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천지 봄꽃들이 탄성을 터뜨리는 계절, 우리 고장 무심천이나 대청댐의 벚꽃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데 산악인인 우리는 또 다른 명소를 찾아 떠난다. 오늘의 목적지는 진안 마이산, 그런데 막상 도착해보니 꽃망울들은 잔뜩 붉은 기운을 머금고 이제나 저제나 때를 기다리는데, 오늘도 역시 비소식이 있어 하늘은 잔뜩 찌푸려있으니 꽃을 보려면 며칠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나봉암-비룡대-탑사를 코스로 정하고 산행 시작, 그러나 웬걸 시작부터 길이 안 보여 험난한 언덕을 애꿎은 진달래 나뭇가지라도 붙잡으며 간신히 능선에 오르는 동안 몇 분은 내려가셨다. 그렇지만 언제나 힘든 것은 잠시, 포근한 흙길은 힘들었던 마음을 달래주었고 산 위에 지어진 고금당 절과 나봉암의 정자 등은 볼 만 했다. 금당사 갈림길에서 탑사로 가는 길을 놓친 우리 몇은 너무나도 아쉬운 마음에 금당사에서 다시 탑사를 거쳐 암마이봉정상까지 힘을 다해 올랐다. 정면에 수마이봉을 마주보고 있는 암마이봉, 두 봉우리의 모습은 정말 흔치 않은 경이로운 모습이었다.
진안 마이산은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고 암,수 마이봉, 탑사등으로 워낙 유명한 산인데 회장님 덕분에 오늘 새로운 걸 알게 되었다. 바로 김구 선생이 1948년 무렵에 순국선열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마이산 입구의 은선골 바위에 새긴 글귀가 있다는 것이다. '대한건곤 청구일월'(대한의 국운은 하늘과 땅처럼 무궁하고 민족의 장래는 해와 달처럼 밝다.)이 그것인데 각박한 요즘 우리 삶에 빛을 던져주는 듯 마음에 와 닿는다. 제발 그러하길....
오늘도 우리 회원님들은 따뜻한 컵라면과 막걸리로 인정을 나누며 무사히 산행을 마무리한다. 모든 게 감사한 하루이다.
《다음 주 산행 안내》
°통영 수우도(배를 탑니다.)
°출발 : 체육관 6시 30분
첫댓글 감사합니다. 무진장(무주.진안.장수)감사합니다. 여러번 다녀왔지만 그때그때 다른곳으로 다녀왔기에 언젠가는 민박을 하면서라도 한번에 모두 보고싶은곳. ..오늘도 날씨를 주관하시는분은 우리편 이셨습니다.. 오선생님 재미있는 일지 무진장 감사합니다.
든든하게 늘 함께 해주셔서 제가 정말 힘이 되고 고맙습니다.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글을 읽고보니 가다가 포기하고 돌아오게 살짝 후회가 되네요.
그래도 오늘 암망봉을 올랐던건 참 좋았습니다.
산행에 불참했어도 산행기를 읽으면서 추억속에 마이산을 다시 걸어봅니다.
늘 갈때마다 묘한 마이산..
초입에서 알바를 하셨군요.
그래도 지나고나면 또 추억으로 간직하게 되지요.
암마이봉은 예전에 올랐던 희미한 기억인데 지금은 금지된 길인줄 알았어요.
하키님의 세세한 글 덕분에 마이산 잘 걸어 보았습니다
수고 많이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