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윤석열이 설날 명절을 며칠 앞둔 2025년 1월 26일 저녁에 내란 우두머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습니다.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2024년 12월 3일 뜬금없이 마른하늘에 날벼락같은 비상계엄령을 선포한지 54일 만이자 공수처에 구속된지 일주일만입니다. 검찰의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오늘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대통령 윤석열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역사상 현직 대통령이 구속기소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2017년 구속됐던 전 대통령 박근혜의 경우 헌재에서 탄핵결정이 난 뒤 구속기소된 것과는 매우 다른 것입니다. 그만큼 이번 비상계엄과 탄핵상황이 매우 엄중하고 박근혜의 국정문란과는 차원이 다른 엄청나게 중대한 범죄라는 것입니다.
구속기소된 대통령 윤석열은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과 포고령을 선포 발령하고 무장한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위법한 포고령에 근거해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와 선관위 직원을 영장 없이 체포 구금하려 했고 선관위 전산자료를 영장 없이 압수하려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또한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의원들의 비상계엄 해제요구안 의결을 저지하려 시도하고 국회를 무력화시킨 후 별도의 비상 입법기구를 창설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검찰을 보고 있습니다. 검찰을 이같은 행위들이 내란죄의 구성 요건인 국헌문란의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것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54일 즉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고 국회에서 탄핵되고, 그리고 체포되는 과정도 가슴을 조리게 하는 험한 여정이었습니다. 특히 대통령 윤석열이 용산관저에서 체포되는 과정도 매우 혼란스럽고 위태로웠습니다. 경호처 직원들은 체포를 적극적으로 방해했고 총기사용을 검토하는 등 매우 위험스런 상황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는 또 관저에서 체포된 후에도 묵비권으로 일관하고 공수처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불응했습니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난 19일 새벽 극우세력들이 법원청사입구를 부수고 난입해 난동을 부리는 유래가 없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구속한 공수처는 지난 23일 추가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검찰로 사건을 넘겼습니다. 이때 대다수 국민들은 왜 공수처에서 검찰로 사건을 넘기는 것이냐 또 무슨 꿍꿍이 속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매우 의심스런 시각을 보낸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검찰은 서울중앙지법에 대통령의 구속기간 연장 허가를 두 차례 신청했지만 모두 불허됐습니다. 이때도 법 집행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대다수 국민들은 이러다가 내란 우두머리가 풀려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했습니다. 극우집단은 대통령이 법원의 판단에 따라 곧 풀려나게 된다면서 흥분했습니다. 그것도 한번이 아니고 두번이나 구속기간 연장이 불허되자 일단 석방하고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일부 극우 유튜버들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 한국의 대통령이 원직에 복직하도록 압력을 넣은 것이고 잘 하면 풀려나 대통령에 복귀할 수 있다는 그야말로 가짜뉴스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어제 (2025년 1월 25일) 광화문일대에 운집한 민주시민 집회의 분위기는 매우 가라앉았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그동안 그렇게 고생하면서 정의롭고 법이 살아있는 세상을 만들자고 했는데 결국 부정적인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 아니냐는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오늘 오전 검찰총장이 느닷없이 전국의 고검장과 지검장을 소집해 긴급회의를 연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법원에서 구속 기간 연장 허가를 불허한 이유도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더욱 불안한 예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검찰에서 불구속 기소를 하든지 아예 기소를 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검찰이 그동안 행했던 기소절차를 밟으면 되는 것인데 굳이 고검장 지검장 긴급회의를 한다는 것은 일반인들이 예상하는 절차를 벗어나는 결정이 내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회의결과 검찰총장에게 결정을 위임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지면서 오늘도 집회를 이어가는 민주시민들은 상당한 걱정스런 상황속에 놓였습니다. 검찰총장이 자신을 임명한 윤석열에 대해 구속기소방침을 내리기가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우려가 집회전체에 가득차기도 했습니다.하지만 검찰은 결국 대통령 윤석열을 구속기소했습니다. 대검찰청은 오늘 저녁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입증에 필요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판단해 기소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정말 우여곡절끝에 일단 대통령 윤석열은 구속기소됐습니다. 앞으로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사필귀정이지만 그동안 54일의 여정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물론 앞으로 헌재에서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또 여러차례 피를 말리는 절차가 이뤄지겠지만 검찰이 밝힌데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입증에 필요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이기에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그야말로 헌법에 기초한 결정이 나올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또한 대통령 파면이후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고 그 대통령이 나라를 제대로 이끌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54일의 과정은 한국 역사뿐 아니라 전세계 역사속에 중요한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입니다.
2025년 1월 26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