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일 코오롱FnC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에피그램이 전라남도 강진에 ‘올모스트홈 스테이 by epigram(이하 올모스트홈 스테이)’ 을 오픈했다. 올모스트홈 스테이는 에피그램이 진행하는 로컬 프로젝트로 지역에서의 삶과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한옥 스테이 형태로 운영한다. 2019년 전북 고창군을 시작으로 2020년 경북 청송군, 경남 하동군에 이어 네번째다.
역사와 문화,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강진의 특성을 살려 강진산책을 테마로 운영하는 올모스트홈스테이 강진은 다산 정약용이 머물던 사의재의 한옥체험관을 새롭게 리모델링하여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 올모스트홈 스테이 by epigram 강진
올모스트홈 스테이 강진은 동백, 모란, 청자, 마량, 월출과 다산 총 6개의 객실이 있다. 강진을 대표하는 주요 관광지와 특성을 가진 객실의 이름에 먼저 미소가 지어진다. 각 객실은 그 형태와 가구 구성에 따라 크게 구분되어지고 객실 비용이 결정되는 듯 하다.
가장 기본 객실인 청자와 마량은 18만원선. 최대 3인 수용 가능한 다산 약 31만원, 최대 4인 수용 가능한 모란 약 27만원 / 동백 약 29만원 / 월출 약 32만원으로 각 객실은 소파, 온수 욕조, 추가 침구 등의 차이가 있으니 자세한 객실 정보와 예약은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하자.
<객실 정보 보기>
https://www.kolonmall.com/Special/228593
<올모스트홈 스테이 예약하기>
https://www.airbnb.co.kr/users/487918482/listings
현재 월출과 다산은 객실 준비중이므로 예약이 불가하다.
| 환영재
처음 방문하면 <카페 청> 옆에 있는 환영재로 가면 된다. 방문자를 환대하는 올모스트홈 스테이의 리셉션격이라고 보면 된다. 웰컴티로 제공되는 강진의 야생 발효차와 함께 에피그램이 큐레이션 하는 제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강진산책을 테마로 한 강진의 주요 관광지를 엽서를 통해 먼저 만나 볼 수 있다.
밖에서 보면 ㄴ모양으로 툭 뒤어나온 통유리창이 참 인상적인데 이 공간에서 차도 마시고 숙소 안내와 주요 관광지 안내도 받았다. 우리가 방문했을 땐 매니저님이 휴무라 시니어님이 설명해주셨는데 엄청 적극적이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제공되는 웰컴티의 양은 아주 조금이었지만 잔이나 찻잔 받침도 세심하게 고른 것 같았고 환영재 내부가 정말 예뻐서 입실 전부터 무척 기대가 됐다. (웰컴티는 객실에서 다시 제공된다.)
환영재는 리셉션겸 쇼룸 오피스의 역할도 하고 있다. 육포, 버섯스낵 등 강진에서 만든 지역 특산품도 판매하고 지역 설명도 상세히 해주셨다. 솥이 어찌나 갖고 싶던지!ㅋ
올모스트홈 스테이에는 특별한 렌탈 서비스가 있다. 의류 브랜드라 그런지 급작스러운 날씨 변화를 대비해 요청 시 아우터와 우산, 에코백을 무상 렌탈 해준다. 물론, 원한다면 구매도 가능하다.
환영재 맞은편에 있는 한옥카페 모습
| 마량
마량은 강진만 남쪽 끝자락에 미항으로 알려진 마량항에서 따왔다. 원래 강진의 옛 지명은 탐진이다. 탐진현으로 불리다가 강진현으로 바뀐 것은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다. 탐진은 지금의 제주도인 탐라의 사자가 조공할 때 배가 마량항 인근에 있는 구강포에 머물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한마디로 마량은 탐라로 가는 해상교통의 관문이었던 셈이다.
고려시대에는 칠량면 등 강진만 일대에서 만든 고려청자를 개성까지 실어나르던 500km 뱃길의 시작점이었고 조선시대에는 제주에서 실려 온 제주마들이 육지에서 처음 발을 디딘 곳이었다. 탐라에서 뱃길을 따라 실려 온 말들이 뭍에 처음 내려서 먹이를 먹었던 곳이라 하여 마량이라는 이름이 붙어졌다. 마량에 내린 말들은 일정 기간동안 육지 적응 훈련을 받고 한양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입이 떡 벌어졌다. 말끔하게 정리된 침구와 넓은 통창에서 시선을 떼어내기 어려웠다. 겉에서 보는 한옥의 모습과는 반대로 내부는 흡사 양옥 같은 느낌을 받았다. 객실은 분리형 원룸과 같은 구조로 화장실과 작은방이 마련되어 있는데 문을 열자 좁지만 단아한 내부와 작은 좌식 다과상이 우리를 맞이했다.
2면이 넓은 창과 전면 개방 가능한 문으로 되어 있어 모두 개방하면 마루에 올라 앉은 기분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러한 공간을 분리시키는 구조에 판타지를 가지고 있어 창과 문을 모두 개방해보고 싶었지만 쉽지 않아서 포기했다. (무엇보다.. 문을 열다 고장낼 것 같은 두려움에 포기;)
다과상 위에 있는 게 무엇인지 궁금해서 들여다 보니 붓과 벼루가 들어있는 문방사우함이었다.
먹을 갈아 붓으로 글을 쓰거나 편지를 써볼 수 있도록 종이, 붓, 벼루, 연적까지 없는 게 없는 없다! 보다 특별한 강진 여행을 만들길 바라는 마음에서 네가지 벗을 준비했다는 메모가 함께 적혀있다. 캬.. 이런 세심함.. 안 써볼 거지만 감동했다. (정확히는 써볼 시간이 없음ㅠ)
창밖 돌담 위로 뽀얗게 내려앉은 눈을 보니 그저 감격스럽다. 바라만 봐도 마치 한폭의 그림을 보고 있는 듯한 힐링! 심지어 창을 통해 해가 뜨고 지는 볕을 생생하게 볼 수 있으니 그림보다 더 아름다운 실물인 것이다.
자세히 보면 통창은 양쪽 벽 안으로 밀어 넣는 미닫이 샷시로 되어 있어서 창호문으로 바꿀 수 있고 티테이블 옆 창은 모기장, 유리창, 창호 이렇게 3중으로 되어 있다! 외출할 땐 혹시 모르니 창문 닫고 외출!!
티테이블 위에는 숙소소개와 이용정보가 담긴 책자와 강진의 야생 발효차, 수제 강정, 드립 커피가 웰컴티와 스낵으로 준비되어 있다. 객실에는 커피잔 2개, 찻잔 2개, 개인접시 2개가 마련되어 있는데 와인 오프너나 와인잔이 필요하다면 환영재에 문의하면 된다.
사실 화장실이 어떨지 조금 걱정되었는데 너무나도 깔끔한 현대식 그것도 최신식의 화장실이어서 놀랐다. 한때 영화 스파이더맨의 주연배우 톰홀랜드가 한국 화장실에서 자동으로 뚜껑이 열리는 비데를 보고 놀란 장면이 이슈였는데 나 역시도 자동으로 열리는 뚜껑을 보고 똑같은 반응을 해버렸다. 처음 본 것도 아니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한옥 화장실이어서.. ㅋㅋㅋ 클렌징폼이나 치약은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고 바디클렌징 겸 핸드솝과 샴푸가 있었는데 린스는 따로 하지 않을 정도로 좋은 제품인 것 같았다.
미니 화장대와 헤어드라이기, 아답터가 있다.
각 객실마다 슬리퍼 대용의 여벌의 커플 고무신이 마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