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도 그릴 줄 모르고
읽을 줄도 모르던 녀석들이
이젠 제법 쓰고 읽기에 능숙합니다.
조금은 우울하고 걱정많고 산만했던 아이들이
밝아지고 낙천적이 되었습니다.
떠들고 장난치다가도
진지하게 공부에 임합니다.
2학년 시기.
아이들 안에서 동물적인 모습과
성인의 모습이 번갈아 보이는 시기입니다.
가끔은 교활하고,
때로는 어리석고,
욕심을 잔뜩부리다가고
한없이 착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입니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
우리는 우화와 성인 이야기를 배웁니다.
가장 첫 이야기는 북풍과 태양.
이번에 이솝우화 수업을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많이 고민했어요.
그런데 이 이야기가 제일 먼저이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전 이제껏 이 이야기가 다른 두 사람의 태도로만 읽혔는데,
이번엔 한 인간안의 두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순서와 차례,
그러니까 "때"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았답니다.
우화 수업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을 가지고
교훈을 주지 않는 것이에요.
혼나거나 교정받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동물성들을 무의식적으로 바라보는 것.
외부에서 주입되는 도덕이 아니라
자기 안의 동물적 모습을 살며
거기서 일어나는 모습을 바라보며
천천히 조금씩 깨닫고
그때 자신만의 도덕성, 양심들이 만들어져 나가겠지요.
가지각색의 북풍과 태양이에요.
모든 아이들의 작품입니다.
우리 아이의 글과 그림을 찾아보세요~
아이들의 글씨과 그림은
아이 그 자체를 잘 보여줍니다.
아이들의 발달과 성격이 잘 보이시나요? @@
땅에 내려오기 위해 정확히 뛰어내리고,
조용히 도움수업 수채화를 합니다.
바른 자세로 글을 쓰기위해
머리에 콩주머니를 올리고 쓰기도 하고~~
나들이도 가고...
학교에서 놀기도 하며
공부도 합니다.
이번 달에는 다른 발도르프 학교 선생님 3분이 일주일간 저희 반 수업을 참관하고 가시기도 했어요.
반듯하고 열심인 아이들 모습에 다들 💕
리듬활동으로 구구단의 기초가 되는
건너세기
5월이라 5단까지 하고 있답니다.
두번째 이야기는 까마귀와 여우~~
이번 달은 방학이 껴서 이야기 두 개밖에 못나가
좀 아쉬웠는데..
오히려 두번째 이야기에선
아이들이 글도 더 잘 쓰고, 이야기도 금방 외웠어요.
위 북풍과 태양은 3음보로 이야기를 구성했는데,
그것보다 이번 텍스트의 운율이
더 노래같았나봐요.
글자는 좀 많아져서 쓰는데 힘들었지만요.
글의 조형성과 음악성, 슈타이너가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답니다.
일단 보시면서 한번 따라 읽어 보세요~~
이번엔 아이들의 목소리, 한 번 들어볼까요?
이번엔 서로 다른 부분 읽기
이야기를 잘 읽어보면 누구의 잘못인지 명확하게 얘기할 수 없지요.
여우가 까마귀를 먼저 꾄 것이 잘못일까요?
단지 배고팠을 뿐인데...
까마귀가 멍청한 게 잘못일까요?
그냥 듣기 좋은 사탕발림 칭찬에 휙 넘어갔으니?
참... 또 그렇게 말하기도 어렵지요.
우리네 삶도 그런거 같아요.
여우는 여우대로
자신의 본능을 성실한 행위로 충족해야지
교활하게 머리를 이용해서 남들의 것을 빼앗아서는 안 되겠지요.
게다가 마지막에 그렇게 까마귀른 놀려서는 더욱 안 되겠지요.
까마귀도 감언이설에 넘어가지 말고
자신의 본분을 다 하는 것.
그것이 필요하겠지요.
뭐, 교실에서도 늘 일어나는 상황입니다.
아이들도 각자가 겪게되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부족하고 필요한 부분을 경험하고 찾아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번달도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아참, 이번 반모임에서는
1학년들이 개별적인 친목모임을 갖는데요.
우리 2학년만 모입니다.
그래서 혹 많이 오실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
너무너무 중요한,
(실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잠'에 관해 특강을 해 볼까 합니다.
반모임때 뵈어요~~~
아이들이 그린 5월의 꽃밭!
첫댓글 아이들의 각양각색의 그림들
표현들,
개성들이 마냥 즐거워 보입니다.
오월도 선생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야기를 들을때
아이들의 머릿속에서
어떤 표상들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주는,
애들 각.자.의 그림은
오묘하고 신비로워요.
도시락 싸시고 살림 챙기시면서도
아이들 부족함 없이 돌봐주신,
5월의 채아 어머니께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쑥쑥 크는 아이들도 놀랍지만
엄청 귀한 자료들을 꼼꼼히 올려주신 선생님 정성도 대단하셔요^^
잘 보고 배울게요~ 고맙습니다!
네, 후년에 도움이 조금이라도 될 수 있다면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