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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제 TV 화면을 통해 수소연료전지차의 CF를 만나보게 될 날도 그리 머지않았다. 수소가 국가의 주축에너지로 활용되는 이른바 수소경제시대와 수소연료전지차(FCEV)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따로 떼어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필요충분조건의 명제다. 수소에너지가 지닌 경제·산업적 파급력은 자동차에서 가장 직접적이고 강 력하게 발휘되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도 수소연료전지차가 수소경제의 성패를 가늠할 시금석이라 말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수소자동차 시대의 원년
30,000대 2020년 토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판매목표. 하지만 지금껏 수소연료전지차는 손에 잡히지 않는 뜬구름처럼 여겨졌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환경적 유해성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큰 기대와 달리 상용화 속도가 너무 더뎠던 것. 그렇게 무려 15년 가까이 미래자동차, 혹은 차세대 자동차라는 수식어를 떼어내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 상황이 바뀌었다. 작년 6월을 기해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 연료전지차 ‘투싼ix 퓨얼셀’을 미국과 유럽시장에 출시한데 이어 12월에는 토요타가 상용모델 ‘미라이’의 일본 판매에 돌입하며 본격적인 수소차 시대를 열어젖힌 것이다. 현대차는 이미 투싼ix 퓨얼셀을 전 세계에 500여대나 판매(렌탈)한 상태다. 토요타도 올해에만 일본과 미국·유럽 시장에 총 700대의 미라이를 공급한 뒤 2016년 2,000대, 2017년 3,000대로 보급량을 증진시킬 계획이다. 그리고 2017년까지 수소버스의 양산체제도 갖춘다는 복안이다. 이러한 현대차와 토요타의 적극적 행보에 여타 완성차 메이커들도 한층 잰걸음을 걷고 있다. 혼다가 내년 3월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에 세단형 수소연료전지차를 출시할 예정이며, 벤츠와 닛산은 2017년 상용모델 출시를 천명했다. 또 GM, 폭스바겐, BMW 등이 2020년을 전후한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고도화와 일반 도로에서의 실증 테스트에 한창이다. 이를 감안할 때 혼다의 진입으로 3파전이 개시되는 내년 초가 수소연료전지차 시대의 실질적 원년이 될 전망이다.
3대 아킬레스건 극복
76만 km 작년 6월부터 미국시장에 공급된 투싼ix 퓨얼셀이 1년만에 달성한 누적 주행거리. 이는 지구와 달의 왕복거리와 같다. 이 같은 변화는 그동안 수소연료전지차 상용화의 발목을 잡아왔던 3대 난제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덕분이다. 가격경쟁력과 주행거리, 충전인프라가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2010년에만 해도 수소연료전지차 1대의 제조단가는 1억5,000만원을 호가했다. 하지만 투싼ix 퓨얼셀과 미라이의 출시가격은 대당 약 6,000~8,000만원대 수준이다. 여기에 각국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판매가격은 5만 달러대로 낮아진다. 5만 달러는 출시 초기의 하이브리드카와 유사한 가격이자 모든 수소에너지 전문가들이 수소연료전지차 상용화 개시의 목표점으로 삼았던 가격이다. 2000년대초 150~200㎞에 불과했던 주행거리도 700바(bar) 압력의 고압 수소용기 개발에 힘입어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유사한 약 500㎞에 도달했다. 투싼ix 퓨얼셀이 최대 425㎞, 미라이가 502㎞에 이른다. 혼다가 올해 도쿄 모터쇼에서 공개한 수소연료전지 콘셉트카의 주행거리는 내연기관 모델을 능가하는 700㎞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충전인프라 역시 아직 충분한 수준은 아니지만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국가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수소충전소 건설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예컨대 일본은 올해 100개소, 2030년까지 3,000개소를 건설할 방침이며, 독일도 올해 말까지 50개소의 건설을 위해 정부차원에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주가 전면에 나서서 수소충전소 건설비의 85%를 지원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등 인프라확충을 주도하는 상황이다. 참고로 수소충전소 건설비용은 과거 1개소당 40~50억원이었지만 지금은 20억원대로 낮아졌다. 각국 모두 수소충전소 건설의 기본 계획은 대도시 및 주요 고속도로에 충전소를 우선 건설해 최소한의 이동권을 확보한 뒤 전국으로 인프라를 확대해나가는 형태다. 현재 연구용을 포함해 10여개의 충전소를 보유한 우리나라는 2017년까지 관련제도와 인프라를 정비, 2020년 이전 대중화 기반을 구축한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2025년 30조원대의 메가 마켓많은 업계 전문가 들은 2030년경 수소연료전지 차나 전기자동차 같은 친환경 차량의 판매대수가 내연기관 차량을 앞지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만 해도 2025년까지 주내에서만 150만대의 친환경 차량을 운용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물론 그런 트렌드는 수소연료전지차가 주도할 것이 확실시 된다. 최대 라이벌인 전기차는 주행거리의 한계로 인해 근거리 이동수단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클린디젤도 있지 않느냐고? 최근 벌어진 폭스바겐 사태덕택(?)에 기세가 크게 꺾였다. 이와 관련 글로벌 수소연료전지차 시장규모는 올해 6,600억원에서 2020년 7조원, 그리고 2025년 30조원대로 급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 10월 토요타가 2020년에 이르러 연간 3만대의 수소연료전지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공식 발표한 것도 이 거대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함이다. 물론 시장규모는 조사기관마다 상당한 격차가 있다. 수년전 파이크 리서치는 2020년 기준 전 세계 수소연료전지차 누적 판매고가 280만대에 이르고, 연간 239억 달러(약 27조2,000억원)의 시장이 형성된다는 장밋빛 예측을 내놓았다. 반면 2013년 또다른 시장조사기관 럭스 리서치는 2030년의 시장을 18억 달러(약 2조원)수준으로 예견하기도 했다. 현 시점에서 실제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성능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수소연료전지차의 잇단 출시는 분명 수소시대로 가는 중요한 이정표임에 틀림없다. 적어도 한 세대의 시간이 더 지나면 자동차는 수소연료전지차에 힘입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을 것이다.
연료로서 수소의 가치수소연료전지차가 주목받는 핵심에는 수소라는 연료가 지닌 청정성과 무한성이 있다. 일단 수소는 중량을 기준으로 에너지량이 휘발유의 3배나 된다. 또한 연료전지와 짝꿍을 이루면 유해 배기가스는커녕 물외에는 어떤 배출물도 나오지 않는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에 따르면 투싼ix 디젤 모델 100만대를 투싼 퓨얼셀로 대체했을 때 연간 무려 1조5,000억원의 원유 수입 대체효과와 210만톤의 이산화탄소(CO2)저감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해서 생산 가능하다. 지구에는 바다가 있으니 화석연료와 달리 사실상 고갈의 우려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태양광, 풍력 같은 자연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해 물을 전기분해한다면 연료의 생산에서 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제로가 된다. 어쩌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에너지 자립을 이룰 수도 있다. 쉘이나 SK, GS칼텍스 등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주유소 운영기업들이 하나 같이 수소 충전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속 333㎞ 수소연료전지 레이싱카지금껏 전 세계에서 개발된 수소연료전지차는 100여종이 넘는다. 이들 중 가장 빠른 녀석은 누구일까. 바로 포드가 속도기록 경신을 위해 제작한 수소연료전지 레이싱카 ‘퓨전 하이드로젠 999’다. 이 차량은 지난 2007년 8월 고속 자동차 경주 장소로 유명한 미국 유타주 보너빌 솔트 플랫에서의 주행실험에서 시속 207.279마일(333.58㎞)을 기록, 2004년 시속 300㎞를 돌파한 BMW의 ‘H2R’을 제치고 세상에서 가장 빠른 수소연료전지차로 등극했다. 퓨전 하이드로젠 999는 포드의 인기모델인 퓨전을 개조한 차량으로 400㎾급 연료전지를 채용, 전기모터의 출력이 웬만한 슈퍼카에 버금가는 770마력에 달한다. 반면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좌우측 사이드미러와 전면부의 라디에이터 그릴까지 제거하는 등 첨단 공기역학 설계를 적용, 공기저항계수는 0.21에 불과하다. 발행2015년 12월호 출처: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1697&contents_id=106572&leafId=16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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