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진달래꽃"에 대해
"진달래꽃"의 율격
이 시는 자유시지만 7.5조를 기초로 한 3음보격의 외형률을 보이고 있다. 그 행태를 분석해 보면, 제 2연의 '영변의 약산/진달래꽃'만이 거의 4.4조에 가까운 음수이고 그 밖의 모든 부분은 7.5조의 음수로 배열되어 있다. 7.5조는 일본 시가의 율조인데, 그것이 우리 시에 쉽게 수용된 것은, 7.5조가 4.3.2.3조 또는 3.4.3.2조 등의 음절수로 분해되어 우리 전통 시가의 율격과 쉬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진달래꽃"의 이미지
사랑하는 임과의 이별이라는 극한적 상황을 '진달래꽃'을 통하여 초극하려는 역설적 의지가 담겨진 작품이다. 내용상으로 보아 '진달래꽃'은 붉고 아름다운 서정적 자아의 사랑의 완성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서정적 자아가 지니고 있는 원망과 슬픔을 상징하는 동시에 떠나는 임에게 끝까지 자신을 헌신하려는 순종과 정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옛 시에서도 '진달래꽃'은 민족 정서의 대유적 상징물로써 존재하는데, 특히 사랑과 이별의 정한을 노래하는 작품에서 시인의 분신으로서 표현되기도 한다.
"진달래꽃"의 서정적 자아
김소월 시 속에 나타나는 서정적 자아는 여성이 대부분이다. 소월시뿐만 아니라 우리의 전통 시가들은 여성을 서정적 자아로 가지고 있다. 우리 시의 여성편향은 존재의 나약성과 함께 잠재된 저향력의 지속적 표출의 결과라고도 말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섬세하고 부드러우며 순화적인 감정 승화를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진달래꽃'은 설화적 모티프를 가지고 있는데, 여성의 인종과 남성의 유랑성을 비극적 상황으로 설정해 놓았다. 이런 비극적 장면 속에서의 여성적 목소리는 자신의 고난을 극복하려는 새로운 의지와 자세로 변하는 과정을 겪게 되고, 폭력과 인종의 굴레를 달관하는 이상적 의지를 실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