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둑 올림픽'으로 불리는 응씨배가 9번째 시즌을 개최한다. 사진은 4년 전의 8회 대회 결승 장면. 박정환 9단(오른쪽)이 탕웨이싱 9단에 2-3으로 분패, 2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제9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대회
한국 7명 등 30명 8일부터 인터넷 대국
이번에는 응씨배이다. 4년마다 개최되어 '바둑 올림픽'으로도 불리는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대회가 오는 8일부터 9번째 시즌에 돌입한다. 그에 앞서 7일에는 주최측이 일괄적으로 대진추첨을 한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모든 국제대회들이 온라인 대국으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응씨배도 연기를 거듭애 온 끝에 결국 온라인 방식을 채택했다. 도쿄 올림픽은 무산됐지만 '바둑 올림픽'은 강행한다.
서울 올림픽이 열린 1988년에 출범한 응씨배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국제대회 중에서 가장 오랜 전통과 가장 큰 상금을 자랑한다. 우승상금은 40만달러이다. 현재 환율로 4억7000만원쯤 된다.
30명이 우승 경쟁을 벌인다. 한국 7명, 중국 12명, 일본 6명, 대만 3명, 기타 2명이다. 한국은 전기 준우승자 박정환 9단이 대회시드를 받았고 신진서ㆍ신민준 9단이 랭킹시드로, 변상일ㆍ김지석 9단이 상비군시드로 출격한다. 여기에 이동훈 9단과 안성준 8단이 국내 선발전을 통과했다.
중국은 디펜딩 챔피언 탕웨이싱 9단을 비롯해 커제ㆍ양딩신ㆍ미위팅ㆍ구쯔하오 9단 등 9명의 메이저 우승 경력자가 포함된 최상위 랭커들이 대거 출전한다. 일본도 7대 타이틀 홀더인 이야마 유타 9단, 시바노 도라마루 9단, 이치리키 료 8단 등이 나선다.
전기 결승 진출자인 탕웨이싱ㆍ박정환은 16강에 직행하고 나머지 28명이 추첨으로 대진을 정한 후 단판승부로 16강 진출자를 가린다. 결승은 종전의 5번기에서 3번기로 단축됐다.
온라인 1차전에서는 8일에 28강전, 9일에 16강전, 11일에 8강전까지를 벌인다. 이어 올 연말에 준결승3번기를, 내년에 결승3번기를 치를 예정이다.
대국은 각자 3시간의 타임아웃제, 초읽기는 없다. 3시간 초과시에는 20분당 2집의 벌점을 받고 두 번까지 연장할 수 있다. 덤은 8집, 무승부시 흑승으로 결정한다. 또한 돌가리기에서 맞힌 쪽이 흑백 선택권을 갖는다.
응씨배는 '4천왕'으로 불린 조훈현-서봉수-유창혁-이창호 9단이 차례로 우승하며 한국바둑을 최정상에 올려 놓았던 대회이다. 6회 때엔 최철한 9단이 우승했다. 나머지 세 번의 우승자는 중국의 창하오 9단(5회), 판팅위 9단(7회), 탕웨이싱 9단(9회).
대만응창기바둑교육기금회와 상하이응창기바둑교육기금회가 주최ㆍ후원하는 응씨배의 상금은 우승 40만달러를 비롯해 준우승 10만달러, 4강패자 2만5000달러, 8강패자 1만5000달러, 16강패자 5000달러, 28강패자 1000달러이다.
▲ 응씨배는 대형 트로피로도 시선을 끈다. 1회 대회에 한국 기사로는 혼자 출전해 우승한 조훈현 9단이 응씨배를 만든 잉창치 선생(1997년 작고)으로부터 우승 트로피를 받고 있다. 시상식용 대형 트로피에는 역대 우승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으며, 개인 소장용 트로피는 별도 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