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기업인 신성통상은 탑텐, 지오지아, 폴햄, 엠폴햄, 폴햄키즈, 프로젝트엠, 올젠 등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기업입니다.
그런데 신성통상의 최대주주인 가나안과 2대 주주인 에이션패션이 공개매수를 통해, 셀프 상장폐지를 위해 발행주식 3164만4210주(발행주식총수의 22.02%)를 주당 2300원에 공개매수한다고 21일 공시했습니다.
이에 이날 신성통상의 주가는 13%가량 강세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주가가 오른 것은 좋지만, 소액주주들의 입장에선 참 씁쓸한 상황입니다.
누가봐도 오너일가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주식을 공개매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은 신성통상 지분을 각각 42.1%, 17.7%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염태순 신성통상 창업자의 장남 '염상원'이 가나안 지분을 82.4%, 가나안이 에이션패션 지분을 46.5% 갖고 있습니다.
즉, 오너일가가 주식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투자지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PER은 5.43배, PBR은 0.73배정도 입니다.
아무리 의류기업 특성상 PER과 PBR이 낮다지만 회사의 이익에 비해 너무나도 가치가 저평가 된 것이지요.
이에 주주들은 계속해서 주주친화정책을 요구했습니다.
배당을 확대하거나, 자사주 소각을 바란 것이죠.
하지만 사측은 주주환원책 대신 상장폐지를 실시하기로 한 것입니다.
게다가 지난 몇년전보다 주가가 떨어진 상황이기에 공개매수 가격이 조금 높더라도 많은 소액주주들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주환원책을 무시하고, 상장사로서 받아야 하는 규제를 회피하고, 승계작업을 위해 자진상폐를 결정하자, 주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신성통상 측 소액주주들은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서는 지분율을 95%까지 늘려야 하는데, 많은 소액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는다면 셀프 상폐가 무산될 수도 있는 것이죠.
따라서 신성통상 측은 공개매수 가격을 높여 다시 2차 이상의 공개매수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한편 공시 전날인 20일 신성통상의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이때 당시 외국인투자자는 자진 상장폐지 추진 사실이 알려지기 전에 10억원어치 이상 주식을 순매수 했습니다.
이에 정보를 사전 입수한 누군가가 외국계 창구를 통해 주식을 사전 매입해 상당한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