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도(狼島)
'모세의 기적' 사도와 한 짝을 이루는 섬
요약 : 낭도는 전라남도 여수시 화정면에 딸린 섬으로 면적 5.33km2, 해안선 길이 19.5km, 인구는 185가구 285명(2016년)이다.
여수 시내에서 남쪽으로 약 26.2km 떨어져 있다.
위치 | 전라남도 여수시 화정면 |
위도 | 북위 34°37′ |
경도 | 동경 127°34′ |
면적 | 5.33km2 |
해안선 길이 | 19.5km |
인구 | 185가구 285명(2016년) |
목차
1. 낭도 개요
2. 낭도 둘러보기
3. 낭도의 조그마한 마을, 규포
4.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낭도
5. 100년 전통의 낭도 막걸리
6. 낭도의 민속 당제
7. 50년 전의 카니발
낭도 개요
섬의 생김새가 여우를 닮았다고 하여 이리 낭(狼) 자를 써서 '낭도(狼島)'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낭도는 여수시 화정면에 딸린 섬으로, 면적 5.33km2, 해안선 길이 19.5km, 최고 산 높이는 상산 280.2m이다. 인구는 185가구 285명(2016년)이다. 여수 시내에서 남쪽으로 약 26.2km 떨어져 있다. 지명 유래를 보면 섬의 생김새가 여우를 닮았다고 하여 이리 낭(狼) 자를 써서 '낭도(狼島)'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낭도는 두 개의 마을로 나누어져 있다. 낭도의 모든 산이 수려하다고 하여 고을 여(麗)자와 뫼 산(山)자를 써서 '여산'이라 하였다는 내용이다. 주민들은 여우 모양보다는 아름다운 산이 있다는 여산마을로 불러지길 더 바란다. 그래서 낭도초등학교가 아니라 여산초등학교로 이름을 지었다.
낭도 둘러보기
1991년도에 국가어항으로 지정되어 방파제와 물양장, 호안 등을 새롭게 단장하였다. 어선은 별로 없는데 마을 앞에 항구를 만들면서 엄청나게 긴 방파제를 양쪽으로 만들었다. 태풍 때에는 배들이 안전하게 정박할 수 있겠지만, 마을 앞바다가 막혀 물의 흐름이 느리게 되었다.
배가 닿는 넓은 물양장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너무나 조용한 포구는 정적만 감돌고 있다. 경사진 선착장에 발을 내딛는다.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은 대합실 겸 쉼터인 정자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른쪽은 매립지로 길게 이어진 접안시설이 있다. 일단 포구 주위를 돌아본다. 사방이 탁 트인 '낭산정(狼山亭)'에 올라가 마을을 둘러본다. 원래 이곳은 바다에 서식하는 게와 같이 생겼다고 하여 '기섬'이라고 불리던 곳이다. 현재는 여객선 접안시설로 부잔교가 설치되어 있다.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형형색색 지붕을 이고 있는 마을 풍경이 지금까지 간 섬들과는 달리 조금은 여유롭게 보인다. 학교도 보이고, 교회도 보인다. 이미 두 번째라 낯선 풍경은 거의 없다. 화정면사무소 낭도출장소 쪽으로 가면 왼쪽으로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해안길이 있다. 그 입구에 낭도산등산안내도가 있다. 그 옆에 '화정면 낭도리 여산마을'이란 여산마을 유래비 겸 표지석이 있다. 안내문에 의하면 임진왜란 당시 성명 미상의 강릉 유씨가 처음 들어와 정착하였다고 한다. 섬에서 가장 큰 마을로 표지석에는 175세대에 307명이 산다고 되어 있으나 이것은 표지석을 세울 당시의 현황이다.
섬에서 가장 높은 곳에는 낭도산이 있다. 여산마을에서 규포 쪽으로 약 3km 지점에 있는 산으로 성산이라고 하는데 높이가 약 280.2m로 임진왜란 당시 봉화로 연락하던 곳이며 일제 때 측량하던 기점인 십자표시가 지금도 있다.
여산교회 뒤로 학교가 있는데 안일초등학교 여산분교다. 바다를 바라보는 곳의 제법 큰 운동장에 2층짜리 건물이 들어서 있다. 부속건물도 여러 개 있다. 학교라면 있어야 할 조형물도 빠지지 않는다. 현재 학생 수는 네 명이다. 4학년(여 1명)과 6학년(남1, 여2)으로 내년되면 3명이 졸업하게 되어 학생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게 된다.
낭도의 조그마한 마을, 규포
규포마을은 원래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마을모양이 도장처럼 생겼다고 하여 '도장개'로 불렸다. 그러다가 낭도리에서 분리되면서 도장방 규(閨)자와 물가 포(浦)자로 써서 규포리로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보기 드물게 낭도의 규포마을로 가는 길에 구절초가 예쁘게 피어 필자를 환영해 주었다. 규포 바로 앞의 섬 둔병도가 마침 해가 지는 일몰 시간이어서 마을 앞 바다가 둠벙 같은 호수의 모습으로, 한 폭의 그림 같은 장관을 연출하였다.
20년 전에 규포 여객선 뱃길이 끊기고 나자 동네 노인네들은 이고지면서 2.5km의 산길을 걸어 여산으로 가 다시 여객선을 타려고 다녔는데 지금은 도로가 생겨서 차들이 오간다.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낭도
2015년에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낭도는 2019년 준공 예정인 여수 화양~고흥 적금 연도교로 인해 향후 접근성이 향상될 것이다. 낭도는 공룡발자국, 봉화대, 당제 등 전통 문화가 잘 보존된 몇 안 되는 섬 중 하나다. 여수항에서 2번, 육지인 화정면 백야항에서 3번 등 하루 5번의 여객선이 운항되어 접근하기 좋다. 이 섬은 아름다운 풍광과 당산제와 전통문화, 낭도막걸리, 폐교, 해수욕장 등 주민들의 유대관계 등이 고려되어 '2015년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되었다.
이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은 문화와 경관 등이 뛰어났지만 섬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소외된 채 살았던 섬을 가꾸는 사업이다. 토목을 제외하고 역사와 자연과 문화, 섬의 인문자원을 바탕으로 섬들의 관광자원을 찾아 가고 싶은 섬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그동안 수많은 섬들은 토목사업과 난개발로 자연 훼손이 심각했다.
그러나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은, 주민들이 섬을 떠나지 않고 살고 싶은 섬과 청년들이 다시 돌아오는 섬을 만드는 일이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로 섬을 개발했지만 고흥과 여수를 연결하는 연륙, 연도 사업과 더불어 아주 바람직한 사업이지 싶다. 섬은 거의 노령화로 농어업 경기가 활력을 찾지 못하고 점점 더 침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가고 싶은 섬> 가꾸기에 동참하여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다 이 때문인 듯하다.
100년 전통의 낭도 막걸리
낭도의 막걸리는 '젖샘 막걸리'라고 하는데 젖샘이라는 명칭은 낭도 바위에서 솟아나는 물로 만들었다고 해서 붙여졌다. 어머니가 아이를 낳았는데 젖이 나오지 않으면 이 물을 마시면 다음날 젖이 나온다고 하여 젖샘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낭도 먹걸리는 이런 좋은 물로 만든다. 낭도 섬 전통의 막걸리 양조장은 100년이 넘었다고 한다. 교통이 불편한 작은 섬에 100년 역사를 가진 막걸리 양조장이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100년 전통의 낭도주조장이 실제로 규명이 된다면 한국막걸리 주조장 1호로 우리나라의 막걸리 역사가 다시 쓰여져야 하고 엄청난 역사적 자산이 될 수 있다.
경기도 고양시의 배다리막걸리는 1915년, 경북 영양군의 영양양조장과 경기 양평의 지평양조장은 1925년에 양조장 면허를 취득했다며 자신들이 경영하는 곳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막걸리양조장이라 주장하고 있다. 만약에 낭도양조장이 100년이 넘었다면 한국의 막걸리 역사에 양조장 1호의 영예를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낭도 주민들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낭도주조장의 역사는 약 90년 정도로 보인다. 모든 사람들이 고달픈 삶을 살아갈 때 막걸리 한 잔은 위안이 되기도 했다. 90년 역사의 낭도 막걸리주조장은 중요한 유산 중의 하나이다. 섬을 둘러보면서 그 명성을 익히 알고 찾아간 양조장은 구수한 술내음이 코를 자극하였다. 오래된 술독에 담겨진 누룩은 부글부글거리며 발효하고 있는 중이었다.
낭도의 민속 당제
낭도 여산마을 당산에는 아직도 당제를 지내는 당집이 남아있다. 낭도의 당제는 정월 보름 전날 저녁에 당집에 올라가서 음식을 준비해 제사를 드린 후 보름날 마을로 내려와 해변에서 농악을 올리며 용왕제를 드리고 막을 내린다. 대부분의 섬과 마을에서는 당제가 사라졌지만 낭도에서는 수백 년 전통이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져서 그 의미는 크다. 강재윤 시인은 "당제는 민간신앙이이기도 하지만 본질은 마을대동제다. 협소하게 종교적인 시각으로 봐야 할 이유가 없는 소중한 문화재인 것이다. 낭도당제가 다시 마을 전체 차원에서 치러졌으면 싶은 마음이 간절한 것은 그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50년 전의 카니발
50년 전 낭도의 세시풍습에 특이한 축제가 있었다. 전국의 수많은 섬을 다녀보았지만 이런 고유의 매력과 전통을 살린 행사는 처음이었다. 2015년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낭도에서 50년 전에 사라진 카니발을 재현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주민 100여 명은 낭도마을의 전통적인 연희였던 '남장여장, 여장남장 카니발'을 열면서 가고 싶은 섬의 의미를 더했다.
이곳의 축제는 특이하게 가장이나 가면을 쓰고서 행하는 형태다. 변장을 하고 가면을 쓰고서 행렬을 하면 잡귀들을 쫓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낭도가 이런 행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인구가 많고 농업과 어업이 어느 정도 규모가 있기에 물산이 풍부하여 그 경제적인 바탕에 둔 것이다. 내무부 도서지에 따르면 1973년도 낭도 인구는 295가구 1897명, 초등학교 448명, 중학교 139명일 정도로 많았다. 1960년대는 더 많은 인구가 살았을 것이다.
낭도의 카니발은 당제를 거창하게 지낸 다음, 정월 대보름에 달집태우기가 이어진다. 일반적인 달집태우기와는 다르게 낭도의 달집태우기에는 가장과 가면을 한 사람만 참여할 수 있었다. 여자들은 남장을 하고 남자들은 여장을 했다. 남자는 치마, 저고리를 입고, 여자는 남장을 하고 갓을 쓰고 나와서 달집을 태우고 농악을 울리면서 춤을 추며 온 마을이 축제를 즐겼다.
이 카니발에서 낭도 처녀, 총각들이 만나 짝을 찾고 애틋한 연정을 키워갔는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달이 훤한 밤의 카니발 축제는 해방구 역할을 했던 것이다. 평상시에 수줍어하던 처녀와 총각들도 이날은 역할을 바꾸어 가며 즐겁게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을 반겼을 것이다. 지금은 중단되어 말로만 전해 내려오지만 50년 전에 낭도에 전해 내려오는 카니발 풍습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낭도의 카니발을 오늘날에 다시 재현했으면 한다. 여수의 손죽도에서 오랫동안 중단된 화전놀이가 다시 매년 행해지고 있듯이 낭도의 카니발도 복원하여 매년 실시했으면 한다.
맑은 샘물로 만든 낭도의 명물 막걸리
한국일보 기사 입력일 : 2021.12.24.
김효진 기자
4대째 가업 잇는 100년 전통 낭도주조장·도가식당
365개의 섬이 있다는 전라남도 여수시. 이 중 낭도라는 곳이 있다. 섬 모양이 여우를 닮아 이리 낭(狼)자를 붙여 낭도로 부르게 된 섬이다. 낭도는 지난해 5월, 조화대교-둔병대교-낭도대교-적금대교-팔영대교가 정식 개통하고 77번 국도가 여수와 고흥을 잇게 되면서 섬 아닌 섬이 됐다. 예전에는 여수항에서 2시간 가까이 배를 타고 가야 했지만 이제는 차를 몰고 다리를 건너면 갈 수 있는 육지나 다름없는 곳이 된 것이다.
낭도는 주민들이 스스로 여산마을이라 칭할 정도로 아름다운 산이 있고 아이들이 놀기 좋은 고운 모래의 해수욕장이 있으며 공룡 발자국과 주상절리를 비롯해 섬 곳곳을 살피고 탐방할 수 있는 둘레길까지 갖춘 곳이다. 덕분에 배를 타고 가야 했던 시절에도 적잖은 이들이 찾던 섬이었으며 다리가 개통한 뒤론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낭도의 인기를 떠받치는 또 하나의 버팀목은 막걸리다. 섬 내 식당들은 물론 마을 부녀회가 포장마차까지 만들어 ‘낭도젖샘생막걸리’를 판매하며 목 타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아 끈다. 화산 지형이라 물이 귀한 낭도에는 일곱 개의 샘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산모의 마른 젖을 솟게 한다 하여 젖샘이라 불렸고 이 샘물로 만든 막걸리가 다름 아닌 낭도젖샘생막걸리다.
낭도젖샘생막걸리는 순수한 샘물로 만들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막걸리에 비해 누룩을 풍부하게 사용해 유독 구수한 향이 내며 담백하게 넘어가 칼칼한 뒷맛을 남긴다. 낭도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반드시 맛보고 사가야 하는 명물인데, 이를 만드는 곳은 낭도주조장이다.
낭도주조장의 역사는 100년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낭도주조장을 맡은 강창훈 대표는 얼추 100년 남짓으로 추정할 뿐 실제론 주조장의 역사가 그보다 더 오래됐을 거라 얘기한다. 이익 때문이라기보다는 사명감으로 주조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강 대표는 이제 아들과 함께 막걸리를 빚으며 4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강 대표가 주조장과 함께 운영하는 도가식당 또한 낭도의 명소다. 서대회무침, 도토리묵, 손두부. 해초비빕밥 등을 판매하는데 담백한 맛을 지닌 그의 막걸리와 함께 먹어도,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그냥 먹어도 그 맛이 일품이라 낭도를 대표하는 맛집으로 첫 손에 꼽힌다.
김효진 기자
여수시 낭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