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짜기 기부천사 할머니
-임 종 호-
경남 함양군 안의면 깊은 산골짜기에서 홀로 염소를 키우는 79세의 정갑연 할머니가 한평생 꼬깃꼬깃 모은돈 1억원을 지역에 소재 하고있는 안의고교에 장학금으로 내 놓았다. 인재육성을 위해 쓰여 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이다.
할머니는 3평짜리 단칸방과 15평짜리 축사와 염소40마리가 재산의 전부다. 전화기도, 냉장고도, TV도 없다. 옷장도 없는 방 한편에 쌓아둔 작업복 서너벌이 가진 옷의 전부 이기도 하다. 끼니는 직접 재배한 채소와 산에서 캔 나물 반찬으로 이어 간다고 한다.
또한 할머니는 ‘죽을때까지 정부 지원 받지않고 살다 가는 것’이 마지막 소망 이라고 했으며, 죽기전 조금이라도 여유가 되면 어린 학생들을 위해 가진것 다 내놓고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는 기사가 보도 되었다.
정부의 무상 지원금에 기대어 살려고 기웃거리는 요즈음 세태를 부끄럽게 하고 있는 듯 하다. 이 놀라운 사랑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안의고 학생들과 선생님, 학부형들 마져 기부에 동참 하고 있어 진한 감동의 영향이 바이러스처럼 번저 나가는 것 같다.
기부에 대한 미담 사례가 심심찮게 보도 되고 있는 터 이지만 어느 경우보다 감동을 주는 사례로서 뭉클함이 느껴진다. 대다수의 기부자가 일상적인 삶을 영위 하기에 지장이 없는 형편임에 비해 산골짜기 염소할머니는 더할수 없을 정도로 곤궁한 삶을 이어 가고 있다.
더구나 건강이 따라주지 않을지도 모르고 생계를 이어나갈 능력을 상실 할수도 있는 팔순의 고령이며, 불편한 노구를 의탁할 살붙이도 없는 상황임에도, 한평생 눈물겹게 모은 재산을 몽땅 털어 장학금으로 쓰이도록 기부 한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한 헌신의 경지라 생각된다.
또한 생색을 내거나 은연중에라도 자신의 행위를 미화 하려는 기색도 보이지 않아 감동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곡절많은 한평생을 살아온 굴곡진 흔적이 한눈에 읽혀지는 할머니의 남루한 형색을 접하노라면 비애감마저 느껴진다.
늙을수록 돈이 얼마나 요긴하고 의지가 되는지는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노후를 맞이 하게되면 여유로움과 안락함을 추구 하는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1억만 있으면 노후 걱정없이 잘 지낼 수 있을 터인데, 스스로 고행의 길을 택하다니 진정 필부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경지가 있는 것인가~! 그것이 무었일까..?
나는 감동을 넘어 부끄러운 생각마저 들었다. 도저히 흉내라도 낼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을 것을 생각하면 훈훈함을 넘어 감동이 차오른다.
이 할머니는 비록 한글도 깨우치지 못한 문맹자에 불과 하지만 유식함과 윤택함을 누리며 뽑내는 어떤 계층이나 부류들 보다 존귀히 여김을 받아 마땅 하리라 생각된다. 이런 미담은 교과서에라도 실어 널리 알려 졌으면 좋겠다.
어쩌면 산골짜기 염소할머니는 보통 사람이 아니라 ‘기부천사’로 불러 드리는것이 좋을것 같다. 아무쪼록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길 기원하며 감동의 파장이 널리 퍼져 나가길 염원하는 바이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