였던 대중적인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성만찬을 집례하는 자를 평신도와 구별할 필요가 있었다.
나. 이렇게 생겨난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별은 4-16세기에 걸쳐 종교적인 수도회, 제사장적 안수, 신학교 체제를 통하여 제도화되었다. 종교개혁은 ‘만인제사장직’을 외쳤으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별을 없애지를 못했다.
① 교회론보다 구원론에 치중하여 만인제사장론을 교회론에 진지하게 반영하지 못했다.
② 설교를 강조하다 보니 설교자가 사제를 대치하게 되었다.
③ 카톨릭의 신학교 체제가 채용되었다.
④ 헬라의 이원론을 벗어나지 못해 적절한 평신도 영성이 자라나지 못했다.
다. 우리의 선조들이 평신도에게 성경을 읽을 수 있게 한 것처럼 우리는 평신도에게 사역을 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이는 새로운 종교개혁의 시작이자 이전의 불완전한 종교개혁의 완성을 의미한다.
첫댓글 나는 평신도입니다. 그러나 나는 평신도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