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친구 구한 고교생의 `살신성인'
( 강원일보 사설 2007-1-31 기사 )
살신성인(殺身成仁)은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정의를 위해 목숨을 희생하는 것을 뜻한다. 목숨과 사람의 도리를 모두 지킬 수 없을 때 생명을 아끼느라 인의(仁義)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에 빠진 친구를 구한 후 숨진 故 이종현군은 살신성인, 그 자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의사자로 선정돼 그제 이군의 아버지에게 의사자 증서가 전달된 것은 당연하다.
생명이 위태로운 돌발사고에서 자신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것은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이군의 고귀한 희생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음을 말해 준다. 지난해 9월의 일이다. 당시 이군의 나이는 17세, 횡성고 2학년이었다. 저수지에서 친구 5명과 함께 낚시를 하다가 일행 중 한 명이 물에 빠지면서 위험한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이군은 어린 나이였지만 곤경에 빠진 친구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돌보지 않았다. 정말 그 어떤 향기보다 아름답고 가슴 찡한 이야기다. `나'와 `내 가족'의 안위만을 추구하는 각박한 세태를 일깨우는 `빛'이나 `소금'과도 같다.
살신성인은 결코 성인들에게만 요구되는 덕목이 아니다. 반드시 목숨을 바치는 것뿐 아니라 자신의 고통을 감수하며 이웃에 봉사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양보하여 남을 위하는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는 말이다. 이군은 남의 불행을 외면하지 말라는 귀중한 메시지를 남겼다. 이 희생정신과 용기를 이어가는 것이 죽은 자에 대한 살아남은 자의 최소한의 의무다.
고교생의 살신성인을 기리다
( 강원일보 인물면 2007-1-30 기사 )
-물에 빠진 친구 구하다 숨진 故 이종현군에 의사자 증서 수여
“고귀한 인간애를 실천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삶입니다”
지난해 동료들과 함께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던중 물에 빠진 동료를 구한후 숨져 의사자로 선정된 고 이종현(당시17세 횡성고2)군에 대한 의사자 증서 수여식이 29일 오전9시 군수실에서 열려 한규호군수가 이군의 아버지 이천식씨에게 증서를 전달했다.
이군은 지난해 9월23일 오후6시께 갑천면 구방리 한치저수지에서 친구 5명과 함께 낚시를 했다. 이날 물고기가 잘 잡히지 않자 일행 중 강재희군이 족대를 갖고 잡다가 수심이 깊은 곳으로 빠지면서 위험한 상황이 됐다.
이를 본 이군을 비롯한 5명의 동료들이 잇따라 뛰어들어 물에 빠진 동료를 서로 구했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동료들을 구하는데 혼신을 기울였던 이군은 힘이 빠지면서 자신은 결국 숨졌다.
이 내용이 알려지면서 당시 횡성군 주민복지과 담당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조사 노력으로 의사자로 추서, 보건복지부 의사상자 심의위원회 심사결과 의사자로 선정됐다.
이군은 의사상자 예우에 관한법률 제8조 규정에 의해 의사자 증서 및 보상금수령과 함께 이군의 부모는 의료보호 대상자로 평생 의료혜택을 받게됐으며 이군은 유족이 원할 경우 국립묘지 안장이 가능하게 됐다.
횡성=김대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