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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다녀온
토요 자투리 산행이 제법 거했던지..
집에서 한잔 더히고 손주와 논 게 과했던지..
대부도 라이딩도 못간 채 늦잠을 자고 뒹굴다가
부랴부랴 12시경 집을 나온다.
에구 술독이라도 좀 빼야지..
오봉 초교옆 누더기로 기운듯한 길로 들어가니
날은 찌지만 상큼한 숲에 눈이 시원해진다.
아~역시나 좋긴한데..다리는 힘이 없어 후들 후들..
(방학동 송림)
북한산 둘레길을 벗어나 방학능선길로 가다가
장수천 삼거리에서 외진 봉우리로 잠깐 올라 간다.
사람도 없고, 전망도 좋고, 골 바람도 불어오고,
다 좋은데 드러누울 데가 마땅하지 않다.
바람목쪽 바위에 시멘트로 좌대를 해놨지만..
(좌대,시멘트로 마무리함)
삼거리를 지나 시루봉 능선쪽 공터 운동장으로 올라가
전에 보았던 벤취에 드러눕고는..
잠이 들었는지 깜빡 졸다 떨어질 뻔 하고는 일어난다.
방학능선 삼거리를 지나 우이남능선의 쉼터 삼거리로 가니
여자 두분이 산에 대한 각자의 열정을 자랑하고 있었는데..
원통사쪽 말고 능선쪽 길은 어째 막아놓은듯..아닌듯
샛길 금지 표지와 밧줄 난간이 있다.
주능선길은 샛길이 아니고 이정표에도 뚜렷한 길 표시가 있으니
밧줄 옆을 지나 능선길로 올라가 다시 평평한 바위위에 드러 눞는다.
이번엔 굴러 떨어질 염려는 없으나
개미들 등쌀에 10여분 누웠다가 그만 일어난다.
점심때가 한참 지났지만 밥 생각도 없고,
여전히 졸렵고, 여전히 다리에 힘이 안들어 가니
사면에서 들려오는 물소리에 혹할 만 하다.
바위 능선을 포기하고 동쪽 사면, 삼천포로 빠진다.
사면길은 족적이 이어지다 말다한다.
이길이 2m 수직절벽길로 가는길 아닌가?
오랜만에 왔는데 영 낯이 설다.
바위를 올라가 전망대에 오르니 길이 안보안다,
멍~ 때리며 전망 구경하다 빽..
(연산군묘 일대 방학동)
그냥 약수터로 내려가려다 혹시나 박씨나 하며
물길을 따라 바위홈을 올라가니 다시 족적이 뚜렷하다.
우선 우측으로 나아가 전망 다시 감상하고..
(마들 평야와 방학동 일대)
석문도 지나고 바위열차 밑둥도 돌아가고
긴가민가 하며 가보니..2m 수직벽이 드디어 놔왔다.
에겡.. 원통사 위 공터로 가는 길이 아닌가?
(2m 수직벽 구간)
물이 흘러 번들거리는 바위에 비브람창이니..오르길 포기,
다시 빽하여 원통사 등로 윗쪽 약수터로 내려간다.
약수터에서 몸단장도 하고 옆 넓은 바위에서 고수레도하고..
맛 없는 편의점 김밥을 먹으며 쉬다가..아래쪽 정규 등로로 내려간다.
보문 산장지기 영감님이 어느 여름날 어스름에
산장으로 올라 오다 바위옆 허연 물체를 지나가는데..
그물체가 갑자기 여보쇼~하여 깜놀..소름이 돋았다고 한다.
그 지점을 지나 원통사를 바라보니 뭔가 허연게 보인다.
백주 대낯이니 귀신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고..저게 뭔고?
(산에선 동물/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
(원통사)
원통사 오르는 길은 여기부터 조금 가팔라진다.
십수년전, 그 무더운 여름 날,
바위 계단 한칸 오르고 쉬다 다시 오르고 또 쉬던,
뚱뚱했던 아저씨는 백팔배하는 심정으로 올랐으리라.
그런 길이 지금은 나무데크 계단이라 한결 쉽게 오른다.
절에 다녀오는 듯한 보살 두분에게 물어보니
지난 월요일 원통사 축대가 무너졌다고 하며..
그 아름다운 축대가...라며 아쉬워 한다.
무너진 축대를 보니 맘이 아프다.
대동문과 버금가는 멋진 석축이였는데..
조금 더 올라가면 나오는 반갑던 보문산장,
역시나 자리에 존재하지 않는다.
(보문산장 터)
산장 뒤 우람한 바위 사이로 올라가다
공터 나오기 전 다시 사면길로 들어가
보문능선으로 올라간다.
(보문 능선 삼거리)
보문능선으로 들어서니
늦은 시간인데도 간간히 사람들이 올라온다.
능선이 과격하지 않고 등로가 마사토라
부담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많이 다닌 길이다.
주말 숙취로 집에서 늦게까지 게으름을 피우다가
지나가는 하루 해가 안타까워 오르던..길..
도봉산 능선중 제일 많이 다닌 길을 내려간다.
(원통사)
( 마사토 길에 이제는 돌 패취가 자주 나온다.)
도봉산 입구 도봉산길엔 음식점 대신 옷가게 천지이다.
그나마 골목으로 접어드니 음식점 거리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소주 한병+소양 야채무침=7000원, 홀로 한잔에 딱 좋은 메뉴.)
메탄올 중독시 해독제는 에탄올이다.
에탄올 중독시에는?
어찔어찔 집에 와 유모차를 끌고 중량천변으로 나간다.
(하지, 또 드셔?)
(소양무침 포장,3900원)
2017.07.16 일요일.흐리고 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