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전서 강해 제3강] 후포그람모스(Ὑπογραμμός)와 카코포이에오(Κακοποιέω): 부당한 고난의 궤도를 전복시키는 그리스도의 발자취 사수
(본문: 베드로전서 2장 11절 - 3장 22절)
베드로전서 2장 11절부터 3장 22절까지의 대서사는 성도가 이 세상의 제도와 위정자, 그리고 가정과 일터라는 일상의 참호 속에서 마주하는 부당하고 억울한 고난의 문제를 기독론적 모형으로 전복시키고, 대속의 죽음을 통해 영적 승리를 확정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어떻게 추적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난 신학의 위대한 마스터피스입니다. 당시 수신자들은 로마 제국의 불합리한 사회 구조 속에서 까다롭고 포악한 주인들에게 학대를 받거나, 불신 남편에게 압박을 당하는 실제적인 삶의 위기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사도는 이 고난의 자리를 도망치거나 보복하는 자리가 아닌, 왕 같은 제사장의 거룩을 증명할 법정적 무대로 재해석합니다. 사도는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고 그리스도가 쓰신 십자가 교본만을 정밀하게 복사하라고 최고의 지성적이고 담백한 필치로 주해합니다.
1. 아페코마이(Ἀπέχομαι)와 스콜리오스(Σκολιός): 영혼을 거슬러 싸우는 정욕의 제어와 불합리한 권세 아래서의 파수
사도는 성도들을 향해 거룩한 나그네와 행인(파로이쿠스 카이 파레피데무스)이라는 신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내면과 외면에서 동시에 치러야 할 전술적 행동 강령으로 포문을 엽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거류민과 나그네 같은 너희를 권하노니 영혼을 거슬러 싸우는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라(아페코마이)... 사환들아 범사에 두려워함으로 주인들에게 순종하되 선하고 관용하는 자들에게만 아니라 또한 까다로운(스콜리오스) 자들에게도 그리하라" (벧전 2:11, 18)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라(아페케σθαι, ἀπέχεσθαι)... 또한 까다로운(스콜리오이스, σκολιοῖς) 자들에게도 그리하라!"
원어 '아페코마이(제어하라)'는 단순한 도덕적 참음이 결코 아닙니다. 이 단어는 '나에게 해를 끼치거나 오염을 유도하는 위험 물질로부터 거리를 두고 전술적으로 완벽하게 격리하여 멀리 떨어지는 상태'를 뜻합니다. 신자는 영혼을 포위하여 파괴하려는 육체의 정욕(사르키콘 에피두미온)으로부터 내 존재를 아페코마이(격리)해야 합니다.
사도는 일터의 참호 속에서 이 규율을 적용합니다. "또한 까다로운 자들에게도 그리하라!" 원어 '스콜리오스(까다로운)'는 의학적으로 척추가 비정상적으로 휜 '척추측만증(Scoliosis)'을 뜻할 때 쓰이는 단어입니다. 즉, 성품이 비뚤어지고, 포악하며, 가학적이고 불합리한 기득권 세력을 의미합니다. 사도는 그 비뚤어진 권세(스콜리오스) 아래서 부당하게(아디코스) 고난을 받아도, 하나님을 생각함으로(디아 스네이데시ㄴ 데우: 하나님의 살아계신 주권을 지성적으로 인지함으로) 슬픔을 참으면(후포페로: 그 무게를 아래에서 묵묵히 짊어지면) 이것이 바로 창조주 앞에서 '하름(합법적이고 고귀한 은혜)'이라고 선언합니다. 피터 데이비즈(Peter Davids)의 주해처럼, 신자는 정황의 안락함 때문에 순종하는 자들이 아닙니다. 내 모든 상황을 불꽃 같은 눈으로 계수하시는 하나님 법정을 신뢰하기에 자리를 파수하는 진짜 군사들입니다. 불리한 환경을 핑계 대며 규율을 팽개치는 나태함을 말씀의 도끼로 치고, 오직 주권 신뢰의 태도만을 선포합니다.
2. 후포그람모스(Ὑπογραμμός)와 에파콜루데오(Ἐπακολουθέω): 그리스도께서 남기신 정밀 교본과 발자취의 추적
사도는 부당한 고난을 견뎌내는 성도의 삶이 결코 허무한 낭비가 아니며, 구속사의 대군주께서 친히 밟아가신 십자가 궤도의 정밀한 복사임을 논증합니다.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받았으니 그리스도도 너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사 너희에게 본을(후포그람모스) 끼쳐 그 발자취를 따라오게(에파콜루데오) 하려 하셨느니라 그는 죄를 범하지 아니하시고 그 입에 거짓도 없으시며 욕을 당하시되 맞대어 욕하지 아니하시고" (벧전 2:21-23)
"너희에게 본을(후포그람모ㄴ, ὑπογραμμόν) 끼쳐 그 발자취를 따라오게(에파콜루데세테, ἐπακολουθήσητε) 하려!"
여기에 기독교 성화론과 고난 신학의 절대적인 척추 단어인 '후포그람모스'가 작렬합니다. 이 단어는 고대 교육 현장에서 '아직 글씨를 쓰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이 그 위에 종이를 대고 그대로 베껴 쓰도록, 스승이 아래에 완벽하고 정밀하게 적어놓은 글씨 교본(점첩)'을 뜻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말로만 고난을 강의하지 않으셨습니다. 십자가라는 인류 역사상 가장 무거운 형틀 위에, 신자가 고난을 어떻게 통과해야 하는지 단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인생 교본(후포그람모스)을 몸소 아로새겨 주셨습니다.
우리의 임무는 그 획을 그대로 '에파콜루데오(따라가는 것)'입니다. 원어 '에파콜루데오'는 '앞서간 사령관의 발자국 자국마다 내 발을 정확히 포개어 넣으며 맹렬히 추격하는 군사적 추적'을 의미합니다. 주님은 욕을 당하셔도(로이도레오마이) 맞대어 보복하지 않으셨고, 오직 공의로 심판하시는 창조주께 전 존재를 법정적으로 위탁(파라디도미)하셨습니다. 찰스 스펄전(Charles Spurgeon)의 보혈 은혜론적 선언처럼, 억울함을 당할 때 내 사사로운 보복의 칼을 빼 드는 행위는 스승의 교본(후포그람모스)을 내 손으로 찢어버리는 배도 행위입니다. 육신의 혈기를 도끼로 쳐 처단하고, 오직 아들의 발자취만을 묵묵히 밟아가는 십자가의 강력만을 확정합니다.
3. 하그니조(Ἁγνίζω)와 크뤼프토스(Κρυπτός): 외형의 치장을 찢고 내면의 지성소에 장착하는 온유의 성품
사도는 3장으로 진입하며 불신 남편을 둔 아내들의 행정 윤리와 남편들의 지식(노시스)을 따른 배려를 명하며, 세상의 천박한 장식론을 말씀의 검으로 해체합니다.
"너희의 단장은 머리를 꾸미고 금을 차고 아름다운 옷을 입는 외모로 하지 말고 오직 마음에 숨은(크뤼프토스) 사람을 온유하고 안정한 심령의 썩지 아니할 것으로 하라 이는 하나님 앞에 값진 것이니라" (약 3:3-4 / 벧전 3:3-4 융합)
"오직 마음에 숨은(크뤼프토스, κρυπτός) 사람을 온유하고 안정한 심령의 썩지 아니할 것으로 하라!"
원어 '크뤼프토스(숨은)'는 가시적인 세상 문명이 결코 들여다볼 수 없는 '영혼의 깊은 내면적 지성소'를 뜻합니다. 당시 이방 여인들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매력을 과시하기 위해 머리를 땋고 금을 차는 가시적 치장(코스모스)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사도는 그러한 외형적 가식을 배설물로 치고, 오직 창조주의 불꽃 같은 시선이 머무는 크뤼프토스 카르디야스(마음에 숨은 사람)를 '하그니조(정결하게 구별)' 하라고 명령합니다.
그 인장은 바로 온유하고 안정한 심령(프라에오스 카이 헤쉬키우 프뉴마토스)의 썩지 아니할 옷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우주 재판관이신 하나님 앞에서 영구히 가치를 인정받는 합법적이고 배타적인 값진 자산(폴뤼텔레스)입니다. J. N. D. 켈리(J. N. D. Kelly)의 주해처럼, 외형적인 스펙과 소유물로 자신의 영적 빈곤함을 감추려는 종교적 가식은 창조주를 속이려는 기만입니다. 겉껍데기만 화려하게 치장하고 내면의 파산을 방치하는 위선을 말씀의 도끼로 사정없이 쳐부수고, 오직 중심의 진실함만을 논증합니다.
4. 카코포이에오(Κα코ποιέω)와 아포로기야(Ἀπολογία): 악을 행하는 자들의 파산과 소망의 이유를 법정적으로 대답하는 변증 기상
저자는 제3강의 장엄한 최종 결론을 짓는 독립선언서를 방포하며, 악을 행하는 세상의 위협을 격파하고 우주 재판정 앞에 서야 할 성도의 당당한 사법적 변증력을 선포합니다.
"너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체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아포로기야) 항상 준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고... 선을 행함으로 고난 받는 것이 악을 행함으로(카코포이에오) 고난 받는 것보다 나으니라" ( 벧전 3:15, 17)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아포로기야ㄴ, ἀπολογίαν) 항상 준비하되... 악을 행함으로(카코포이운타스, κακοποιοῦντας) 고난 받는 것보다 나으니라!"
여기에 기독교 변증학의 영원한 인장인 '아포로기야'가 방포됩니다. 원어 '아포로기야'는 사사로운 변명이 결코 아닙니다. 이 단어는 '형사 법정에 선 피고인이 검사의 기소장에 맞서, 반박 불가능한 확증과 논리적 증거들을 가지고 자신의 무죄와 정당성을 당당하게 입증해 내는 공식적인 사법적 변론이자 대답'을 의미합니다. 성도는 세상의 박해자들 앞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내면의 산 소망(엘피스)의 합법적 근거를 최고의 지성적 필치로 아포로기야(변증)할 수 있도록 항상 무장(헤토이모스)되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피해야 할 최악의 파산은 바로 '카코포이에오(악을 행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눈(오프달모이 키리우)은 의인을 향하시고 그분의 얼굴(프로소폰 키리우)은 악을 행하는 자(카코포이운타스)들을 대적하십니다. 주님은 단 한 번의 죄의 대속(하팍스 후페르 하마르티온 에파데)을 통해 육체로는 죽임을 당하셨으나 영으로는 살아나사, 옥에 있는 타락한 영들에게 선포(케뤼소: 우주적 승리의 판결을 방포하심)하셨습니다. R. C. 스프롤(R. C. Sproul)의 명쾌한 논증처럼, 신자는 세상의 위협 앞에 기죽어 타협하는 유약한 존재가 아닙니다. 악을 행하는 자들의 종말론적 파멸을 확증하고, 십자가의 승리를 당당하게 아포로기야(변증)하는 천상 시민들의 군사적 권세만을 선포하며, 베드로전서 제3강의 장엄한 성벽을 완벽하게 완수해 냅니다.
[5줄 최종 요약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