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한 편의 좋은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보았습니다.
견진성사 The Confirmation
한국에서도 그냥 그 영어제목을 우리말로 읽은 '컨퍼메이션'으로 소개가 된 모양입니다.
사실 이 영화는 어린 소년 '앤터니'가 주인공인 듯합니다.
엄마의 바램으로 천주교의식인 견진성사를 받기로 한 앤터니
엄마와 이혼해서 따로 살고 있는 아빠 '월트'의 보호 아래 지내는 주말에 벌어지는 갖가지 일들이 그 내용이거든요.
아빠 '월트'는 알코올 중독자였던 모양입니다.
이 영화가 코메디로 분류가 되었네요.
웃음이 나긴 납니다.
그런데 마음이 시려집니다.
아직 초등학생인 어린 소년이 그렇게 여러가지를 생각하며 살아야한다는 것이 말입니다.
영화는 아빠 '월트'가 아들을 데리러 전부인의 집으로 출발하려는데 그의 트럭 시동이 안걸려서 고전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견진성사를 앞두고 앤터니는 고해성사를 하러 고해실에 들어갔구요.
그런데 고해를 할 죄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기다리다가 신부가 고해할 죄의 예를 들어줍니다.
하지만 앤터니에게 해당될 할만한 것이 없습니다.
앤터니는 아주 모범적인 아이였던 거지요.
아빠 월트가 어찌어찌 해서 늦게나마 무사히 아들을 받아 오는데
목수 일감을 구하느라 잠깐 술집에 들릅니다.
아들에게 트럭에 머물러 있으라고 말해놓고 나간 아빠.
혼자 남은 앤터니는 초코렛을 먹으려고 포장을 벗깁니다.
같은 주차장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된 트럭 안에 다른 소년 하나가 앤터니를 쳐다봅니다.
차에서 내려 앤터니에게 다가오니
아무 말 없이 앤터니는 초코렛을 잘라 그 처음 보는 소년 '앨런'에게 건넵니다.
고맙다는 말도 없이 초코렛을 받아들고 돌아서는 낯 선 소년 앨런.
아빠가 오지 않자 앤터니는 트럭에서 내려 술집 안에 들어갑니다.
그 도중에 그 낯 선 소년 '앨런'의 아빠와 몸을 부닺쳐 야단을 맞고
그 사람이 아들 '앨런'을 때리는 것도 봅니다.
술집에서 아빠를 발견하고 접근하자
주인인듯한 사람이 묻습니다.
너 신분증좀 보자.
앤터니가 받아칩니다.
신분증 없거든요. 스물 한살이 아니라 말입니다.
서둘러 아빠는 술집을 나와 앤터니를 데리고 트럭으로 돌아와 집에 옵니다.
부탁했던 일감에 대한 전화를 받아 월요일에 시작하기로 약속하고 연장을 다듬으려고
앤터니에게 트럭 뒷쪽에 실린 연장통을 가져오라고 시켰는데
앤터니는 그 연장통을 담았던 박스의 자물쇠가 열려있고 그 안이 텅 비어있음을 발견합니다.
누군가가 훔쳐간 거지요.
아주 귀한 연장이고 비싼 것들인데 참...
그 연장이 없으면 일을 못하는 것이라 더 암담합니다.
아빠가 '오토'라는 절친한 사이인 사람의 연장을 빌리러 그 집에 갔는데
'오토'는 벌써 그런 특별한 연장을 팔았답니다.
월트: 언제 팔았는데요?
오토: 얼마 전에.
월트: 그럼 다시 찾을 수도 있지요. 언제였나요?
오토: 아마 10년 전?
오토가 연장을 훔쳐간 사람을 찾게해줄만한 사람을 소개합니다.
월트: 그 사람 믿을만한가요?
오토: 좋은 사람이야.
월트: 경찰인가요?
오토: 아니, 도둑이야.
월트: ????? 그런데 좋은 사람이라구요?
오토: 지금은 좋은 사람이야. 예수님을 찾았거든.
월트: ...... 예수를 찾았으면 내 연장도 찾겠네요.
ㅎㅎㅎ
그 사람을 만나려고 또 다른 장소에 가서 만났는데 그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을 소개해줍니다.
찾아가봐라.
그래서 그 집에 갔더니...바로 앤터니가 아빠를 기다리면서 만났던 그 소년 '앨런'의 집이었습니다.
아빠가 앨런의 아빠와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앨런과 앤터니는 유리병으로 가둬둔 곤충을 보며 놀고 있습니다.
앨런의 형인듯한 더 큰 소년이 다가와 뭐하냐고 묻더니 엎어놓았던 유리병을 들어내고는 곤충을 밟아 죽여버립니다.
깜짝 놀란 앤터니.
그런 앤터니를 비웃는 그 큰 소년.
앤터니에게 다른 곤충을 죽이라고 말합니다.
내키지 않지만 그 말을 따라 앤터니는 곤충을 밟아죽였습니다.
그런 앤터니의 울듯한 표정을 보고 그 큰 소년이 이번에는 권총을 꺼내쥐어주며 토끼를 쏴 죽이랍니다.
앤터니: 그럴 필요가 없다.
큰 소년: 안그러면 너 맞는다.
앤터니를 잡아 끌고 가려는 큰 소년.
앤터니는 권총을 그 큰 소년에게 겨눕니다.
놀래는 큰 소년.
피하느라고 바쁩니다.
그 광경을 드디어 발견한 어른들.
앤터니에게 묻습니다. 왜 그랬냐?
앤터니: 장남감인줄 알았어요.
그냥 놀고 있었던 겁니다.
고자질을 하지 않습니다.
아빠 월트가 앤터니를 데리고 집에 돌아왔더니 현관문에 종이가 붙어있습니다.
집세가 밀려 내쫒는답니다. 문마다 자물쇠가 걸려 안에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이리 저리 살피던 아빠, 위로 들어올려 열어야 하는 작은 창문하나가 열리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빠: 앤터니, 네 몸크기가 여기 맞겠다.
앤터니: 몸 크기 맞고 싶지 않아요.
그래도 안에 들어가라고 앤터니를 들어올리는 아빠.
앤터니는 간신히 안에 들어가 바닥에 굴러 떨어집니다.
아빠: 아프면 말해라.
앤터니: 아파요.
아빠: 괜찮냐?
앤터니: 몸 대부분은 괜찮아요.
ㅎㅎ 안괜찮은 곳이 있다는 거지요?
아빠가 말합니다.
동전 담긴 병을 가져와라.
앤터니가 동전이 많이 차있는 커다란 유리병을 찾았습니다.
아빠: 옷장 안에 있는 병도 가져오고.
앤터니가 옷장을 열고 보니 그 병이 술병입니다.
앤터니: 병 없는데요.
아빠: 아니, 거기 있어.
술병을 다른 곳에 넣어두고 앤터니가 소리 칩니다.
못찾겠어요. 없어요.
아빠가 술을 못마시게 하려는 거지요.
아빠와 앤터니가
엄마와 새아빠가 사는 집으로 가려는데 드디어 아빠 트럭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동전이 많이 담긴 유리병을 들고 걸어서 마트로 들어갑니다.
아마 동전을 세서 지폐로 바꿔주는 기계인 모양입니다.
돈이 부족한 아빠가 그 동전들을 사용하려는 것이지요.
기계에 동전을 모두 넣자 앤터니가 묻습니다.
제가 해도 되요?
아빠가 앤터니를 들어올려줍니다.
버튼을 누르는 앤터니.
아빠가 놀래서 말합니다.
어...너 기부하는 버튼을 눌렀다!
()()에서 그렇게 하던데요.
모아둔 동전도 아쉬운 아빠.
한숨이 나지만 어찌할 수 없습니다.
아빠 월트는 전부인이 새남편하고 함께 사는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 둘이 어느 곳으로 떠나 그날은 집에 없을 것이거든요.
팬케익도 해먹고 카드 게임도 하고 전자오락도 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냈는데
아빠가 이상합니다.
안절부절을 못하고 진땀을 흘리고 몸을 떨고.
아무래도 술이 필요한가봅니다.
냉장고를 열고 아빠가 뭔가를 꺼내자 앤터니가 그럽니다.
그러지 마세요. 엄마는 내가 가져간 것으로 생각할 거예요.
아빠가 들었던 것을 내려 놓습니다.
아빠: 차고에 뭣좀 찾으러 간다.
술을 찾는 거지요.
거실을 나간 아빠.
앤터니는 아빠의 잠바에서 자동차열쇠를 꺼내 감춥니다.
차고에서 돌아온 아빠. 술을 찾지 못한 모양입니다.
아빠 밖에 나갔다 오마.
그런데 자동차 열쇠가 없습니다.
열쇠가 없다.
앤터니를 쳐다보는데 앤터니는 태연하게 말합니다.
저는 모르는데요.
아빠가 술 마시는 것을 발견하면
다시는 앤터니를 못만나게 하겠다던 엄마의 말을 들었을까요?
앤터니는 아빠가 술을 마시지 않게하려고 애를 쓰는 겁니다.
영화 이야기를 다 쓸 수가 없네요.
정말 여러 일화가 있거든요.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마음이 아파지는 일화들.
그래도 해피 엔딩입니다.
정말 우스운 것은
하루만에 다시 고해성사실에 들어간 앤터니가 이번에는 고해할 것이 아주 많았다는 겁니다.
엄마 아빠에게 거짓말을 했구요
여러가지를 훔쳤구요
누구에게 총도 겨눴습니다.
줄줄이 이어지는 죄목에 눈이 동그랗게 점점 커지는 신부를 보면서
웃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ㅎㅎ
그러면서도
그래, 어디 삶이 쉽더냐?
이런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드는 영화.
참...어찌보면 복잡하지 않게 만들 수도 있을 것같은 삶인데
현실은 왜 이리 복잡해질까요?
한숨, 미소, 큰 웃음
모두를 끌어내는 이 영화 The Confirmation 견진성사...
감독으로 데뷔한 사람이 시나리오도 썼다네요.
오래 전에 있었던 이탈리아 영화를 배경으로 자기 경험도 집어 넣으면서 말입니다.
몇 번 더 봐도 괜찮을 듯하구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