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1950년에 단행된 농지개혁을 상찬하는 극우 인사들이 적지 않게 보인다. 2010년대 후반 뉴라이트의 대표적인 이론가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농지개혁 상찬의 물꼬를 튼 이후, 그의 뒤를 잇는 목소리가 간간이 이어지더니 윤석열 정권 출범 후에는 그 목소리가 급격히 강해져서, 최근에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까지 그 대열에 가세했다. 지난 2월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에서는 농지개혁이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발판이 됐음을 강조하며 농지개혁 상찬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했다.
이런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참 기이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유상 방식이기는 했지만, 해방 직후 대표적 자산가였던 지주들의 땅을 강제로 몰수해 생산자인 농민들에게 분배한 엄청난 개혁을 보수 인사들이 나서서 지지하니 말이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토지와 부동산은 대표적인 자산이고 그 분배는 극도로 불평등하다. 현재 한국 사회의 최대 질곡이라 일컬어지는 불평등과 양극화는 여기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만일 어떤 정치세력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50년대 농지개혁 방식으로 토지와 부동산을 유상몰수·유상분배하겠다고 한다면, 농지개혁을 상찬하던 인사들은 태도를 바꾸어 사생결단 반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