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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율교실] ⑫ 불음주계(不飮酒戒) 술이 대인관계에 도움 준다는 건 편견 술을 마시는 행위로부터 떠나고 이를 멀리 할 것을 가르치는 불음주계는, 오계 가운데 마지막에 놓여 있다. 즉, 불살생계, 불투도계, 불사음계, 불망어계, 불음주계이다. 그런데 음주는 앞의 네 계가 대상으로 하는 행동과는 그 성격이 약간 다르다. 왜냐하면, 살생이나 도둑질, 사음, 거짓말은 그 자체가 악행이자 죄이다. 그러므로 이들은 실죄(實罪), 혹은 성죄(性罪)라 불린다.
하지만, 음주는 그 자체가 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단, 모든 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죄를 저지르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차죄(遮罪)라고 한다. 음주가 오계 속에 포함되는 이유는 바로 술을 마심으로써 다른 죄를 짓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점 때문인 것이다.
결국 화가 난 옆집 남자가 그를 관가로 끌고 갔지만, 그 우바새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평소 존경받던 사람이 술로 인해 살생과 도둑질, 사음, 거짓말이라는 중죄를 한꺼번에 저지르고 스스로 파멸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다소 극단적인 내용이기는 하지만, 술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무시무시한 결과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유감스러운 상황들을 통해서도 여지없이 확인할 수 있다. 마셔라 부어라 하며 술값으로 날리다 보니 모아 둔 재산 없고, 술김에 목청 높여 다투다 보니 인간관계 나빠지고, 간과 위장은 술에 찌들어 신음하고, 술 마시고 부린 갖가지 추태가 그 다음 날이면 소문이 되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니 얼굴 들고 다니기 창피하고,
때로는 술김에 맺은 부적절한 관계로 발목 잡혀 마음 졸이고, 또 잘못된 판단으로 뒤에 감당하지도 못할 약속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자만하며 운전대 잡았다가 영원히 이 세상으로부터 자취를 감추게 되는 일도 있다. 역시 술은 모든 불행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런 것들이 음주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일까. 분명 알코올은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지만, 그것은 불과 3시간 정도의 효과라고 한다. 그리고 이는 중독성을 동반하는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몸에 해롭다. 또 술이 스트레스를 풀어준다고 하지만, 이는 잠시 심신을 마비시켜 둔감하게 해 주는 것에 불과하다.
게다가 술을 마시며 몽롱한 기분에서 쌓은 인간관계가 어찌 신뢰할 만한 것이 될 수 있겠는가. 맑은 정신을 방해하는 술은 언제라도 악마의 본성을 드러낼 수 있다. 불음주계의 수지를 통해 알코올에 의존하지 않고 상쾌한 심신을 유지하며 맑게 살아가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보자. 日 도쿄대 연구원 [출처 : 법보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