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을 하기로 결심한 것은 바로 이 두브로브니크 때문일 겁니다.
오래 전 가슴 속에 들어와 설레임을 안겨준 성곽 도시...
두브로브니크는 아드리아해를 연안에 둔 아름다운 해안도시입니다.
예로부터 상업도시로 유명해서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중요한 도시였지요.
두브로브니크는 유럽 속의 선진국으로 불립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제부터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
두브로브니크로 들어가는 플라차 거리입니다.
이 거리를 자세히 보면, 대리석이 깔린 것 같지만
사실은 이 지방에서 많이 나는 석회암으로 만든 길입니다.
오랜 세월 닳고 닳아 반들반들해진 모습이 보입니다.
두브로브니크 공화국이 들어서 있던 중심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브로브나크의 뜻은 떡갈나무입니다.
예전에는 아마도 이 지방에 떡갈나무가 많이 있었나 봅니다.
지금은 오렌지, 무화과, 올리브, 석류나무가 가장 많지만요.
1979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두브로브니크는
안타깝게도 92년부터 일어나 94년에 끝난 내전으로 70%가 파괴되었다고 합니다.
그런 것을 다시 재건하여- 그것도 3년만에- 지금의 사랑받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성벽을 둘러싼 길은 구시가지와 아드리아해의 정경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산책길입니다.
새파랗기도 하거니와 어찌나 맑은지 물속이 환히 보이는 아름다운 바다 구경도 최고인데
거기에다 중세 모습이 그대로 남은 구시가지와 아름다운 성벽도 구경할 수 있다니...
이건 정말 최고의 눈호강이 아닐 수 없죠.
버나드 쇼가 그랬답니다.
"지구상에서 천국을 찾고 싶다면, 두브로브니크로 가라"
작은 배를 타고 로쿠 섬을 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이곳 반대편에는 나체 해변이 있습니다.
정말 홀라당 벗고 있더군요.^^
그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구경하는 우리가 부끄러워서 눈을 돌릴 정도.
그런데 근육질 남자는 한 명도 없더이다.ㅠㅠ
위의 성벽은 보브리애나체 요새입니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여름이 되면 세익스피어 원작 '한여름밤의 꿈'을 상연한답니다.
예전에는 요새였던 곳을 지금은 공연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죠.
두브로브니크는 1979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세계대전이 일어났을 때는, 세계의 지성인들이 인간띠를 이루어 두브로브니크를 보호하고자 했답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해상도시로 유명했던 두브로브니크.....
자, 이제부터 성벽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높이 25미터, 길이 2km 성곽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고, 좁은 길도 있고, 넓은 길도 있고...
꼭 우리네 인생사 같습니다.
중세 도시 속에 현대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습니다.
옛날의 모습을 가능한한 파괴하지 않고 그대로 살려
조금 불편하더라도 참고 지내는 거지요.
석조 건물 위를 빙 둘러싸고 있는 성벽길을 따라....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성곽을 돌면서 우리 나라 도성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두브로브니크는 여러 외세의 침입을 받고 오랫동안 지배를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습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는 까닭은 무엇인가요?
그때 당시는 지배하고, 지배 당해도
싸그리 몰살하려는 생각은 없었던 거죠.
그런데...우리나라를 보세요.
일제는 36년간의 강점기 동안 우리에게 어떻게 했는지요?
그들은 우리의 문화를 함부로 다루고, 부수고, 파헤쳐 놓았습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가 납니다.
날은 덥고....35도 이상은 넘었던 듯....
성곽 돌기는 힘들고.
잠시 쉬어 5가지 과일을 갈아 만든 빙수를 마셨습니다.
가격은 다른 곳보다 좀 비쌌지만- 7유로....
여기 와서 처음으로 얼음을 보았네요.
우리 나라 카페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얼음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답니다.
이곳 사람들은 차가운 물을 즐겨 마시지 않더라구요.
성곽에 나 있는 작은 창문에서 내다본 도시의 모습...
그대로 하나의 풍경화가 되었습니다.
발칸반도의 나라들이 내전의 상처에서 벗어난 것은 불과 20여년...
1994년 내전이 끝났으니 말입니다.
이제, 세르비아는 세르비아 식으로
크로아티아는 크로아티아 식으로
몬테네그로는 몬테니그로 식으로
보스니아는 보스니아 식으로
슬로베니아는 슬로베니아 식으로.... 그렇게 각자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여건이 되면
꼭 다시 와서 천천히, 느릿느릿 걸어보고 싶은 길입니다.
성곽 위도 사람이 많지만....
중심지인 플라차 거리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중심 거리 어느 귀퉁이에는 '강남 스타일'이라는 음식점도 생겼습니다.
음식 맛도 꽤 괜찮다고 하네요.
두브로브니크를 유럽 속의 선진국이라고 하는 이유!
첫째, 시민을 위한 약국이 처음 생겼습니다.
둘째, 노예제도를 폐지하였습니다.
셋째, 검역소를 설치하여 전 국민에게 종두 접종을 실시했습니다.
이만하면 선진국이라고 칭송을 받을 자격이 있지 않나요?
집집마다 포도나무를 키우는 모습이 너무 좋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다 본 두브로브니크 ...
드부로브니크는 하루 동안 여행할 곳이 아닙니다.
2박 3일 정도 머무르면서 보아도 모자랄 정도...
골목골목 구경할 곳이 어찌나 많은지요.
천천히 구경하다, 맛있는 것도 사 먹고...
하염없이 바다도 구경하고,
성곽에 올라 먼 하늘도 바라보고...
그렇게 여행할 것을 강추합니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내가 어디에 서 있는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많이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 시간을 어떻게 쓰며 살아야 할지, 걷고 또 걸으며 생각했던 소중한 시간!
첫댓글 인류의 좋은 문화들을 모두 체험하며 살 수는 없지만
잠시나마 천국기운을 받아 건강여행 만들어요. ^*^
풀라차 거리를 걷다가 골목길을 돌아보고, 맥주 마시던 기억이 새롭다. 일요일이라 수많은 사람들이 카페에 모여있고 성당 앞 광장에서는 악사들이 연주를 하고, 내가 그 곳에서 신이 나서 빙글빙글 춤을 추자 사람들이 마구 박수를 쳐주더군. 그립다, 듀브로니크 플라차 거리!
춤을 추는 선생님 모습이 떠오릅니다. 얼마나 신이 나셨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