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 시트를 원합니다(I want an isle seat) 제가 경미한 폐쇄공포증이 있어서 안쪽 자리는 못 앉습니다" 발권 담당이 심각하게 묻는다 "약은 드셨나요" "그 정도는 아닙니다" "수차례 많은 여행을 했습니다" "통로 쪽 좌석이면 문제없습니다"
그래도 발권 담당은 염려가 됐는지 팀장을 불러 상의하는 지경이 됐다 "그동안 해외여행을 많이 하셨다는데 문제 되는 상황은 없었나요" "약은 안 드셔도 비행하는데 문제가 없겠습니까" "혹시 전문가의 소견서를 지참하신 게 있으신가요"
통로 쪽 좌석을 발권하는 과정에서 과장된 제스처로 문제성 있는 탑승객이 되어 버렸다 "앞자석 통로 자리입니다" 몇 가지를 더 추궁한 후 다행히 아일시트를 확보했다 그러나 과한 과장으로 요주의 인물이 돼 버렸다
경미한 공황장애가 있어 늘 통로 좌석을 이용하는 편이었다 그냥 부탁해도 될 것을 폐쇄 어쩌고 한 것이 상황을 키워 버린 것이다 덕분에 동행하는 친구까지 통로 쪽 좌석을 배정받았다 친구는 키가 190 센티에 달해 앞 좌석에 무릎이 끼여 늘 괴로워했다 나랑 다니는 여행에서는 늘 통로 쪽 좌우 좌석을 같이 확보해야 했다 그럼 간간히 한쪽 발을 통로에 내놓을 수가 있어 편하다
영화나 오페라, 연극, 음악회 좌석도 늘 통로 쪽 좌석으로 예약하는 편이다 그래서 중앙 관람은 할 수가 없다 늘 사이드에서 관람해 왔다
이번 여행은 괜한 호들갑을 떠는 바람에 요 주의 탑승객 명단에 올라가 버렸다 그러나 항공사 측 배려로 제일 앞 통로 쪽 좌석에서 편한 여행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엄살도 때로는 좋은 서비스를 받는다는 것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